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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뇨의 주방/오늘 밥상

지난 2주간의 신랑 도시락 만들기, 뉴질랜드 주부 일상

by Joy_Tanyo_Kim 2022.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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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도시락을 준비할 일이 거의 없었다. 신랑과 연애할 때 가끔 소풍용 도시락을 준비하긴 했지만, 그 외에는 도시락을 준비할 일이 없었던 것 같다. 편의점만 들어가도 먹음직스럽고 비교적 저렴한 도시락이 참 많았고 학창 시절에는 급식이 있었기에 도시락을 준비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다르다. 뉴질랜드에는 학교 급식이 없기 때문에 아이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다.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아이들이 크는 동안 꾸준하게 도시락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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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도 마찬가지다. 사실 다 큰 어른이고 점심시간은 자유롭기에 나가서 사 먹어도 되겠지만, 점심시간에 밖에 나가봤자 사 먹을 음식이라고는 카페 음식이나 초밥이 전부이기 때문에 그걸 또 매일 먹기란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카페가 커피를 마시는 곳이지만, 사실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카페는 가볍게 식사를 하는 곳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인들이 점심시간에 가볍게 김밥집에 가는 것처럼 여기 사람들은 카페로 간다. 우리가 다양한 종류의 김밥이나 떡볶이, 라볶이, 우동, 라면, 쫄면, 만두 등을 골라 먹는 것처럼 이들도 카페에서 다양한 종류의 캐비닛 푸드를 점심으로 즐겨 먹는다. 

 

 

나는 이곳에서 도시락을 꽤 오랜 시간 동안 싸왔는데, 홈스테이 아이들이나 조카들이 집에 있었을 때는 아이들을 위한 도시락을 준비했었고 지금은 직장인 남편을 위한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 사람들은 점심에는 점만 찍고 지나갈 듯 가볍게 먹는다고 하지만, 한국인의 문화가 그러한가. 조금 다르기에 내 나름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선의 도시락을 매일 준비하고 있다. 신랑이 부디 맛있게 먹고 행복하길 바라며.

통삼겹살 김밥

구운 삼겹살을 한 줄 그대로 넣어 돌돌 말아 준비한 김밥이다. 김밥이란 1줄은 아쉽고 2줄은 넉넉하다. 쌈장을 먹지 않는 신랑이기에 밥과 고기에 간을 맞춰서 준비했다. 

 

 

에그 큐컴버 & 햄치즈 클럽 샌드위치 

달걀 오이 클럽 샌드위치라 적으니 뭔가 어색해서 여기서 불리는 대로 '에그 큐컴버 클럽 샌드위치'라 적었다. 오이와 피클이 달걀 샐러드와 만나면 궁합이 참 좋다. 카페에서도 근무할 때 팔던 메뉴인데 매일 넉넉하게 만들어도 한결같이 다 팔리는 인기 메뉴였다. 하지만 신랑이 더 좋아하는 것은 햄치즈 클럽 샌드위치이다. 얇은 햄을 돌돌 꼬아 말아서 넣어주면 모양이 예쁘다. 

 

 

떡갈비

소고기와 돼지고기 다짐육을 반반씩 섞어서 만들었다. 다진 양파, 다진 양송이, 달걀, 전분을 잘 섞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췄다. 나는 보통 한 번에 넉넉하게 만들어서 2장씩 묶어 냉동실에 얼려 둔다. 

 

 

카레라이스와 치킨가스

카레는 만들고 치킨가스는 시판용을 구입했다.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말이와 야채 볶음밥

아스파라거스가 제철이라 많이 저렴하다. 베이컨에 돌돌 말아 노릇하게 구워주고 냉동야채 믹스를 넣어 밥을 볶았다. 도시락에 심심한 여백은 달걀말이를 만들어 채웠다. 

