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에라키 바위와 카티키 등대를 잘 구경하고 1시간 7분을 달려 저희는 더니든 홀리데이 파크에 도착했어요. 캠핑 사이트를 미리 예약했었고 곧장 오피스로 들어가서 체크인을 했지요. 텐트에 묶어두라고 받은 표식과 홀리데이 파크 지도, 화장실 비밀번호를 받았어요.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 화장실은 이 곳이 처음이었는데, 그만큼 정말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전 날 묵었던 오아마루의 홀리데이 파크는 잔디밭이라도 사이트 구분이 확실해서 예약한 자리에만 텐트를 칠 수 있었는데, 이 곳은 잔디구역이라면 어디든 텐트를 칠 수 있었어요. 어디에 치든, 얼마나 넓게 치든 아무 관계없는거죠. 마운트쿡 캠핑장과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었어요.
저희가 사용 중인 텐트는 톨피도에서 나온 에어텐트 '톨피도7'이에요. 견고한 에어폴대 3개가 하우스 형태로 텐트를 만들어주는데 마운트쿡의 강렬한 비바람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지요. 그리고 그 후 에어텐트에 대한 믿음은 더욱 커졌던 것 같아요.
저희가 맨 처음 마운트쿡으로 캠핑을 갔을 때는 다른 사람들의 일반 텐트를 빌려서 갔었는데, 정말 텐트 폴대가 얼굴을 때리더라고요. 바람에 접히고 접혀서... 결국 부러진 폴대도 생겨났고요. 지난 박싱데이에 정말 저렴하게 잘 산 제품이라 후회가 없습니다. 한국에 비해서 이 곳에서는 에어텐트가 많이 저렴한 것 같아요. 제품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무엇보다 치는게 너무 간편해요!
앞과 옆으로 시원하게 뚫린 공간이 많은데 이 곳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푸른 나무, 잔디의 모습이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이 텐트는 잠자는 공간인 이너텐트를 제외하고도 리빙룸의 공간이 참 넓어서 시원시원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테이블과 의자는 사실 밖에 설치해도 되지만, 조금 더 편안하고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저희는 안에서 옹기종기 놀았어요. 티도 마시고 밥도 먹고 간식도 먹고 수다도 떨었죠.
텐트 안을 모두 정리한 뒤 늦은 점심으로 먹은 떡볶이에요. 캠핑에 떡볶이를 준비한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다음에 캠핑 갈 때도 꼭 챙겨가야할 1순위 음식으로 지정되었어요. 진짜진짜 맛있고 캠핑 분위기와도 너무너무 잘 어울리더라고요.
아침으로 먹고 남았던 스팸, 간식으로 준비했었던 삶은 달걀 남은 것 몇 개 넣어서 함께 먹었답니다. 비상식량으로 준비해갔던 라면도 뜯어서 면만 넣어서 먹었는데요. 세상 맛있었어요.
더니든은 바닷가에 위치한 대도시에요. 그리고 저희가 머물렀던 홀리데이 파크는 해변가에 위치했죠. 사실 비치 싸인을 보고 사진 속 나무를 지나면 바로 바다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커다란 잔디공원을 걸어야하더라고요 ^^;; 약간의 배신감은 있었지만? 어쨌든 캠핑장에서 5분만 걸어가면 코 앞에 바다가 있다는거~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 깊은 곳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어요. 그나저나 뉴질랜드 바닷물은 역시 여름에도 얼음물! 너무너무 차가웠어요.
따뜻한 모래밭에 앉아서 바다를 보고 있으니 어느 순간 한 서퍼가 물로 뛰어들어가더라고요. 워낙 거세고 높은 파도인데 들어가길래 얼마나 잘 타는가 싶었는데, 생초보인지 몇 번 물살에 밀려나오더니 포기하더라고요^^;; 언젠가 한 번쯤 시도해보고싶은 챌린지~ 서핑!
사실 텐트 색이 붉은색이라 그게 좀 싫었어요. 처음부터 ^^;; 쏙 마음에 든 이 텐트에 색상의 선택지가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구입했지만, 색상의 선택지 있었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 색입니다. 시뻘건게 딱 촌스럽다는 생각이 컸었거든요.
뭐, 그래도 쳐놓으니 완전 존재감 확실해서 나름 괜찮은 것 같긴 한데요. 안에서 사진 찍으면 얼굴이 뻘겋게 나온다는게 함정~
11월에서 2월, 뉴질랜드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꽃나무, '포후투카와(Pohutukawa)'입니다. 아주 붉게 핀 모습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듯 보인다고 '크리스마스트리'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나무예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니 더욱 돋보이는 꽃이죠?
주방에 설거지 하러 가는 신랑의 모습!
중앙쉘터 내부에는 긴 복도가 있는데 양쪽에 있는 문을 통해 주방, TV룸, 화장실, 샤워실 등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에어매트와 배게는 정말 잘 준비한 것 같아요.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한기를 차단해주니 몸에 한기가 들어서 새벽에 깨는 일은 없었어요. 게다가 핫보틀까지 있으니 잠드는 순간부터 아침까지 따끈하게 보낼 수 있었죠. 핫보틀은 그저 고무로 만들어진 물주머니일 뿐인데 온기가 이렇게 오래간다는게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얼핏 김치찌개의 느낌도 나는 이 것은 김치제육볶음이에요. 국물이 넉넉해서 밥을 슥슥 비벼 먹었답니다. 오늘 신나게 돌아다닐거니까 든든하게 먹어야한다면서 아침을 저녁처럼 먹었답니다. 이제 마지막 날 아침이니 더니든 여행을 시작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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