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타뇨의 주방/오늘 밥상

바쁘게 지나가는 한 주, 맛있는 일상의 밥상

by Joy_Tanyo_Kim 2021. 7. 21.
반응형

처음으로 만들어 본 레터링 케이크, 제대로 망작

친한 동생 생일에 초대를 받게 되었어요. 조금 갑작스러운 초대라 뭘 준비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생일 케이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케이크에 대한 정보를 찾고자 검색을 해보니 요즘 한국에서는 레터링 케이크가 그렇게 대세라고 하더군요. 집에 식용 색소도 있겠다, 케이크 시트와 크림치즈 정도만 구입하면 될 것 같아서 마트에 들러 필요한 것들을 구입했습니다. 

 

 

3년 전에 충동구매 후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았던 짤주머니와 팁 / 식용색소 / 크림치즈와 버터

모든 재료는 다 준비되었는데 집이 너무 추웠습니다. 실온에서 2시간 정도 보관한 버터가 말랑해져야하는데 여전히 아주 단단했죠. 마침 굉장히 추운 오늘이다 싶었는데, 온도를 체크해보니 실내온도가 5도였습니다. 밖이 1도로 떨어질 정도로 추운 날씨라 집 안이 5 도인 게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데... 이 온도에 버터가 실온에서 말랑해질 리가 없었죠. 하지만 급하게 준비한 만큼 시간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냥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흐흐... 난생 처음 만들어본 레터링 케이크는 역시나 망했습니다. 일단 크림 맛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너무 달지도 않고 크림치즈 맛은 정말 진해서 딱 좋았어요. 하지만 예상대로 크림에는 작은 버터 알갱이가 생겼고요. 그래서 매끄러운 느낌의 표면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평소에 케이크를 만들지도 않을뿐더러 관심도 없던 제게 케이크 회전판이나 스패츌러가 있을 리도 없었죠. 작은 버터나이프에 의지해 열심히 크림을 발랐습니다. 그래도 정성이 들어갔으니 받는 사람의 마음은 기쁠 것이라 믿으며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손만 나왔지만, 케익을 받은 동생의 모습

케이크 위에 HAPPY BIRTH DAY를 적는 것도 왜이리 손이 떨리던지요. 덜덜덜 떨면서 크림을 짜는데 알갱이진 버터가 팁의 입구를 종종 막기도 했고 그러다 한 번에 터져 나온 크림 덕에 HAPPY의 A가 뚱뚱하게 적혔습니다. 엉망이었죠. '근데... 그래도 받는 사람 이름이 있어야하는거 아냐?'라는 신랑의 말에 접시 아래쪽에 이름도 적었습니다. 케이크 판도 구하지 못해서 결국 접시에 저렇게 케이크를 올렸죠. ^^;; 한국에서는 케이크 판이나 포장 박스 이런 거 구하기 참 쉬웠는데, 뉴질랜드에서는 이런 거 구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습니다. 어쨌든 열심히 만들었고 동생이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서 제가 직접 들고 갔습니다. 덮개도 없었기에 그냥 갔답니다. '여보, 급브레이크 안돼~ 사고 조심~' 

 

모두 함께 식사한 후 케익을 잘라서 나눠먹었습니다. 맛있었어요. 샵에서 구입한 케이크와 비교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직접 만들어서 선물하니 받는 사람도 좋아했고 만든 저도 마음이 더 기뻤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더 예쁘게 제대로 만들어봐야겠어요. 생각보다 재밌네요. 레터링 케이크 만들기에 필요한 재료들을 한국에서 주문을 해야겠습니다. 힛 

 

 

신랑이 방학한 요즘 저희 집은 생각보다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4개월 학교다니면서 매일 출근도 해야 했기에 신랑이 정말 바빴어요. 그래서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요. 그나마 학교에 가지 않고 있는 방학 기간에 그간 만나지 못했던 꼭 만나야 하는 몇몇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첫 번째로 초대했던 가까운 동생과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부대찌개 

