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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뇨의 주방/오늘 밥상

지난 1월과 2월초 맛있게 먹은 우리집 밥상

by Joy_Tanyo_Kim 2022.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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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날 저녁식사

바쁘게 시간이 흐르더니 벌써 2월이 되었다. 외국 생활 6년을 꼬박 채우면서 명절을 제대로 챙긴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명절 느낌을 조금이나마 내고 싶었다. 코비드로 한국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 한국 분위기가 더 그리워진 것 같다. 또 함께 사는 제이미도 한국 설날 음식이 얼마나 그리울까 싶기도 했고. 그래서 아침부터 장도 보고 이왕 만드는 설날 음식 더 예쁘게 만들어 보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제이미, 오늘 저녁에 일찍 와? 일찍 오면 같이 밥 먹자.'

'넵, 일찍 올게요.'

'혹시 먹고 싶은 전 있어? 누나가 만들어줄게'

'음.. 저는 김치전이요.'

'오케이'

 

 

 

네모 피자

신랑이 좋아하는 피자, 매일 먹어도 절대 질리지 않는다는 소울푸드 중 하나. 자주 사 먹으니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작년부터는 주로 만들어 먹는 중이다. 처음에는 피자 도우를 구입했는데, 요즘은 페스츄리 생지를 사용한다. 페스츄리 생지를 사용하면 식감이 정말 좋고 피자 도우보다 조금 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느낌이라 만족스러웠다. 냉동실에 피자 재료는 언제나 필수 구비중.

 

 

 

신랑 새벽 출근 전 간식

새벽에 먹는 음식은 최대한 가볍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식빵을 4조각으로 만들고 그 위에 크림치즈, 살라미, 당근, 치즈, 브로콜리 올렸다. 하지만 신랑은 브로콜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브로콜리를 빼고 다 먹었다. 삶은 브로콜리는 그 특유의 향이 있다 보니 그게 싫었나 보다. 

 

 

 

닭고기 양배추 버섯볶음

닭고기 넓적다리를 요즘 자주 먹는다. 돼지고기 소고기를 더 좋아하지만, 어차피 육류를 끊을 수 없다면 이왕 먹는 거 조금이나마 더 건강하게 닭고기를 자주 먹자고 합의를 봤다. 양배추랑 버섯은 소금만 살짝 뿌려도 세상 맛있다. 거기에 반숙 계란까지 올리면 금상첨화지. 

 

 

 

Winnie Bagoes City  - 시티 피자 전문점

신랑이 아닌 다른 사람과 외식하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다. 매일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과 전혀 다른 방향이기 때문에 더 새롭다. 하지만 맛있는 거 혼자 먹으면 신랑 생각이 자꾸 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특히 신랑이 가장 좋아하는 피자를 나만 먹고 있다는 게 조금 미안했다. 

 

 

 

수육과 두부김치

마트에서 구입한 삼겹살 2 덩이를 삶아 얇게 썰었다. 얇게 써니까 생각보다 양이 많아져서 3명이 먹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특별히 반찬이 없기 때문에 냉장고에 있는 두부를 꺼내 삶고 김치 꺼내서 함께 곁들였다. 두부가 따끈따끈하니까 정말 맛있더라. 여기서는 2종류의 두부를 구입할 수 있는데 한국 두부와 중국 두부이다. 한국인이 만들어서 파는 한국 두부는 단단하고 입자가 조금 더 거친 편이라 옛날에 시장에서 구입하던 커다란 두부가 생각나는 비주얼과 맛이다. 중국인이 만들어서 파는 두부는 입자가 굉장히 곱고 연두부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부드럽다. 사실 개인적으로 중국인이 만든 두부가 더 맛있지만, 아무래도 중국인들의 위생 관리에 믿음이 가지 않아서 어지간하면 한국 두부를 구입하고 있다.

