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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남섬 여행

즐거웠던 더니든 여행을 마무리하며

by Joy_Tanyo_Kim 2020.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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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더니든 여행 일정 중에서 2박 2일은 더니든을 가는 도중에 다 쓴 것 같고 정작 제대로 더니든을 본 시간은 고작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았답니다. 생각보다 저희가 보고 싶은 건 너무 많았고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었죠.

 

오전에 일찍 움직여서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한 '터널 비치'에 다녀오고 또 바쁘게 움직여서 더니든 시내를 둘러봤습니다. 저녁을 먹을 때쯤에는 치치에 도착을 했어야 했기에 마음이 약간은 바빴던 것 같아요. 

 

 

더니든 시내 거리 모습 

차를 타고 몇바퀴 휙휙 돌면서 아름다운 거리도 마음껏 보고 크라이스트처치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유럽식 건물들을 실컷 구경했지요. 치치에서는 진짜 이런 건물 느낌 몇 개 없는데.. 여긴 온 세상 건물이 온통 다 옛 건물이었어요. 너무나도 아름다운! 

 

 

더니든 기차역 

더니든 기차역 
1906년 문을 연 더니든 기차역은 앤잭(ANZAC)광장에 있다. 한때는 100여 대의 기차가 지나는 이용도 높은 역이었으나 더니든의 경제가 쇠퇴하면서 점차 이용자들이 줄었으며 현재는 메인사우스 노선이 운행되면서 유명한 '타이에리 계곡'으로 가는 기차여행(왕복 4시간)을 즐길 수 있다. 

더니든 기차역은 건축가 '조지 알렉산더 트룹'이 플랑드르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었으며 뉴질랜드에서 잘 알려진 유서 깊은 건물이다. 코콩가에서 가져온 어두운 색의 현무암과 밝은 색의 오아마루 석재를 사용하여 명암 대조가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생각보다 아담한 크기의 더니든 기차역은 굉장히 아름답고 정겨웠어요. 건물 앞으로 펼쳐진 알록달록 고운 색상의 가든도 정말 멋졌답니다. 

 

 

더니든 기차역 내부 모습 

기차역 내부의 1층 홀은 정말 작았습니다. 한국의 기차역만 생각하다가 이 곳에 오니 어찌나 아담하던지요. 이 곳이 영국의 기차역을 그렇게 닮았다고 하는데요. 해리포터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그런지, 영국의 기차역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100년 전 영국 패션으로 관광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 

어르신들이 전통 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으로 기차역에 계셨어요. 이 분들은 관광객들을 위해 웃어주시고 무료로 사진도 찍어주시고 계셨는데요. 저도 한 컷 함께 찍었답니다. 돈을 받지 않고 그저 재능기부 하시는 것처럼 보였어요. 할아버지 얼마나 멋진지 ㅜㅜ 킹스맨 떠오르고! 

 

 

더니든 기차역 
기차역 안에서 

더니든 표지판 아래서 사진도 찍어봤습니다. 여기가 딱 사진 찍어야할 포인트 같았어요. 이 곳에서는 타이에리 협곡으로 가는 기차와 해안을 따라가는 기차가 있는데요. 둘 다 여행코스로 이 곳에서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티켓은 당연히 인터넷으로도 발급이 가능합니다. 

 

 

타이에리 협곡 열차는 겨울에 타면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왕복 4시간이라 시간부족으로 저희는 발길을 돌렸습니다. 

 

 

기차역에서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철도를 따라 오래된 옛 기차를 전시해놓은 공간이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

2층에는 작가들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어요.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있었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도 있었죠. 대부분의 작품들은 판매를 하고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이 공간이 가장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연속되는 아치의 아름다움... 

 

 

뉴질랜드 국기가 펄럭이고 있습니다. 오전 내내 날씨는 좋았다, 흐렸다를 반복했어요. 다행히도 저희가 이동할 때는 비가 오고 본격적으로 구경을 할 때는 하늘이 맑았던 것 같네요. 

 

 

구경을 하다보니 밥때가 훌쩍 넘었더라고요. 음식점이 참 많았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도 문 연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시간은 2시를 넘어가고 있었는데, 뉴질랜드에서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잘 체크하셔야 합니다. 신호등을 건너면서 만난 백색의 교회는 참 신비롭습니다. 'First Church of Otago'라는 이름의 교회입니다. 