 

 

무지개 치킨 덮밥

밥 위에 아삭한 양상추를 올리고 그 위에 마요네즈와 함께 알록달록한 음식들을 올려서 장식했다. 달걀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해서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고 당근, 피망, 옥수수, 양파, 닭고기를 구워서 올렸다. 밥은 보통 1 공기를 계량해서 넣고 있는데 이 기준으로 간장 1큰술, 참기름 1큰술을 넣어주면 간이 딱 좋다. 

 

 

하와이안 스팸 무스비

스팸을 노릇하게 굽고 치즈와 밥을 넣어서 무스비를 만들었다. 달걀 프라이가 들어가도 맛있지만, 오늘은 생략. 밥은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겉은 김으로 둘렀다. 요즘에는 무스비 전용 틀이 나오기도 하지만, 나는 여전히 올드한 방법으로 스팸 통을 사용하고 있다. 

 

 

베이컨 오일 파스타와 베이컨 말이 주먹밥

사실 파스타만 준비했어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주먹밥까지 준비했다가 신랑이 과식했다고 했던 도시락이다. 파스타에는 베이컨, 양송이, 양파, 청경채, 매운 고추, 올리브 오일, 소금, 다진 마늘이 들어갔다. 

 

 

미니언즈 오믈렛

케첩으로 범벅된 볶음밥을 달걀지단으로 곱게 싸고 그 위에 김을 붙여 미니언즈를 만들었다. 이건 사실 내가 미니언즈를 좋아해서 한번 만들어본 건데 다신 하고 싶지 않다. 김 자르는 전용 틀 없이 저런 표정 하나하나를 다 자른다는 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던 것 같다. 뭐, 그래도 신랑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좋아했다. 

 

 

에어 프라이 치킨과 베이컨 야채 볶음밥

베이컨 야채 볶음밥과 그 위에 에어 프라이어에 구운 닭다리 2개를 올렸다. 닭다리든 날개나 봉이든 에어 프라이어에 돌릴 때는 마늘 허브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고 앞뒤로 각각 20분씩 굽는 편이다. 

 

 

불고기 밥버거와 소시지 달걀말이

노릇하고 납작하게 구운 밥 사이에 불고기를 넣어 밥버거를 만들었다. 밥은 노릇하게 잘 구우면 겉이 살짝 바삭해지면서 누룽지 맛이 난다.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말이

밥 위에 오믈렛을 올리고 그 위에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말이를 올렸다. 남는 공간에는 양송이버섯과 어묵을 구워서 넣었다.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대명사 '몬테크리스토'를 만들었다. 튀기듯이 구워주고 모퉁이까지 꼼꼼하게 잘 굽는 것이 중요하다. 

 

 

매콤 등갈비와 야채 볶음밥

감자, 당근, 양파, 브로콜리가 들어간 야채 볶음밥과 매콤하게 고추장으로 양념한 등갈비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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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지난 며칠간의 도시락 소개 끝. 나는 음식 하는 것이 즐겁고 정말 좋아한다. 내가 기쁘게 하는 일이 신랑에게 먹는 기쁨으로 이어지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냉장고 속의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지루하지 않은 도시락을 준비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생각보다 어려울 때가 많다.

 

뉴질랜드의 직장인들은 보통 연말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휴가가 시작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다. 모든 회사들이 같은 시즌에 쉬기 때문에 눈치 볼 것도 없다. 그냥 회사가 영업을 안 한다. 일의 특성상 365일 쉬지 않는 회사의 경우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휴가를 신청해야겠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12월 25일을 기점으로 3주간의 휴가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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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차에 접어들면서 회사도 문을 열고 사람들도 출근을 시작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무급 휴가를 더 신청해서 1월을 통으로 쉬거나 2월까지 쉬기도 한다. 남편의 경우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하는데 덕분에 나도 그때까지는 도시락 휴가다. 올 한 해 또 맛있는 음식으로 신랑을 챙겨야지, 올해는 더 건강하고 싱겁게 음식을 만들어봐야지 다짐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도 맛있는 도시락을 편의점 같은 곳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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