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월 말이 되었네요. 지난 7월에는 장 보러 딱 2번 갔던 것 같아요. 일주일에 두 번, 세 번 갔었던 마트도 약간의 절전모드를 돌려보니 일주일에 한 번만 갈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는 적응이 된 건지 냉장고가 조금 빈 것이 마음이 편해요. 가끔 음식이 가득 찰 때면 혹시나 상해서 버리면 어쩌나 걱정만 늘어가거든요.
지난 7월 1일부터 뉴질랜드는 손잡이가 달린 모든 비닐 봉지는 완전히 금지가 되었어요. 작은 곳부터 큰 곳까지 마트나 상점, 음식점까지 모든 곳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요. 작년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광고를 했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장바구니 운동이 정점을 찍었었죠. 마트에 오는 사람들에게 장바구니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용품으로 자리 잡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한국도 아마 비슷하죠?
그리고 지난 주말, 맛있는 음식을 잔뜩 구매해서 저희는 오랜만에 테카포로 떠났어요. 이 곳에 와서 처음 사귀었던 친구 중 한 명이 오클랜드로 떠나게 되어서 송별여행으로 다녀왔는데요. 함께 새벽별도 보고 밤새 보드게임도 하고 멋진 설경도 보고 연어도 배부르게 먹었답니다.
안타깝게도 날씨가 좋지 못했습니다. 가는 길에 비가 오기도 했고 먹구름으로 하늘은 캄캄했지만, 그래도 설산이 보여서 좋았던 것 같아요.
신랑의 최애 파이로 불리는 삼겹살 사과 파이는 파이 장식으로 튀긴 돼지 껍데기가 붙어 있습니다. 바삭하게 튀겨진 껍데기는 과자처럼 맛있었어요. 하지만 달콤한 사과 맛이 나는 삼겹살 파이는 제 입맛에는 안 맞습니다 ^^;; 신랑과 저의 취향이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파이를 먹는 순간에는 정 반대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다른 친구가 먹은 치킨 머쉬룸 파이에는 장식으로 스펠링 C와 M이 표시되어 있었어요. 치킨과 머쉬룸의 약자로 여러 가지 파이를 주문했을 때 종류를 식별하기에 좋습니다. 치킨 머쉬룸은 맛있긴 한데 제 기준에서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치킨의 맛이 꼭... 한국의 삼계탕 맛이라는 겁니다. 닭죽 용으로 푹 삶은 닭고기를 넣어 만든 파이 느낌? (*참조링크 : 뉴질랜드 남섬의 파이 맛집, 페얼리 베이크하우스)
요 것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 곳의 파이 '스테이크 머쉬룸 파이'입니다. 사실 더 좋아하는 파이가 있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제 눈에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이 놈으로 정했습니다. 역시나 장식으로는 약자인 S와 M이 표시되어 있었어요. 완전 추천해요 ^^
페얼리에서 약 40분을 더 가면 테카포 호수가 펼쳐집니다. 날씨가 좋을 때면 고개를 넘어 테카포의 물빛이 드러나는 순간 모두가 탄성을 내질러야 하는 것인데, 날씨가 좋지 못해 물빛이 칙칙하니 아무도 탄성을 내지르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 테카포네.. ' 정도?
저기 멀리 멀리 하늘이 맑은 곳이 보입니다. 온전히 맑았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우나 만족해야 했지요. 바람이 많은 곳인데 이 날 따라 바람이 없었어요. 덕분에 테카포 호수가 꼭 미러 호수 같은 느낌이 나더라고요. 물에 하늘과 산이 비치니 참 예뻤어요.
테카포 호수의 선한목자교회는 오늘도 여전히 참 소박하고 정겹고 예쁩니다. (*참조링크 : 세상에서 가장 별이 잘 보이는 곳, 테카포와 선한목자교회)
요렇게 물 수제비도 한 번 떠보고
잔잔한 호수에 저희가 돌을 던졌더니 물결이 퍼져나갑니다.
오른쪽을 돌아보니 이런 모습이네요. 이 쪽에는 햇빛이 든 곳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지 전혀 다른 느낌을 보여줍니다.
흣 그러나 저는 이 쪽이 더 좋네요. 그래도 밝은 면이 좋습니다.
