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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뉴질랜드 락다운 6일 차, 집에 있는 동안 봄이 왔습니다.

by Joy_Tanyo_Kim 2021.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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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여보, 라면만 봐도 배부르다.'

'그치? 우린 락다운 한 달해도 먹고살듯'

'응, 그러게ㅋ 라면 진짜 많다'

 

집에 라면은 언제나 많지만, 락다운 기간 중 우리 집 라면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한국 라면이 한국보다 비싼 외국에서는 보통 한국 라면은 세일할 때만 구입하는 편입니다. 질릴 때마다 바꿔가며 하나씩 먹어보다 보니 여러 가지 라면이 많이 쌓여 있네요. 뭐, 그래도 외국에 들어오는 라면의 종류에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라면을 맛볼 수는 없습니다. 요즘 한국에는 정말 신기하고 다양한 라면이 많더라고요. 어쨌든 이런 시국에 걸맞게 한인마트에서는 라면 세일에 들어갔습니다. 

 

 

오늘로 락다운 6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주 수요일 새벽 12시부터 시작된 경보 4단계 락다운은 애초에 금요일까지였지만, 한번 더 연장이 되었고 연장된 것이 내일까지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오후 4시 뉴스를 통해 이번 주 금요일까지 한번 더 락다운을 연장한다는 발표가 났고 이렇게 저희의 집콕 생활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이 방에서 이 창문을 통해 하늘을 바라봅니다. 어제는 비가 그렇게 오더니... 오늘은 날씨가 참 맑네요. 집에 들어앉아 있는 사이 봄이 왔습니다. 추운 겨울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벌써 봄이 왔네요. 8월이 통으로 날아가는 중임을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마침 콩이 다 떨어져서 아침부터 원두를 볶았습니다. 한번 볶을 때 250g을 볶는데요. 보통 이 정도 원두 양으로 열흘 정도 먹는 것 같네요. 모닝커피를 마시니 온 몸에 세포들이 깨어나는 기분입니다. 생두를 락다운 중에 배송받았는데요. 락다운 중에도 택배가 다녀서 정말 다행이었죠. 택배도 쉬었으면 락다운 중에 커피가 똑 떨어졌을 겁니다. 

 

 

날씨가 추웠던 겨울에는 가든 쪽은 꼴도 보기 싫더니...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게 봄이 찾아오니 또 밖에 앉아 커피 한잔 하고 싶더라고요. 정말 겨울이 오고 이쪽으로는 거의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든에 남아 있던 딸기나 파, 부추, 레몬 등 야채는 죽든 말든 신경도 쓰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다짐을 했었죠.

 

'여보, 나 올해는 진짜 그냥 깻잎이랑 파만 키울래. 다 쓸데없는 것 같아. 여름에는 어차피 야채값도 싸고... 이거 한다고 허리랑 무릎만 더 아픈 거 같아. 이사 가면 흙이며 뭐며 다 버리고 가자.'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야채 심을 흙은 버리지 못하고 저렇게 모아뒀습니다. 몸이 힘들긴 하지만... 사실 심어서 쑥쑥 크는 야채 거두는 재미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절충선으로 올해는 꼭 대파와 깻잎만... 

 

 

거센 바람이 불던 날 부러진 나무의 모습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부러진 나뭇가지가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저보다 훨씬 큽니다. 제대로 된 톱이 없는 저희는 저걸 어떻게 작게 잘라서 버려야 하나 싶습니다. 

 

 

지난겨울 내내 신경도 쓰지 않았던 텃밭에서 참나물이 또 올라왔습니다. 아무리 춥다 해도 한국만큼 춥지는 않다 보니 뿌리가 얼어 죽지는 않습니다. 겨울이면 죽은 것 같다가도 봄이면 또 이렇게 올라옵니다. 미나리는 죽지는 않았지만 많이 약해졌길래 흙을 갈고 좁지만 조금 깊은 통으로 옮겼습니다. 넓은데 키우면 이리저리 잘 퍼진다고 하지만, 어차피 저희 두 사람 먹을 것이라 그리 많이 필요하지도 않거든요. 딱 저 통만큼만 가득 채워서 잘 자랐으면 좋겠네요. 

 

 

어이쿠, 레몬이 이렇게 풍성하게 열려 노랗게 익었을 줄은 몰랐네요. 정말 제가 무관심했나 봅니다. 지난가을에 봤을 때만 해도 노랗고 큰 레몬은 서너 개 달려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노랗고 큰 게 20개는 달린 것 같더라고요. 텃밭 한 켠에는 근대가 올라오고 있네요. 

 

 

지저분하게 이것저것 쌓여있던 이 공간을 깨끗하게 물청소하고 야외에 쌓여있던 의자도 먼지를 털고 물세척을 마친 뒤 말렸습니다. 낡고 삐그덕거리는 작은 티테이블도 물청소를 마쳤어요. 저기 앉아서 커피 마시면서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잔디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청소하다가 시간이 다 갔고요. 내일은 저기 앉아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셔 봐야겠어요. ^^ 

 

 

락다운이라 집에만 있으니까 식사는 더 잘 챙겨 먹어야죠. 시래기 된장국, 돼지껍데기 두루치기, 김치전, 달걀찜 만들어서 먹었어요. 

