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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남섬 여행

비오는 날이라 더 분위기 좋고 멋졌던 마운트 쿡(Mount Cook)

by Joy_Tanyo_Kim 2019.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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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희는 마운트 쿡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10시 체크아웃이라 아침을 제대로 챙겨 먹을 시간은 없었어요. 별을 보느라 늦은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몸은 그리 피곤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가볍게 컵라면 하나씩 챙겨 먹고 서둘러서 짐을 챙겨 나왔지요. 나오는 길에 연어 농장에 잠시 들러 연어 구입을 부탁했던 지인들의 연어를 구입했어요.

 

오전 8시에 문을 여는 연어 농장이기에 이 시간이면 충분히 많은 양의 연어가 손질되어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당황스럽게도 전날 팔고 남은 연어 필렛 3개만 남아 있더군요. 구입하려는 양의 절반도 안 되는 양이었기에 직원에게 더 필요하다고 구입의사를 밝혔지만, 구입할 수 없었습니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말만 했는데 제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여하튼 타이밍이 좋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CopyrightⓒTANYO all reserved

 

 

트와이젤에 위치한 하이 컨트리 연어농장
트와이젤 마을 앞 들판의 아침

트와이젤을 떠나는 길에 풍경이 너무 근사해서 잠시 차를 세웠습니다. 이른 아침은 아니었지만 안개와 구름으로 가득했어요. 이 곳의 풍경은 정말 몽환적이고 근사해서 한참을 이 곳에서 분위기를 즐겼던 것 같네요.

 

 

요즘 이 곳은 겨울 치고는 날씨가 꽤 따뜻해요. 사실 한겨울이라 온 세상이 눈으로 가득할 것을 기대하고 갔는데, 날씨 탓인지 눈은커녕 비만 오더라고요. 작년 이 맘 때쯤에는 정말 온 세상이 눈으로 가득했는데 올해 그 절경을 못 봐서 참 아쉬웠어요. 

 

 

트와이젤 마을 앞 들판의 아침

색감 하나 입히지 않고 색감 하나 빼지도 않았는데 정말 영화 속 같은 장면이 연출되었어요. 친구들 모두 여기서 인생 사진 하나씩 건졌답니다. 저도 하나 건지고 싶었지만, 요즘 살이 워낙 쪄서 그런지 전~혀 그 느낌이 안나더라고요 ^^;; 

 

 

푸카키 호수의 은은한 물빛

비도 오고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떻게 그냥 돌아갈 수 있나요. 기대를 하고 처음 이 곳을 방문한 친구도 있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운트쿡으로 들어갔습니다. 푸카키 호수를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마운트 쿡이 나오는데요. 중간에 잠시 내려 푸카키를 구경했어요.

 

아주 여러 번 이 곳을 방문했지만 올 때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맑은 날에 만났던 맑은 물빛은 아니었지만, 푸른 호수에 하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은은하고 아름다운 색이었어요. 

 

 

거센 비를 맞으며 걷고 있는 신랑의 귀여운 뒷모습

비가 거세게 오기 시작했습니다. 후커밸리는 몇 달 전 두 번째 흔들 다리가 끊어지는 사고로 인해(인명 피해는 없었어요) 일시적으로 트랙이 닫힌 상태인데요. 비도 오고 트랙도 막혔지만, 그래도 첫 번째 흔들 다리 앞까지만이라도 가보자며 함께 움직였습니다. 

 

저희는 총 8명의 인원이 2대의 차로 여행을 했는데요. 저희 차에 탔던 4명만 걷고 다른 차에 탔던 친구들은 차에서 기다렸습니다. 비가 많이 왔으니 가고 싶은 사람만 다녀오기로 했었죠. 뭐, 어차피 트랙이 막혀서 아주 잠시만 걷고 돌아올 것이었기에 

 

 

모두 즐겁게 한 컷 

비를 맞아 옷은 젖고 발가락은 시리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였기에 더욱 즐거웠던 시간이었어요. 

 

 

첫 번째 흔들 다리가 보이는 전망대에서 찍은 설정샷

벤치가 흠뻑 젖어서 앉지는 못하고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네요. 사실 맑은 날이었다고 해도 벤치에 저렇게 올라가도 됩니다. 여기서는 신발 신고 의자에 올라가는 것이 실례가 아니거든요. 집에도 신발 신고 들어가는 곳이잖아요^^ 

 

 

마운트 쿡 산자락에 내려 앉은 하얀 눈

이 곳의 정식 명칭은 아오라키 마운트 쿡이에요. 통칭 마운트 쿡이라 불리고 있으며 해발 3,724m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한 때, 3,764m였으나 1991년 11월 14일 정상이 붕괴되어 10m가 낮아진 것이 지금의 높이라고 해요. 굉장히 높은 산이죠? 

 

 

뉴질랜드의 5불 화폐에 들어가 있는 에드먼드 힐러리 경의 모습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를 정복한 뉴질랜드 사람 '에드먼드 힐러리'경이 이 곳에서 등반 연습을 했었다고 합니다. 히말라야의 두 봉우리 중 하나의 이름이 바로 이 사람의 이름을 딴 '힐러리 봉우리(Hillary Peak)'입니다. 이 사람은 뉴질랜드의 $5 지폐에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첫 번째 빙하호수와 흔들 다리입니다. 끊어진 것은 두 번째 흔들 다리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첫 번째 다리부터 막았다고 하더군요. 몇 번을 가도 또 가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라 어서 트랙이 열리기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마 오는 여름에는 열리겠죠?

 

 

첫 번째 빙하호수는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거센 물줄기가 흐르는 곳입니다. 흔들 다리를 건널 때마다 드는 생각은 '대체 더 물은 다 어디서 오는 걸까? 어떻게 저렇게 거센 물살이 생겨나는 걸까?'입니다. 

 

 

고질병처럼 생겨난 무릎 통증이 잠깐 걸었다고 느껴지더군요. 결국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신랑과 친구들만 보냈습니다. 내가 전망대에서 사진 찍어줄 테니 다녀오라고 했지요. 누가 누군지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잘 나온 것 같아요. 

 

 

제 손에 쏙 올려서 찍어보기도 했습니다. 세 사람이 다시 올라오는 동안 저는 셀카 많이 찍었어요. 

 

 

친구가 찍어준 저희 부부의 뒷모습이에요. 이런 사진 누가 찍어준 적이 잘 없어서 거의 없었는데 너무 잘 나와서 마음에 쏙 들었어요. 연애하면서 함께 걸어온 시간이 3년, 결혼하고 함께 걸어온 시간이 만 3년, 벌써 우리 부부가 함께 걸어온 시간은 생각보다 꽤 깁니다. 이 시간들의 몇 배가 되는 시간들을 앞으로 함께 걸어갈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쿵쿵 뛰고 아주 설레는 것 같네요. 

 

 

후커 밸리 입구에 있는 공용 휴게실에서 다 함께 가벼운 점심을 먹었습니다. 전 날 밤에 준비했던 참치 삼각김밥과 에너지바, 사과, 바나나, 주스와 콜라를 꺼내서 함께 먹었어요. 김밥은 한 사람당 2~3개가 돌아갈 양으로 준비했는데 남김없이 다 먹었네요. 이런 날씨에 컵라면만 있었으면 아주 좋았을 텐데, 마침 뜨거운 물을 끓일 버너가 없었어요. 다음에는 잊지 않고 버너를 준비해야겠어요 ^^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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