알록달록 루핀도 없고 하늘도 어두운 테카포였지만, 이 날만의 색다른 아름다움을 만났던 것 같네요.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희 부부는 테카포 방문이 벌써 10번은 넘었기에 여러 가지 모습을 모두 기억해서 괜찮았지만, 이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테카포를 방문하는 친구들에게는 약간.. 테카포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괜히 좀 그랬네요. (*참조링크 : 테카포에 루핀 꽃이 피었습니다)
트와이젤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뉴질랜드 남섬의 연어 맛집 '하이 컨트리 살몬 팜'에서 구입한 연어로 사시미를 떴습니다. 미리 준비해왔었던 소고기와 샐러드, 쌈야채와 김, 아보카도와 파프리카 등 모두 꺼내서 함께 먹으니 이만한 진수성찬이 따로 없네요. (*참조링크 : 뉴질랜드 남섬의 명물, 빙하수 연어농장)
뉴질랜드에서 참된 연어의 맛을 알게 되면서 점점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아가는 중인데요. 회 떠서 초밥에 올려도 맛있고 김밥에 넣어도 맛있고 고추냉이 간장에 그냥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가장 맛있는 것은 '조미김 + 고추냉이 간장 찍은 연어 + 파프리카 + 아보카도'의 조합입니다.
이렇게 먹으면 정말 먹어도 먹어도 끝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배운 적은 없지만 눈대중으로 대충 보고 들으며 뜨고 뜨니 이제 나름 먹을만한 게 연어를 손질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전문가가 보기엔 미흡하겠지만 ^^;; (*참조링크 : 연어가 통으로 들어간 연어김밥)
식사를 마치고 모두 함께 정리를 하고 나니 저녁 8시쯤 되었더라고요. 달이 지는 시간이 새벽 3시라서 그때 별을 보러 나가야 했기에 저희는 계획대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보드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집에 가지고 있던 보드게임을 한 박스를 가지고 갔었는데요. 종류별로 하나씩 하다 보니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가더라고요. 게임하면서 다들 소리를 얼마나 질렀던지 목소리도 다 갔답니다 ^^;;
보드게임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를 채우기 위해 간식으로 먹은 크리스피의 도넛입니다. 와, 진짜 얼마 만에 먹어보는 크리스피인가요. 한국에 갔을 때 못 먹고 왔던 게 굉장히 아쉬웠었는데 전 날 오클랜드에 다녀온 친구가 크리스피를 구입해왔더라고요. 뉴질랜드 남섬에서는 크리스피를 만날 수 없어요. 오클랜드 공항에 입점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죠.
북섬보다는 남섬이 더 보수적인 편인데 미국 문물에 거부감이 꽤 크다고 해요. 도미노 피자, 피자헛, 맥도날드, 버거킹 등 이 곳에 제대로 정착된 미국 브랜드들도 꽤 있지만 워낙 오랜 세월 동안 함께 했기에 미국 브랜드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냥 국민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 하지만 뒤늦게 들어오기 시작하는 미국 브랜드 들은 꽤 망해나갔던 것 같아요. 하나 예를 들면 던킨도너츠도 치치에서 망해나간 브랜드라고 들었어요. 와, 여하튼 진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 화려한 도넛 중에 가장 맛있는 것은 역시 기본!
새벽 3시가 되어서 저희는 푸카키 호수의 어느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별 사진을 찍었습니다. 달이 떠 있을 때는 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달이 뜨고 지는 시간을 미리 체크하고 방문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인데요. 아쉽게도 이 날 구름이 꽤 많았고 다음날 아침부터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던지라... 달은 졌는데 먹구름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사진 오른쪽에 밀려오는 먹구름 보이시나요? 은하수를 가리기 시작했는데 그 속도가 굉장히 빨랐습니다.
오른쪽에서 구름이 빠른 속도로 몰려오기 시작하자 저희는 사진 한 장을 찍을 때마다 왼쪽으로 각도를 조금씩 틀며 자리를 이동했어야 했어요. 이 사진이 그나마 먹구름이 덜 생겼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신랑이 아이들 한 명씩 모두 별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마지막으로 저희 모두를 찍어줬어요. 신랑도 함께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어쩔 수 없었죠. 마지막 단체 사진을 찍고 저희는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새벽 5시! 오전 10시에 체크아웃을 해야 해서 잘 시간이 얼마 없었어요. 너무 피곤하니까 잠도 잘 안 오고.. 덮친 격으로 6시쯤? 두꺼비집이 내려가서 다들 추운 가운데 오들오들 떨었답니다. 다음 날 이야기는 이어지는 포스팅으로 소개할게요. 힛, 다들 별 보러 테카포 한 번 오시는 거 어떠세요? 시기가 맞으면 제가 모시고 갈지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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