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간의 밥상 기록
오랜만에 비빔밥을 만들었습니다. 가능하다면 매일 먹어도 먹을 수 있을 음식이 바로 비빔밥이죠. 봄의 끝,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요즘 야채 값이 조금은 내려갔지만 아직도 꽤 비싼 편이라 부담스럽지 않은 식재료를 가지고 만들어봤어요. 1년 내내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 양송이버섯과 무스쿨린(어린잎 샐러드 야채), 당근을 넣고 최근 크라이스트처치에서도 다시 판매하기 시작한 콩나물과 얼갈이배추 무침을 함께 넣었습니다. 여기에 볶은 소고기 민스와 노른자를 터뜨리지 않은 달걀 프라이가 굉장히 중요하죠. 참기름 넣고 고추장 넣어 슥슥 비벼 먹었습니다.
뉴질랜드 카페에서 기본적으로 판매되는 키위들이 가장 사랑하는 쿠키 2종입니다. 검은색이 아프간, 갈색이 안작인데요. 아프간은 초코맛이 진하게 느껴지고 안작은 오트와 코코넛이 듬뿍 들어가 색다른 달콤함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만들어두면 새벽 출근하는 신랑이 하나씩 먹고 출근합니다. 특히 안작은 오트가 들어가서 아침에 먹으면 더 든든하다고 하네요. 이렇게 넉넉하게 만들어두면 2주 정도는 간식 걱정이 없습니다.
팔도 비빔면 3개 끓여서 둘로 나누고 에어프라이어에 삼겹살 넣어서 돌렸습니다. 무스쿨린 꺼내서 함께 곁들이니 더운 날씨에 찰떡입니다.
저희 신랑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음식'으로 뽑은 최고의 음식이 바로 떡볶이입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하루에 두 번도 먹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그런 음식이죠. 그래도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도저히 못 먹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 저는 신랑에게 가끔 'NO' 사인을 보냅니다. 오늘은 다른 거 먹자고!
이런 메뉴도 신랑이 참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카레만 준비하려고 했지만, 신랑이 좋아할 것을 생각하니 치킨가스를 준비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밑 작업해서 냉동실에 보관했던 치킨가스를 꺼내서 에어프라이어에 돌리고 덤으로 치즈 소시지도 하나 구웠습니다.
신랑과 함께 식탁에 앉아서 창가를 바라보며 식사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그리고 맛있는 김치가 저렇게 산처럼 쌓이면 더 행복하죠.
외국에 살지만 가끔 명절에 먹던 전이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딱히 명절을 챙기지 않기 때문에 명절 음식을 만들 일도 잘 없는데요. 그래도 먹고 싶은 순간이 오면 이렇게 준비를 하죠. 신랑과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명절 음식은 바로 산적꼬치입니다. 비록 한국에서 주로 사용하던 느타리버섯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소고기가 싼 편이라 큼직하게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로를 느낍니다. 실제로 호박과 파값이 워낙 비쌌는데 소고기보다 더 비쌌습니다.
달걀물 입혀서 구웠는데 색이 영 곱지는 않네요.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골드 쿠마라'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고구마를 '쿠마라'라고 부르는데요. 딱 이 시즌에만 잠깐 나오는 상품이 바로 골드 쿠마라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쿠마라가 매 시즌마다 나오지만, 한국에서 먹던 달콤하고 촉촉한 군고구마의 맛을 가장 닮은 것이 바로 이놈입니다. 이게 제일 맛있어요. 220도로 예열한 오븐에 20분, 한 번 뒤집어서 200도에 15분, 또 한 번 더 뒤집어서 180도에 10분 구워주면 한국 길거리에서 추운 겨울에 먹던 그 군고구마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치는 빠질 수 없는 찰떡이지만, 김치 불호인 저희 신랑은 인정하지 않는 맛.
탕수육이 먹고 싶을 때는 집에서 만듭니다. 여기서 뭐 배달하는 데가 있겠어요. 파는 데가 흔하겠어요. 먹고 싶다면 직접 만들어 먹는 게 익숙한 뉴질랜드 라이프입니다. 전분과 찹쌀가루 섞은 반죽에 넣어 튀겨내니 파는 맛 부럽지 않은 꿀맛!
탕수육에 짜장면이 빠질 수 없죠. 춘장 사서 맛나게 만들어낸 소스에 시판용 면 넣어서 먹었습니다. 매번 참 아쉬운 게 면인데요. 짜장면 전용 면을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시안 마트에서 판매하는 '에그 누들'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나마 굵기나 식감이 가장 비슷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지만, 결코 그 맛을 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면도 직접 뽑아야 하나요..
방학 끝나고 오랜만에 학교 가는 신랑을 위해 준비한 도시락입니다. 조금 귀찮았던 나머지 간단하게 스팸 무스비와 참치마요 삼각김밥을 만들어봤습니다. 후식으로 먹을 사과랑 브라우니 1조각도 함께 넣었어요.
아침에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배고프면 먹으라고 준비한 아이올리 치킨랩입니다. 카페에서 하루에도 수십 개씩 이런 거 싸서 팔다 보니 이젠 찰떡같이 만드는 치킨랩의 고수.