(인종 차별적 발언보다는 실제로 여기서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나 식재료상에 가보면 세상 밥맛 떨어질 정도로 지저분하다. 모든 중국인들이 그렇진 않겠지만, 내가 본  90% 이상이 그랬기에 그들의 위생은 믿지 않는다. 그래도 맛집이라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곳에 가면 위생과 이성은 잠시 접어두고 맛에만 집중한다.)

 

 

 

Smokey T's  - 시티 그릴 전문점

신랑 취업 기념으로 외식을 했다. 이 날은 신랑 CV(이력서) 작성과 이런저런 도움을 준 동생 두 녀석과 함께 했다. 지인에게 추천을 받은 그릴 전문점인데 인기가 좋은 곳이라 예약을 하고 갔다. 도착하니 한 테이블에 우리 이름이 적혀 있었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아메리칸 그릴 어쩌고 하는 프로그램을 봤었는데 거기서 나왔던 그릴과 비슷한 엄청난 크기의 그릴이 여러 대 있었다. 그릴 안에는 돼지고기, 닭고기, 소시지가 쉴 새 없이 구워지고 있었다. 

 

우린 2층 테이블을 예약했는데 마침 날씨가 좋아서 캐시미어 힐이 한눈에 보였다. Platter for Two($60)를 2개 주문해서 4명이 함께 먹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음식이 많이 남았다. 남은 음식은 직원에게 포장해달라고 하면 된다. 

 

 

 

스팸, 초간단 아침 식사

새벽 출근이 없던 날 아침, 신랑은 집에서 편하게 아침 식사를 했다. 스팸 2장에 볶음 김치, 호박볶음, 콩나물국, 계란 프라이를 준비했는데 사실 우리는 이런 밥상을 가장 좋아한다. 솔직히 차린 건 없지만, 제일 맛있다. 

 

 

 

깻잎 쌈밥과 닭 떡볶이

신랑 점심 도시락으로 준비했던 깻잎 쌈밥이 어쩌다 보니 저녁식사에 함께 올라왔다. 시작은 닭갈비였으나 밀떡 비율이 닭을 넘어서면서 떡볶이가 되었다. 매콤 달콤하게 완성된 닭 떡볶이에 호두와 깨 잔뜩 뿌려서 먹었다. 요즘 텃밭에 깨가 풍년이라 부지런히 먹어야 한다. 

 

 

 

칼제비, 나 홀로 점심

한국에 살 때 정말 자주 먹었던 음식이 바로 칼제비다. 서문시장에 가면 칼제비를 꼭 먹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좋아해서 집에서도 자주 해 먹었지만 여기 살면서는 그렇게 자주 해 먹지 않는다. 신랑이 즐기지 않는 음식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잘 안 만들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 신랑이 없을 때 나 혼자 종종 해 먹는 음식이다. 이번에 신랑이 직장 첫 출근을 시작하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전히 나 혼자 보내는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가장 먼저 만들어 먹은 점심 메뉴가 바로 칼제비였다. 

 

다시마 잔뜩 넣어서 육수 만들고 수제비는 미리 반죽해 약간의 숙성을 거친다. 야채는 취향껏 준비하기.
육수가 완성되면 수제비 떠서 넣어주고 그 다음 칼국수를 넣어준다. 

마지막으로 야채까지 넣으면 완성이다. 다시마는 버리지 않고 다 먹는 편이다. 삶은 다시마를 워낙 좋아해서 간장 찍어서 다 먹는다. 서문시장에서 사 먹던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칼제비 식사. 

 

 

닭가슴살 샐러드 

최근 신랑이 체중 감량에 성공하면서 약간의 위기감을 느꼈다. 그래서 먹기 시작한 점심이 바로 샐러드다. 샐러드의 기본은 보통 양배추와 양상추고 오이와 당근, 방울토마토 등을 냉장고 사정에 따라 추가한다. 가장 중요한 샐러드의 꽃, 주 고명은 주로 닭가슴살과 삶은 달걀인데 닭가슴살이 있으면 달걀 1개, 없으면 달걀 2개를 먹는다. 