재료 : 베이크드빈 130g, 할루미 치즈 150g, 스팸 200g, 떡 1줌, 치즈 소시지 3개, 슬라이스 햄 10장, 만두 10개, 돼지고기 민스 1 국자, 자른 김치 1 국자, 양파 1개, 대파 2대, 체다치즈 2줌, 면사리 1개, 사골육수 

 

스팸과 슬라이스햄은 끓는 물에 한번 데쳐서 사용했고 간은 따로 맞출 필요가 없었습니다. 치즈와 만두, 햄과 소시지에서 나온 짭조름한 맛이 이미 간을 잘 맞춰주고 있었어요. 마침 운 좋게 간이 딱 좋았던 것 같아요. 만약에 간이 부족하다면 취향에 따라 소금과 후추를 더해주세요. 부대찌개 하나만 준비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돼지 삼겹살 2덩이 수육으로 준비해서 김치와 함께 곁들였습니다. 

 

 

멀리 퀸스타운까지 일하러 가셨던 가까운 지인이 다시 치치로 복귀하는 길에 푸카키 연어를 사다 주셨어요. 어쩌다 급 연어파티를 했던 날입니다. 확실히 아카로와에서 잡히는 연어보다 푸카키 쪽에서 온 연어가 더 맛이 좋습니다. 빙하가 녹은 차가운 물에서 자란 연어들은 식감이 더 쫄깃하고 맛이 좋아요.

 

비린맛에 해산물을 잘 먹지 못하는 신랑을 위해 마요네즈로 홀스래디쉬 소스를 조금 만들었어요. 케이퍼는 없지만 집에 있는 양파를 얇게 썰어서 곁들이니 충분히 맛이 좋더라고요. 저는 그래도 고추냉이 간장 파라서 각자 좋아하는 소스에 찍어서 먹었습니다. 연어는 곁들일 뿐 메인은 라면입니다. 

 

 

둘이 먹어도 참 잘 차려서 먹습니다. 게다가 이건 일요일 아침에 먹은 밥상이라는 사실~ 아침부터 아주 제대로 푸짐하게 한상 차려서 먹었네요. 신랑이 좋아하는 모둠 야채전이 특별 메뉴로 나왔고요. 무청무침, 무생채, 강된장, 깻잎 장아찌, 진미채, 가지볶음, 취나물 무침, 김치찌개, 오믈렛까지 잔뜩 준비했습니다. 

 

 

요즘 저는 오믈렛에 푹 빠졌습니다. 카페에서 오믈렛을 판매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달걀말이를 해먹으면 해 먹었지, 오믈렛은 잘 먹지 않았는데요.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자꾸 보다 보니 저도 호기심에 만들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한데 먹다 보니 참 맛이 좋더라고요. 게다가 카페에서 팔던 것처럼 갖은 재료를 넣어서 토마토 랠리쉬까지 곁들이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카페에서는 토마토, 베이컨, 치즈, 버섯, 시금치 중에서 3가지 토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선택이 필요 없죠. 그냥 다 넣습니다. 정말 맛있어요.

 

 

다음날 장보러 동네 마트에 갔다가 세일하는 패캄(Packham Pears)을 발견했습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배 중에 하나인데요. 넷째를 가진 언니가 요즘 입덧이 아주 심한데 이게 그렇게 먹고 싶다고 합니다. 뉴질랜드에 왔다가 맛보고 갔던 이 과일이 그렇게 먹고 싶은데 한국에서는 구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요즘에는 수입 과일이 워낙 많이 들어가니까 백화점 슈퍼 같은 고급 마트에서는 이것도 팔지 않을까 싶었는데, 수입된 적이 없는 과일인 것 같더라고요. 마음 같아서는 고생 중인 언니를 위해 한 박스라도 보내주고 싶었어요. 보내주지도 못하고 제가 먹을 것도 아니지만, 한참을 근처에서 서성거렸습니다. 

 

에휴, 또 이렇게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네요. 이제 신랑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고 다음주가 되면 아마 지금보다 더 바쁜 일상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한국의 더위는 날로 심각해지는 것 같은데요.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