 

*냄비로 달걀찜 만들기

 

부들부들 부드러운 냄비 계란찜 만들기

냄비 계란찜 만들기 재료 : 달걀 4개, 물 40ml, 설탕 1/2 작은술, 소금 1/2 작은술, 다진 당근 2큰술, 다진 파 2큰술, 참기름, 참깨, 후추 조금 전자레인지로 쉽게 계란찜 만드는 요즘이지만, 가끔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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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껍데기 두루치기 만들기

 

매콤하고 쫀득한 돼지껍데기 두루치기 만들기

'삼시세끼 식단' 코너에서 앞서 적었던 돼지껍데기 두루치기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나눌까해요. 돼지껍데기는 저희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맛있는 식재료이지만 생각보다 집에서 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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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국, 콩나물 무침, 마약 계란장, 김치볶음, 구운 치킨텐더, 김 차려서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계란장이 아주 꿀맛이었어요. 밥도둑!

 

*단짠 매력의 계란장 만들기

 

계란장 만들기, 부담없는 식재료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일주일 반찬

계란장 만들기 재료 : 달걀 10개, 양파 1/2개, 대파 1대, 매운 홍고추 4개, 볶은 통깨 3큰술 간장물 재료 : 간장 200ml, 물 200ml, 설탕 100ml (2:2:1) 에밀리네 집에서 키우는 닭들이 열심히 알을 낳아준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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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저녁 시간에 저희는 치킨을 또 튀겼습니다. 이걸로 이번 주 들어 벌써 4번째 치킨을 튀겼습니다. 꿔바로우를 튀긴 것까지 합치면 총 6번 튀겼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 정도면 비공식 치킨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신랑과 플랫이 애용하는 치킨집이요. 신랑은 치킨의 끝을 본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고 플랫 동생은 '누나, 저 이제 후라이드 치킨 못 사 먹겠는데요?'라는 세상 듣기 좋은 이쁜 말을 골라서 하더라고요. 이런 멘트 날리면 어쩌겠어요. 계속 튀겨줘야죠. ^^ 일주일을 사용한 기름을 드디어 버렸습니다. 

 

 

신랑이 백신을 먼저 맞게 되었습니다. 저희 나이대는 다음 주부터 백신 예약이 가능하지만, 신랑은 필수 직업군 근로자로 분류되어서 백신 접종 우선권이 주어진 것입니다. 

 

 

신랑이 근무하는 마트 내부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영업 전 새벽시간이라 조용합니다. 

 

 

한국 라면 코너에는 라면이 가득합니다. 로컬 마트에도 한국 라면 많다면서 신랑이 사진을 찍어왔더라고요. 

 

 

그리고 손님들에게 화장실 휴지는 한 사람에 2 봉지까지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이런 안내문은 휴지 코너와 파스타, 빵 코너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코너에 보통 붙어있습니다. 

 

 

요즘 마트를 가려면 이렇게 줄을 서야 합니다. 서로 2미터의 간격을 유지해야 하고 마스크를 써야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서 직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사람씩만 줄을 설 수 있지만, 어린아이와 동행한 엄마나 아빠의 경우 예외입니다. 집에 아이를 혼자 두는 것은 불법이기에 사정상 데리고 나온 경우 입장이 가능합니다. 

 

 

락다운 전 카페에서 브레이크 타임에 먹었던 간식

락다운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카페 출근을 하지 않는 것 외에는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원래 집순이라 집에 콕 박혀 살았기 때문에 그다지 힘들 것도 없지요. 조금 걱정되었던 것이 있었다면 주급이었는데요. 일을 나가지 않으니 돈을 벌지 못한다는 생각에 생활비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올 것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작년 락다운 때 제가 일을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어떤 심사로 어떤 사람들이 받게 되는지 정확한 정보가 없었거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행히도 보조금이 지급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일할 때 벌던 금액과 거의 비슷한 금액이 지급되었어요. 출근을 못하는 동안은 계속 이렇게 보조금이 주급으로 지급된다고 합니다. 일단 이번 주까지는 락다운이라 보조금이 나오고 다음 주는 레벨이 어떻게 바뀔지 잘 모르겠습니다. 레벨 3을 건너뛰고 레벨 2로 바로 간다면 저는 출근을 하게 되고 레벨 3으로 간다면 여전히 출근을 못하게 됩니다. 오는 금요일에 확진자 상황에 따라 다시 발표를 한다고 하니 기다려봐야겠죠. 

 

현재 뉴질랜드는 107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태입니다. 지난 화요일 1명을 시작으로 오늘까지 107명이 나왔고 현재 14,000명 이상의 밀접 접촉이 확인되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델타 코로나에 노출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 전 국민이 락다운 가운데 있는데요. 강수를 둔 만큼 빠르게 코로나가 잡히고 지역 사회 또한 안정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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