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기25 델타 경보 2단계가 시작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일상 지난 수요일부터 경보 레벨이 2단계로 내려가면서 저는 다시 출근을 했습니다. 3주를 쉬다가 출근을 하니 뭔가 조금 어색하기도 했고 혹시나 실수를 할까 봐 조금 걱정도 했던 것 같네요. 하지만 몸이 잘 기억해서 일을 하는데 불편함은 전혀 없었습니다. 캐비닛이 완전히 텅텅 빈 상태라 평소보다 음식도 더 많이 만들었는데요. 레시피를 까먹은 게 있을까 봐 레시피 노트까지 챙겨갔지만, 볼 일이 없을 정도로 일이 익숙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곳 일이 더 많이 손에 익었던 것 같아요. 일하는 내내 오랜만에 보는 단골들과 반갑게 인사하기 바빴고 오늘이 출근 첫날인지, 백신은 맞았는지, 별일은 없는지 서로의 안부를 묻느라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갔던 것 같네요. 경보 2단계에는 카페에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2021. 9. 12. 뉴질랜드 락다운 12일 차, 올봄 첫 부추를 수확했어요. 뒷마당 텃밭에 부추가 벌써 이만큼 자랐더군요. 올봄 첫 수확한 부추입니다. 델타 변이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 12일 차, 집에 머무는 동안 추운 겨울은 지나가고 어느새 따뜻한 봄이 왔습니다. 봄을 알리는 꽃들이 너도나도 피기 시작해 온 동네를 아름답게 장식하는데 이 시기에 집 안에만 있으니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딱 이때 나들이를 가야 하는데 말이죠. 경보단계가 해제되면 주말에 잠깐이라도 신랑과 나들이를 다녀와야 할 것 같네요. 이 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말이죠. 봄비가 부슬부슬 내려 약간은 으슬했던 아침, 수제비 반죽을 했습니다. 반죽을 미리 해놓고 부추를 손질한 다음 물을 끓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다시마 듬뿍 넣고 큼직하게 썬 감자와 매콤한 타이고추도 넣었습니다. 다시마는 오래 끓이면 끈적한 진액이 .. 2021. 8. 29. 뉴질랜드 락다운 6일 차, 집에 있는 동안 봄이 왔습니다. '이야... 여보, 라면만 봐도 배부르다.' '그치? 우린 락다운 한 달해도 먹고살듯' '응, 그러게ㅋ 라면 진짜 많다' 집에 라면은 언제나 많지만, 락다운 기간 중 우리 집 라면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한국 라면이 한국보다 비싼 외국에서는 보통 한국 라면은 세일할 때만 구입하는 편입니다. 질릴 때마다 바꿔가며 하나씩 먹어보다 보니 여러 가지 라면이 많이 쌓여 있네요. 뭐, 그래도 외국에 들어오는 라면의 종류에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라면을 맛볼 수는 없습니다. 요즘 한국에는 정말 신기하고 다양한 라면이 많더라고요. 어쨌든 이런 시국에 걸맞게 한인마트에서는 라면 세일에 들어갔습니다. 오늘로 락다운 6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주 수요일 새벽 12시부터 시작된 경보 4단계 락다운.. 2021. 8. 23. 하늘이 푸르고 높아서, 바람이 시원해서 기분이 좋은 나는 아직 청춘인가 봅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밤 거래가 뜸해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인 카톡방에서 밤 거래가 아주 활발했습니다. 밤나무는 많지만, 밤을 먹지 않는 키위들 사이에서는 밤이 세상 쓸데없는 가을에 떨어지는 뾰족한 가시 달린 쓰레기 중의 쓰레기죠. 이런 것을 먹는 민족이 있다면... 치치에 몇 되지 않는 한국인과 중국인...?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다른 민족들 중에서 누군가 먹긴 하겠죠 ^^ 밤에 대한 열정이 그리 크진 않기 때문에 밤을 주우러 다니거나 밤 거래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친구 잘 둔 덕분에 밤을 꽤 많이 얻었답니다. 올 겨울 내내 먹고도 남을 듯한 엄청난 양의 밤을 받고 '이 참에 밤 빵이나 만들어 봐야겠다' 마음 먹었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었죠. 갑작스러운 맹장 수술로 그렇게 가을이 순식간에 지나갔.. 2021. 6. 30. 뉴질랜드 바리스타의 일상, 오늘도 수고했다. 여긴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낙엽은 이미 다 떨어졌고 이제 앙상한 가지만 남았네요. 한국처럼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도 아니지만, 남극이 코앞이라 그런지 바람이 얼음장 같습니다. 체감으로는 한국보다 더 추운 것 같아요. 아마도.. 집 안이 춥기 때문이겠죠? 여기 와서 살면서는 집 안에서 패딩 입고 사는 게 아주 일반적인 일상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한 겨울에 집 안에서 반팔 입고 생활하던 게 어색해졌죠. ^^;; 한국은 이미 30도가 넘는 날이 허다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대구에 있어서 더 걱정입니다. 올해는 얼마나 더울까, 작년보다 더 더워지면 어떡하나... 더운 여름이 다가올 때면 땀이 많아 눈꺼풀이 자꾸 짓무르는 엄마가 걱정됩니다. '엄마, 올해는 쌍꺼풀 수술하는게 어때? 미용.. 2021. 6. 9. 치치에 봄이 왔습니다. 치치에 봄이 왔습니다. 올해 유독 벚꽃이 빨리 피는 것 같아서 이상기온인가 싶기도 했지만, 작년 이맘때쯤 엄마와 언니, 조카들이 방문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때도 딱 지금쯤 벚꽃이 만개했던 것 같네요. 비가 몇 번 오더니 벚꽃은 어느새 다 떨어지고 이제는 초록잎이 무성해지고 있습니다. 분명히 봄인데, 갑자기 기온이 겨울만큼 떨어져 함박눈이 오기도 했고 요 며칠 뼈를 찌르는 듯한 얼음장 같은 바람에 겨울 옷을 다시 꺼내 입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그래도 알록달록 봄이 오기는 왔습니다. 날이 좋았던 어느 날, 집에 들어오자 마자 현관문 앞에 주저앉아 한참을 밖을 바라봤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너무 예뻐서, 살랑살랑 봄바람에 춤추는 벚꽃이 예뻐서, 캄캄한 실내에서 네모난 문을 통해 바라보는 환한 밖.. 2020. 10. 11. 이전 1 2 3 4 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