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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살아가는 우리 부부의 요즘 일상_ 뉴질랜드 직장인 라이프_ 이민생활

by Joy_Tanyo_Kim 2024.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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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로컬 회사 사무실 런치타임 분위기


벌써 11월 중순, 어느덧 연말이 되었다. 요즘은 카페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학기 중이라 공부에 시달리는 것도 아닌데, 생각보다 조용하지만 정신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뭐, 한국에서 살던 시절에 비하면 참 무료할 만큼 조용한 삶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 타뇨의 뉴질랜드 이야기, 유투브 영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얼마전 할로윈이 지나갔다. 남편이 다니는 회사는 영국인과 키위들로 구성된 구조 엔지니어링(Structural Engineering) 회사이다. 작은 규모의 회사이기에 좀 더 단합도 잘 되고 사무실의 분위기가 좋은 편이기도 하다. 그런 분위기에 직원들의 온 가족들도 이벤트가 있을 때는 함께 동참하는 편이고 나도 덩달아 동참한 지 오래되었다. 핼러윈이 최근 이벤트였다. 핼러윈 분장이나 드레스업을 하는 정도의 사무실 분위기는 아니지만, 간단한 스낵 정도는 준비한다. 
 
사무실 직원 중에는 글루텐 프리가 있다. 이런 경우 모든 밀가루는 아웃이다. 매번 무조건 글루텐 프리 베이킹만 준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대한 배려해서 글루텐 프리도 함께 준비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번 할로윈핼러윈 간식은 모두 100% 글루텐 프리로 준비했었다. 글루텐 프리 밀가루로 만든 르뱅쿠키와 초코칩 브라우니, 쌀가루로 만든 사브레이다. 핼러윈 느낌을 내려고 르뱅쿠키는 기괴한 파란색으로, 라이스페이퍼를 활용해 유령도 만들었었다. 
 

모닝티 시간에는 모두 함께 하이 테이블에서 티를 마신다.

모닝티 시간을 유쾌하게 보냈다는 남편과 동료들. 덕분에 베이커 와이프는 뿌듯했다. 사실 글루텐 프리 밀가루를 사용할 경우 맛이나 식감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최대한 일반적인 베이킹을 하고 싶다만, 애석하게도 글루텐 프리 직원이 약간은 중직자이다. 사무실에서 Only 아시안인 남편이 조금이라도 더 사랑받으며 일했으면 하는 사심이 잔뜩 들어간 간식 조공이었다. 
 
 


남편 회사에서는 일주일에 최소 1번 런치가 준비된다. 완벽한 키위 스타일의 런치인데 남편은 육식파 빵돌이라서 이런 메뉴들이 퍽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런치박스를 스킵할 수 있다는 게 내게는 굿뉴스였다. 
 
 

매 달 마지막 금요일은 'End of month drink' 라고 부르며 다들 맥주 한 병씩 마시며 좀 더 프리하게 근무하는 분위기다. 원래 근무시간은 오후 5시까지지만, 이날만큼은 오후 4시에 근무가 끝나고 이후에는 피자 파티가 이어진다. 마침 이날은 6년간 함께 근무했었던 직장 동료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날이었다. 그래서 몇 가지 이벤트가 있었다. 
 
 

첫 번째 이벤트는 바로 'Stubbies and shirts day'이다. 스터비는 1970년대에 뉴질랜드에서 유행했었던 반바지 문화인데, 현재 뉴질랜드에서는 직장인들의 사무실 출근 마지막 날 입는 문화로 자리 잡혔다고 한다. 퇴직을 하든, 이직을 하든 간에 서로가 느낄 수 있는 약간의 어색함을 풀어주고자 이런 문화를 만든 것이라고 한다. 평소 사무실 출근할 때는 그래도 적당히 포멀하게 입는 편이지만, 이 날 만큼은 반바지에 발목이 긴 양말과 운동화를 신어 최대한 캐주얼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퇴사자를 위해 서프라이즈 스터비를 준비했었다. 사실 우리 남편은 꽤 추웠다고 한다. 어쨌든 덕분에 분위기가 좋았단다. 
 
 


결국 이날 2차, 3차까지 모두 함께 달렸다고 한다. 사무실 직원들과 모두 함께 마지막으로 갔던 곳은 시티에 있는 브루어리 라이브 펍 'The Church'이다. 처치는 1875년에 세워졌던 교회였지만, 2011년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었고 이후 몇 년에 걸쳐 겨우 복구가 되어 현재는 치치에서 가장 사랑받는 라이브 펍이 되었다. 총 5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이곳은 수제 맥주도 맛이 좋지만, 무엇보다 공연이 정말 끝내준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 우리도 '흑백 요리사'를 굉장히 즐겁게 봤었다. 이후 이어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관련 요리 영상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우리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안성재의 '마늘라면'이다. 구운 마늘로 육수를 내 끓인 라면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였었는데, 재료가 간단해 우리도 만들어 먹었다. 마늘이 좋은 우리는 통마늘 3개를 넣어서 라면을 끓였었다.
 