스트레스를 깨부술 수 있는 달콤한 달고나 크런치 라테를 집에서 만들어 봤습니다. 2잔 만들어서 신랑이랑 커피 타임을 즐겼죠.
치치에 콩나물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하고 저는 큰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이게 뭐라고... 이 콩나물 하나에 큰 만족을 느낀답니다. 콩나물이 없는 세상에서 살 때는 콩나물 무침도 못 먹고 콩불도 못 먹고 콩나물 국도 못 먹었지만, 이젠 어떤 콩나물 요리도 먹을 수 있죠. 평소에는 감사라고 느끼지 못하고 살았는데... 콩나물 없는 세상에서 2년 가까이 살아보니 새삼 소중함을 느꼈죠.
미국 스타일로 촉촉하게 구운 초코칩 쿠키입니다. 요건 선물용으로 구운 것이라 가장 큰 쿠키 2조각만 남기고 모두 포장했어요.
신랑을 위해 차린 1인 밥상입니다. 저는 이때 배가 불렀던 것 같아요. 호박 나물, 오이 무침, 오믈렛, 소시지, 된장국 덜어서 차렸습니다.
신랑의 최애가 떡볶이라면 제 최애는 마라샹궈입니다. 벌써 2년째 최애 음식으로 꾸준하게 질릴 만큼 먹고 있지만, 절대 질리지 않는 마성의 음식입니다. 마라탕도 좋아하지만, 마라탕보다 마라샹궈가 속에 덜 부담이 되는 것 같아서 주로 마라샹궈를 만들어 먹고 있어요.
신랑과 집에서 편하게 먹을 때는 초밥을 따로 잡지 않고 이렇게 그냥 덩어리로 준비합니다. 단촛물에 간을 맞춘 밥, 아보카도, 적당한 크기로 자른 연어, 스팸, 달걀말이, 고추냉이와 간장까지 준비하면 최고의 만찬이죠. 여기에 마른김까지 있으면 더 좋고요.
제가 구입한 연어는 뉴질랜드 빙하수에서 자란 연어입니다. 보통 연어에 비해 식감이 더 쫄깃하고 지방도 적어서 맛이 더 좋습니다.
사실 저 혼자 먹는다면 아보카도랑 단촛물에 간 맞춘 밥, 고추냉이 간장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아보카도 초밥은 정말 맛있어요. 연어보다 더 부드럽고 고소하죠.
신랑이 좋아하는 달걀말이와 스팸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제가 연어를 흡입하는 동안 신랑은 스팸을 흡입...
마트에 갔다가 보기에 너무 맛있어 보여서 충동구매했던 로스트 포크인데요. 겉은 참 촉촉해 보이고 환상적으로 보였으나 자르고 보니 터벅살이었습니다. 가격 또한 적힌 것과 달랐는데요. 저희가 봤던 저렴한 금액은 로스트 치킨의 가격이었다고 합니다. 예상외의 거금을 주고 구입했으나 터벅살에 너무 짜서 약간 불만족스러웠던 음식입니다. 뭐, 그래도... 최악은 아니었어요. 내 돈 주고는 다시 안 사 먹지만 누가 차려주면 먹을 수 있을 그런 맛?
지난번에 구운 쿠키 다 먹어서 2차로 구원 트리플 초코칩 쿠키입니다. 문득 당뇨 걱정이 살짝 들어서 다음번에는 설탕 대신 스테비아를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주말 아침에 만들어 본 가벼운 식사, 길거리 토스트입니다. 비주얼은 우리가 생각하던 그 길거리 토스트가 전혀 아닌데요. 사실 달걀물에 채 썬 양배추, 양파, 당근 넣어서 구운 것을 식빵 사이에 치즈와 함께 넣고 달콤한 잼과 케첩을 발라서 먹어야 했지만... 다 준비하고 보니 식빵이 없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어쩔 수 없이 냉동실에 있던 치아바타 빵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근데 생각보다 찰떡같은 꿀맛이라 놀랐습니다.
이웃에게 얻어먹은 쫄면과 꼬마김밥, 그리고 춘권입니다. 지난 일주일 알차게 먹은 거 같습니다. 늘 힘들다, 어렵다 말해도 돌아보면 이렇게 잘 먹고 잘 지낼 수 있었음에 참 감사하죠. 오는 일주일 또한 이렇게 무탈하길 바라봅니다.
'타뇨의 주방 > 오늘 밥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난 2주간의 신랑 도시락 만들기, 뉴질랜드 주부 일상 (0) | 2022.01.12 |
---|---|
지난 12월의 맛있었던 기억들 (2) | 2021.12.29 |
코로나 경보로 집에 콕 박힌지 벌써 19일, 이렇게 먹고 살았어요. (0) | 2021.09.05 |
바쁘게 지나가는 한 주, 맛있는 일상의 밥상 (2) | 2021.07.21 |
지난 주간 우리집 홈스테이 점심 도시락! (12) | 2020.06.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