 

 

더니든 기차역에서 걸어서 10분, 차 타고 4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하버사이드 그릴'이라는 씨푸드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다행히 브레이크 타임이 없는 곳이었어요. 바로 앞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곧장 들어갔지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곧장 이렇게 길쭉한 바가 나왔어요. 직원의 안내를 받아 저희는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저희는 가장 안쪽 자리에 앉았어요. 출발하기 15분 전쯤에 전화를 했는데 순식간에 테이블 준비를 해두셨더라고요. 

 

 

저희가 앉은 자리에서 펼쳐지는 풍경입니다.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아주 멋진 광경이었어요. 이런 데서 식사를 하다니! 너무 좋았죠. 

 

 

직원이 완전 추천한 '뉴질랜드 씨푸드 그릴($65)', 제가 고른 '씨푸드 차우더($21)', 해산물 못 먹는 돌프가 주문한 '커스텀하우스 버거($22)' 이렇게 총 3개의 메뉴를 주문했어요. 씨푸드 그릴은 양이 많아서 성인 2명 ~ 3명까지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뷰였어요. 

 

 

  씨푸드 차우더  $21

홍합과 조갯살, 새우, 다양한 야채를 곱게 다져서 만든 씨푸드 차우더는 정말 부드럽고 고소했습니다. 물론 짭조름한 것은 당연한 사실! 갓 구워나온 부드럽고 바삭한 빵을 찍어 먹으면 이보다 맛난 게 세상없죠. 잘 못 만드는 곳은 비리기도 한데, 여긴 맛있었어요. 양도 많고~ 

 

 

커스텀하우스 버거  $22

메뉴판에 물고기가 아닌 것이 딱 하나가 있더라고요. 고민할 것도 없이 돌프는 육고기인 소고기 버거를 주문했습니다. 칩스도 아주 바삭하게 나왔어요. 씨푸드 전문점이라 그런지 햄버거는 그냥 보통 맛있는 햄버거 맛이었습니다. 

 

 

뉴질랜드 씨푸드 그릴  $65

진짜 대박은 이거였죠. 만약 돌프가 해산물을 좋아했었다면, 아마 저희 4명이서 이거 두 판을 주문했을겁니다. 오징어, 홍합, 새우, 생선구이, 가리비구이, 모시조개, 구운 빵까지... 정말 넉넉하고 푸짐한 양에 놀랐고 맛에 더 놀랐던 메뉴입니다. 직원이 강추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이런 해산물 한 상 받기 어려운 크라이스트처치 사람인 저는... 이거 먹으로 다시 더니든 가고 싶네요. ㅜㅜ 

 

 

다 주문해서 이렇게 차려두고 맛나게 먹었습니다. 호강했어요. 호강! 

 

 

여러분, 홍합에 암수가 다른 모양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흣 저는 처음 알았어요! 

앗, 뷰가 정말 좋았는데... 순식간에 비구름이 몰려와서 난리가 났네요. 하나도 안예뻐요... 이거 거의 10분 만에 이렇게 된 것 같은데.. 더니든 날씨 굉장히 변덕 심하다는 거 새삼 인정! 

 

 

세상에서 가장 높다는 언덕배기에도 갔습니다. 사실 여기를 걸어 올라가거나 차를 타고 올라가봤어야 하는데... 저 비를 뚫고 걸을 체력은 없고 차로 가자니 따라오시는 언니 오빠 오토바이가 미끄러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멀리서 보는 걸로 만족했답니다. 

 

 

그렇게 곧장 출발해 저녁 6시 30분 쯤 티마루에 도착했어요. 티마루에 동생이 일하는 일식 레스토랑에 잠시 들러 저녁을 먹었습니다. 

 

 

호호- 메인쉐프로 있는 동생이 서비스로 듬뿍 얹어준 튀김에 든든하게 저녁을 먹었답니다. 튀김우동 넘나 맛있어요. 식사를 재빠르게 마치고 치치로 달리고 달려 도착하니 밤 9시가 조금 넘었더라고요. 2박 3일이 많이 짧았던 아쉬운 그런 여행이었어요.

 

 

더니든은 아마 적어도 한 번 이상 더 가지 않을까 싶네요. 마운트쿡이나 테카포는 여기 사는 4년 동안 거의 20번 가까이 간 것 같은데요 ^^;;; 정작 처음 가본 더니든이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뭔가 새로 왔기 때문일까요?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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