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프와 함께 뉴질랜드에서 생활하며 종종 여행을 다니는 편이지만, 이번 여행은 조금 더 색다르고 설렘이 컸던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더니든(Dunedin)'이었습니다. 치치(크라이스트처치)에서 1번 국도를 따라 쭉 내려가기만 하면 더니든이 나오는데요.
"그 쪽엔 볼거 없어. 뉴질랜드 남섬의 메인 여행은 퀸스타운이지~"라는 사람들의 말에 더니든은 한 번도 여행지로 생각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곳에 몇 년 살면서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게 말할 뿐, 진짜 아름다운 곳은 해안을 따라 놓인 1번국도를 타고 달리는 여행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왼쪽 지도를 보시면 티마루를 기점으로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집니다. 저희는 늘 테카포와 마운트쿡, 퀸스타운으로만 여행을 갔었어요. 이번에는 1번 국도를 타고 쭉 내려가면서 바다도 구경하고 조금은 더 시골같은 느낌으로 가득한 해안마을도 만날 수 있었어요.
확실히 이쪽으로 내려가면서 느낀 것은 아시안이 진짜 없다는거에요. 물론 간혹 보이기도 했지만, 퀸스타운 코스에 비하면 정말 아시안은 없었죠. 반면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굉장히 많았고 유럽 사람들이 주를 이루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이번에는 숙소를 따로 잡지 않고 캠핑 사이트를 빌려서 캠핑여행을 했어요. 확실히 숙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었고요. 애초에 계획은 남섬 최남단의 큰 도시인 '인버카길'에서도 1박을 하고 그 아래에 있는 '블러프'에서 뉴질랜드의 황금으로 불리는 '블러프 굴(Bluff Oyster)'를 맛보고 싶었지만, 2박 3일 일정으로 도저히 힘들 것 같아서 애초에 포기하고 더니든까지만 갔습니다.
빨간색 화살표가 저희가 머물렀던 흔적을 나타내는 포인트에요. 오아마루에서 1박을 했고 더니든에서 두 번째 밤을 보냈죠. 노란색 화살표는 가고 싶었으나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지역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직접 가보니 생각보다 아름다운 장소와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더니든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돌아왔답니다. 시간이 없는게 정말 아쉬웠어요. 아마 다음에 방문할 때는 조금 무리해서라도 첫 날 더니든까지 내려오고 꼭 인버카길까지도 가보려고 합니다. 한 일주일은 휴가를 내야할 것 같아요 ^^
오아마루는 그렇지 작은 동네는 아니지만 조용한 분위기의 동네였어요. 블루펭귄 스팟이 있어서 관광객들이 바닷가로 많이 몰리고 있었는데 저희도 사실 이 동네에 머무르기로 한 이유가 블루펭귄이었어요. 오아마루의 바닷가에서는 길을 걷다가도 지나가는 펭귄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할만큼 블루펭귄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고 해요. 하지만 그 것도 운에 따라 다르죠. 만약 확실하게 펭귄을 만나고 싶다면 입장료를 지불하고 펭귄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답니다. 저희는 사실 그 돈 아까워서 운에 맡기기로 했어요.
저희는 두 팀이라 사이트 2개를 빌렸어요. 저희 텐트는 리빙룸이 있는 큰 텐트라서 사이트 하나를 다 사용했고 하이킹용 미니 텐트를 준비한 일행의 사이트에 주차를 함께 했답니다. 저희가 머문 사이트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구역이라 조금 더 저렴했어요. 이 곳에는 캠핑카를 세워도 되고 일반 차를 세워도 되고 저희처럼 텐트를 쳐도 됩니다. 종일 비가 와서 하늘이 시커멓네요.
모든 세팅을 다 끝내고 홀리데이 파크 바로 앞에 위치한 '스콧'에 방문했답니다. 이 곳에서 맛있는 피자와 웨지감자도 먹었어요. 밥이 아닌 간식으로 먹은 음식이라 가장 저렴한 피자를 구입했었는데, 더 좋은 메뉴를 고를걸 후회했답니다. 피자가 너무 맛있었거든요. 아마 더 값비싸고 들어간게 많은 피자는 더욱 맛이 좋았겠죠! 다음에 꼭~
아이들을 위한 색칠놀이가 보였어요. 뉴질랜드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방문할만한 레스토랑에 가면 보통 이런 놀이류가 꼭 있더라고요.
