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 있는 작은 레몬 나무에 레몬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이게 또 탐스러운 레몬을 보는 맛도 있어서 딱 필요할 때만 따고 웬만하면 열린 채로 그냥 두는 편인데요. 따지 않고 두어도 바닥에 떨어지거나 상하지 않고 아주 오래가더라고요. 저희는 레몬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라서 사실 처음에는 레몬을 손도 대지 않았는데요. 1년 넘게 따지 않고 그냥 뒀더니 나중에는 레몬에 당도가 차고 넘쳐서 달더라고요.
우와, 레몬이 이렇게 달아? 껍질도 손으로 슥슥 까지네?
한국에서는 레몬이 온통 수입이니 덜 익은 단단한 것들이 많았는데요. 집집마다 마당에 레몬나무가 흔하게 있는 뉴질랜드에서는 말랑하고 달콤한 레몬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뉴질랜드의 겨울은 한국처럼 춥지는 않기 때문에 사시사철 레몬나무가 잘 살아 있습니다. 겨울에도 레몬이 열려있고요.
저희 집 정원에 있는 레몬나무는 제 키보다 약간 작습니다. 어떤 집에 가보면 레몬나무가 제 키의 2배는 넘어서 꼭대기에 위에 달린 레몬을 따려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요. 언젠가 제 집이 생기는 날이 온다면 그런 레몬나무를 꼭 키워보고 싶네요.
오늘은 레몬청을 담았습니다. 한국에서 카페를 운영할 때 레몬청을 많이 팔았었는데요. 그때 팔던 레몬청의 인기가 좋아서 전국으로 택배를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주문이 너무 많아서 레몬을 하루에 1박스씩 까곤 했었는데요. 대량으로 만들며 고생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까마득한 과거가 되었네요.
큰 놈으로 골라서 7개를 땄습니다. 색이 아주 진한 노란색이죠. 거의 개나리 색입니다.
겉껍질과 속껍질까지 깨끗하게 제거하고 심지와 씨앗까지 모두 제거한 다음 믹서기로 갈아서 준비했습니다. 제가 만드는 레몬청은 레몬 껍질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과육으로만 가득 채워서 만드는 버릴 것이 없는 레몬청입니다. 설탕은 레몬과 1:1로 계량하면 됩니다. 집에서 조금 더 건강하게 먹고 싶다면 비정제 설탕이나 사탕수수 빠넬라, 꿀 등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만약 너무 단 맛이 싫다면 레몬 1.5 : 설탕 0.5로 맞춰도 맛이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덜 달고 새콤한 것이 좋아서 제가 먹을 레몬청을 만들 때는 후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레몬청은 노란색이 기본이지만, 저는 붉은빛을 내기 위해 히비스커스 티백을 넉넉하게 넣었습니다. 히비스커스를 넣어주면 색도 예쁘지만 히비스커스의 새콤한 맛이 더해져 더 새콤한 레몬청을 만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목감기에 걸린 지인에게 선물할 용도로 레몬청을 만들었기에 상황에 맞게 생강을 편으로 썰어 조금 넣었습니다. 많이 넣으면 아릴 수도 있지만, 살짝 넣어주면 향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이건 선택이에요.
모두 한 곳에 넣어준 다음 약불로 끓여줍니다. 끓지 않을 때까지만 열을 가하고 끓기 직전에 불을 꺼서 마무리해주세요. 끓어오르면 거품이 많이 생겨서 덜 예쁠 수 있습니다. 히비스커스에서 우러나온 붉은빛이 참 곱지요? 티백 작업을 해서 넣었기 때문에 식으면 건져내기도 편합니다. 뜨거운 불로 마무리한 레몬청은 쉽게 상하지 않아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탕이 녹기를 며칠간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바로 먹을 수 있죠. 이렇게 만든 레몬청으로 뜨거운 레몬차를 만들어도 맛있고 더울 때는 시원한 레모네이드로 마셔도 맛이 좋습니다.
한국은 가을 바람이 불어서 선선한 요즘인데요. 따뜻한 레몬차 한 잔 드시면서 저녁 시간을 마무리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는 한 여름에도 밤은 굉장히 쌀쌀해서 레몬청은 계절에 관계없이 늘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으슬으슬한 날에 감기 쫓는 데는 이만한 게 없으니까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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