일단 에어프라이어에 통마늘을 넣어서 30분간 구웠다. 물에 구운 마늘을 넣어서 끓이니 마늘이 쏙쏙 잘 빠졌었다. 집게로 마늘은 모두 으깨주고 입에 걸리지 않도록 마늘 껍질을 건지는데 꽤 심혈을 기울였었다. 집에 있는 라면을 사용하다 보니 신라면 건면이었고 개인 취향에 따라 파와 달걀도 추가했었다. 정말 맛있더라. 마늘을 저렇게 많이 넣었는데 하나도 맵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정말 반했었다. 다만, 구운 마늘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다 보니 라면 끓이는데 총 1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손이 많이 가서 자주 해 먹지는 못하겠지만, 맛은 정말 최고였다. 
 
 
 

요즘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고 있는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습이다. 헤글리 공원을 따라 딘스 애비뉴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겼다. 날이 너무 좋아서 남편과 함께 헤글리 산책을 갔던 날이다. 
 

북쪽 헤글리 공원을 걸었던 날, 헤글리 공원 근처에도 생각보다 골목 골목에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 사진 속에 보이는 강은 '에이번 강'이다. 에이번 강은 헤글리 공원을 감싸 흘러 뉴브라이튼 바다로 합류하는데, 이 강의 물줄기는 애초에 작은 시냇물로 시작되었다. 아일람과 와이마리, 와이라라파 총 3 물줄기가 모나베일에서 합류해 만들어진 것. 
 
 

도토리 나무 잎이 참 눈부시게 반짝거렸던 것 같다. 뉴질랜드의 공원에서는 어딜 가나 이렇게 넓게 펼쳐진 잔디밭을 만날 수 있지만, 헤글리 공원은 유독 아름답다. 뉴질랜드에서도 가든과 공원이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곳이 바로 '가든시티, 크라이스트처치'이다. 이런 별명이 붙은 데는 이유가 있다. 실제로 높은 곳에 올라가 이 도시를 바라보면 도시 자체가 가든처럼 보인다. 가끔은 숲 속에 집들이 지어진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죽은 소나무를 베어 치우는 것이 아니라 보존하는 방향을 선택했나보다. 쓰러진 나무에 공간을 만들어 벤치를 만들었다. 
 

반짝이는 물빛이 아름다운 '빅토리아 호수', 북쪽 헤글리 공원에 있는 큰 호수인데 이곳에서는 정말 많은 오리를 만날 수 있다. 볕이 좋은 날에는 물가 잔디밭에 둘러앉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참 많다. 
 
 

번사이드 지역에 살 때는 남편이 자전거를 타고 회사로 출근을 했었는데, 그때 매일 아침마다 지나던 곳이 바로 이 길이라고 한다. 헤글리 공원을 관통해 시티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인데, 이곳을 지날 때면 스치는 바람도 풀내음도 너무 좋았다고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된 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물가에서 고개를 파묻고 잠자는 오리들도 많다.
 

헤글리 공원 곳곳에 이런 테니스 코트가 있다. 
 

헤글리 공원을 포함한 많은 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무료 BBQ그릴이다. 전기 또는 가스로 연결된 이 그릴은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고 따로 예약없이 누구나 선착순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신 알아서 잘 청소하고 가는 것은 기본. 화력이 그리 센 편은 아니지만, 고기를 굽는데 부족함은 없었던 것 같다. 
 

빅토리아 호수에는 블랙스완, 흑조도 있었다. 구불구불 프릴 달린 드레스를 입은 듯한 모습이 꽤나 고상해보였다. 
 

토요일 아침, 남편과 함께 이렇게 산책을 하면 기분이 참 좋다. 이 순간을 위해 한 주를 열심히 산 듯한 기분. 
 

오후에는 남편과 함께 헌혈센터에 가서 플라즈마(혈장) 헌혈을 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일반적으로 헌혈도 예약을 해야만 한다. 한국에서는 예약 없이 언제든 헌혈하고 싶을 때 가서 헌혈을 했었는데, 여긴 피를 준다는데도 예약 아니면 받아주지 않는다. 
 

플라즈마 헌혈은 사진에서 보이듯 노란색 피를 뽑아간다. 먼저 피를 뽑은 다음, 기계를 통해 혈장을 분리하고 나머지 피는 다시 내 몸속으로 쏙 넣어주기 때문에 몸에 큰 부담이 없는 헌혈이다. 그래서 전혈 헌혈과 달리 2주에 한번 헌혈이 가능하다. 단점이 있다면 한번 헌혈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무려 1시간이라는 것. 피의 양은 보통 자신의 몸무게와 비례한다. 몸무게가 60kg이면 600ml 정도를 헌혈한다고 볼 수 있다. 
 
 

헌혈하는 동안 먹었던 간식이다. 일단 헌혈이 시작되면 보통 간호사들이 곧장 뭘 먹을지 물어본다. 일반적으로 치즈와 크래커, 달콤한 비스킷류, 티와 커피, 주스, 물 정도이다. 생각보다 여기 플랫화이트가 맛이 괜찮다. 
 
 

옆 공간에는 탕비실 겸 카페 공간이 있어서 이곳에서 스낵과 커피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헌혈한게 벌써 7번이 되었다. 예약 시스템이라 그리 빠르게 횟수를 채워가고 있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100회 클럽 회원이 되는 그 날까지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오늘의 이야기, 유투브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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