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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뉴질랜드의 가을이 지나간다.

by Joy_Tanyo_Kim 202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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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끝자락, 6월이 성큼 다가왔다. 뉴질랜드의 가을은 끝이 보이고 겨울이 인사한다. 체감으로 느끼는 계절은 꼭 벌써 겨울인 것 같아서 문득 아직 겨울이 오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때면 '아, 올 겨울이 얼마나 추우려고 이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뉴질랜드의 겨울은 6월부터 8월까지이다. 계절은 한국과 반대로 가는데 아직도 크리스마스가 여름인 게 어색하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봄, 12 - 2월은 여름, 3 - 5월은 가을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곳은 아니다.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한여름에도 한겨울의 추위를 느낄 수 있는 곳, 사계절의 변화가 하루 중에 일어나는 곳이 바로 뉴질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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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나무의 나뭇잎이 많이 떨어졌다. 밟을 때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참 좋다. 

 

낙엽도 모두 다르다. 서로 다른 모양, 다른 색감.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낙엽 치우는 동네 주민들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는 치치에서 가장 학군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또한 형성된 지 오래된 안전한 동네이기도 하다. 그래서 집들도 하나같이 옛날 스타일이고 가든은 엄청나게 넓은 편이다. 집 안팎에 나무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숲 속에 동네가 형성된 것인지, 동네에 숲이 만들어진 것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어쨌든 그 덕에 동네 주민들은 가을 내내 참 바쁘게 살아간다. 가로수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정리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집 앞 인도와 잔디에 떨어진 낙엽을 잘 쓸어서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도로변으로 모으면 주기적으로 청소차가 지나가면서 낙엽을 모두 수거한다. 하지만 매일 저만큼 쌓이는 낙엽과 씨름을 하다 보면 몸살 나기 십상이다. 

 

 

우체부가 지나가고 있다. 예전에 한국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우편을 배달하는 우체국 직원들은 종종 봤던 것 같은데, 여긴 하나같이 저런 소형 전기차를 타고 다닌다. 이곳은 우편함이 하나같이 길가에 위치해서 우체부들은 소형차에서 내리지 않고 우편물만 쏙쏙 넣으면서 지나갈 수 있다. 

 

햇빛 좋은 곳에서 마지막까지 잘 자라준 대파를 수확했다. 이제 겨울에는 파도 사먹어야겠지. 

 

뒷마당에 있는 피조아 나무

뉴질랜드의 가을은 골드키위의 가격이 내려가는 시기이며 '피조아'라는 과일이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피조아는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 접한 과일인데 새콤 달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호불호 또한 굉장히 강한 과일이다. 샴푸향, 바디워시향 같은 향이 나는데 뭔가 먹는 음식에서 나면 안될 것 같은 향이 난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불호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게 맛있는 향, 맛있는 맛으로 느껴지더라. 과일계의 고수라고 볼 수 있겠다. 

 

우리집 뒷마당에는 피조아 나무가 굉장히 큰게 있다. 피조아는 나무에서 따기보다는 흔들어서 바닥에 떨어진 것을 수확한다고 한다. 

 

피조아를 반으로 자른 모습이다. 사진처럼 숟가락으로 속을 파먹으면 되는데 처음에 그리도 싫었던 피조아가 참 맛있는 요즘이다. 

 

간만에 날씨가 좋다. 날이 좋은 날에는 주방에 햇살이 너무 좋은데 마침 그 자리가 밥솥이 있는 곳이었다. 콘센트 위치상 밥솥의 자리를 옮길 수는 없어서 남는 린넨으로 작은 커텐을 만들었다. 소형 주방 가전들이 자리할 곳은 저기 뿐인데, 햇빛에 타격을 입을 것 같아서 모두 린넨을 덮어서 보관하고 있다. 

 

푸카키 호수의 벤치
푸카키 호수와 신랑

주말에 잠시 나들이를 다녀왔다. 마운트 쿡이 보이는 푸카키 호수. 구름 덕에 봉우리가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참 예뻤다. 

 

한적한 테카포 호수
테카포 호수

테카포 호수 어느 벤치에 앉아 신랑과 점심을 먹었다. 푸카키 호수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테카포에 들렀는데 노을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왕복 6시간, 주말에 당일치기로 가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운 거리였지만, 오랜만에 아름다운 만년설과 호수를 보고 오니 마음이 참 시원하고 좋았다. 

 

커피 사러 슈퍼마켓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BTS, 괜히 뿌듯했다.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보틀 레이크 공원에 가서 점심을 먹기도 했다. 별건 아니고 김밥이랑 샌드위치를 준비했는데, 이게 또 자연 속에서 먹으니 더 맛있더라. 나가길 참 잘했지. 

 

뉴질랜드에 오기 전에 시작했던 작은 요리 채널이 있다. 뉴질랜드에 오면서 먹고 살기 바빠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는데, 올해 들어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신랑 졸업과 동시에 취직도 잘 되었고 내 마음에도 조금 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어서 기쁘기도 하고 어떻게 키워갈지 고민도 된다. 신랑이 그러더라. '나중에 우리 애가 봤을 때 자랑스러운 엄마, 멋있는 엄마로 보일만한 영상채널이면 되지 않을까?' 아직 애는 없지만... 신랑 말에 동의하며 즐겁게 만들고 있다. 언젠가 다시 봤을 때... '아, 우리가 저렇게 살았었네. 당신도 나도 저런 때가 있었구나. 그때 참 좋았지' 라는 마음이 들만한 그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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