스콧의 내부 모습이에요. 와이탕이 데이를 기념하는 행사였을까요? 평소에는 없는 밴드 공연이 마침 있었어요. 맥주로도 유명한 이 곳의 명성답게 맥주 만드는 기계들이 굉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답니다. 밴드의 흥겨운 공연은 꽤 오랜 시간동안 지속되었어요. 너무 좋았습니다.
스콧으로 들어가는 입구 모습이에요. 이 곳에 지나가는 분 계시다면 꼭 들르시길 추천해요. 아, 테이블에 앉으면 테이블 비용 2불이 추가됩니다. 테이블 값치고 너무 저렴하죠?
저희는 저녁 시간 전에 방문했었는데 저녁 때가 가까워지자 바깥 테이블까지 꽉 차서 발 디딜 틈이 없었어요. 레스토랑 내부는 굉장히 넉넉했지만, 정말 사람들이 많았답니다.
바다 앞에 저희가 머문 홀리데이 파크, 그리고 그 옆에 놀이터 겸 공원, 그 뒤가 바로 스콧이었죠. 놀이터의 모양새도 치치에서 보던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왼쪽 사진에는 아주 오래전 처음 이 곳에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이주해올 때 쯤 사용했었던 레일이 보입니다.
펭귄으로 유명한 '오아마루'답게 펭귄 동상이 길가에 있었어요. 저도 펭귄 따라 찰칵~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저기 위에 가득하게 옹기종기 모여있는 검은색 동물들이 보이실거에요. 처음에는 펭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펭귄은 아니었고 모두 새였어요. 여기서 분명 펭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아쉬웠죠.
펭귄을 만나고 싶었지만 오늘은 날이 아닌가 싶었던 그 순간...! 펭귄 한 마리가 바다에서 막 올라왔어요. 흠뻑 젖은 모습으로 몸을 털면서 길가로 올라왔죠. 두 다리로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웠는지요.
블루 펭귄은 커녕 펭귄 자체를 실제로 처음 본 저는 마냥 신기할 수 밖에 없었죠. 정말 귀여웠어요. 다만 요놈이 왜 혼자 여기 올라와서 방황하고 있는지가 좀... 궁금하고 걱정스럽기도 했죠. 토끼처럼 작아서 두 손으로 번쩍 들어올려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엄청 컸었답니다. 히히, 그래도 눈으로만 봤지요. 야생동물이니까요.
펭귄과 인사하고 조금 더 위로 걸어가니 돈 주고 펭귄을 보는 곳이 나왔어요. 멀리서 살펴보니 펭귄들이 잠을 자러 올라오는 지역이더라고요. 이 곳에 관람석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방파제를 따라 등대로 걸어가는 길에 여기저기서 물개가 출몰했어요. 자고 있는 물개가 굉장히 많았는데 덩치가 워낙 커서 꽤 무서웠어요.
작은 등대 비슷한 것을 보러 왔더니 여기도 물개가 꿀잠 자고 있네요. 사진보다 너무 물개가 길에 많았고 밤 9시가 지나 이미 캄캄했기에 혹시나 물개가 날 잡아먹지는 않을까, 걱정 심각하게 했었답니다 ^^;; 신랑이 그러더군요. "니가 더 무서워~" 라고요...
이렇게 길에서 야생 펭귄과 야생 물개도 만나보고 제가 참 출세했습니다. 오아마루의 바닷가에서는 야생 물개와 펭귄이 워낙 자주 나와서 운전도 아주 살살해야한다고 해요. 길 곳곳에서 펭귄 조심 싸인이 붙어 있기도 합니다. 물개는 어느 시간대나 볼 수 있고 펭귄은 해가 뜰 때와 해가 질 때 볼 수 있다고 하니 오아마루에 가신다면 참고하세요.
카카오채널로 타뇨와 소통해요! ←클릭!
'뉴질랜드 > 남섬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질랜드 더니든에서 즐기는 캠핑여행, 먹고 즐기고 (10) | 2020.02.14 |
---|---|
거인의 구슬? 공룡알? 뉴질랜드 모에라키 바위를 만나다. (2) | 2020.02.14 |
비오는 날이라 더 분위기 좋고 멋졌던 마운트 쿡(Mount Cook) (0) | 2019.07.23 |
겨울에 만나는 뉴질랜드의 아름다움, 나랑 별 보러 가자 (1) | 2019.07.20 |
카와라우 번지점프와 밀포드사운드 투어 (0) | 2019.05.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