 

 

 

신랑 최애 떡볶이와 튀김 세트

죽기 전에 먹을 마지막 음식으로 고른 음식, 엄청난 애정을 가진 신랑의 소울푸드 0순위가 바로 떡볶이다. 떡볶이는 떡 반, 양배추 반으로 만들고 신랑이 좋아하는 튀김도 잔뜩 준비했다. 냉동실에 있는 다양한 재료를 튀겼는데 치킨가스, 어묵, 만두, 김말이다. 

 

 

 

전 파티

최근 야근이 잦은 제이미가 이 날은 일찍 온다고 했다. 마침 텃밭에서 깻잎 수확도 많이 했고 부추도 수확했고 친구 에밀리에게 대파도 잔뜩 얻었던 날이었다. 그래서 깻잎전, 부추전, 파전, 부추 파전, 오코노미야키까지 만들어서 맛있게 먹었다. 전이 워낙 많아서 밥은 먹지 않았다. 그래도 배가 얼마나 불렀는지 모른다. 

 

 

 

닭꼬치

신랑에게 나름의 별미를 만들어주고 싶어서 준비했던 닭꼬치. 소금 후추로 밑간 맞춘 닭고기와 양송이버섯, 대파 쏙쏙 꽂아서 구웠다. 그냥 구우면 또 심심하니 토치로 열심히 불살라서 불내 잔뜩 넣어줬다. 역시 구우면 대파가 제일 맛있는 듯 

 

 

 

소풍 도시락

친구 에밀리와 모나베일 공원에 소풍을 갔다. 나는 김밥 준비하고 밀리는 디저트를 준비했는데 돗자리 깔고 밖에서 먹으니 세상 좋았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원이었는데 이렇게 예쁜 곳인 줄 몰랐다. 조만간 신랑이랑 꼭 다시 와야지 마음먹으며 돌아왔다. 

 

김치김밥, 치킨 샐러드, 당근케익, 딸기 타르트, 애플시나몬 파이 

 

 

대삼원 - 위그람 양꼬치 전문점,  Old Street Asian Hawker Food - 동네 맛집

중국인이 운영하는 양꼬치 전문점인데 원래 아일람 지역에 있던 것이 최근 위그람으로 옮겼다. 원래는 가서 먹으려고 했는데 아직 가오픈 기간이라 가게가 영 어수선해서 모든 음식을 포장해서 집으로 왔다. 대삼원에서 구입한 치킨 프레임과 꼬치류의 양이 조금 아쉬워서 동네 맛집에서 'Sweet&Sour pork(탕수육)'와 'Char kwey teow(볶음 쌀국수)'를 더 샀다. 또 이렇게 사고 보니 너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배부르게 맛있게 잘 먹었다. 이사 온 뒤 알게 되었는데 우리가 사는 켄달 지역의 올드 스트릿은 치치에서 꽤 유명한 말레이시안 포장음식 전문점이었다. 여기 음식을 구입하러 다른 동네에서도 온다고 하는데 밥때가 되면 확실히 상가 앞이 복잡했다. 

 

 

삼시 세 끼를 신랑과 함께 먹다가 하루 한 끼만 신랑과 함께 먹게 되니 아쉬운 점이 많다. 각자의 방에서 할 일을 했지만 그래도 같은 공간에 함께 있다는 것이 좋았는데, 결혼 7년 차에 접어들면서 신랑과 떨어지게 되니 뭔가 어색하다. 결혼할 때 우리는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었고 뉴질랜드로 오기 직전까지 같은 곳에서 근무하다가 이곳으로 왔다. 어학원을 다닐 때도, 대학을 다닐 때도 보통 밥은 늘 함께 먹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많은 시간을 떨어져 지내는 것은 거의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저녁 식사를 더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같이 먹는 한 끼, 더 맛있게 만들어 주고 싶고 따로 먹는 도시락은 이왕이면 더 든든하지 만들어 주고 싶다. 지난 1월과 2월 초, 매번 허덕이며 살아가는 듯 정신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렇게 잘 먹었다. 늘 먹을 음식이 있기에 쉴 수 있는 잠자리가 있기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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