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비하면 여긴 코로나가 들어온 수준도 아니지만, 뉴질랜드도 아주 천천히 꾸준하게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8일 북섬 오클랜드에서 1명이 확진되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아, 뉴질랜드도 이제 청정지역이 아니구나. 이제 뚫렸구나.'라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3주가 지난 지금 확진자는 8명이 되었습니다. 들리는 말에는 확진자 2명은 치치와는 꽤 가까운 아카로아에 1명, 멀지만 같은 남섬인 퀸스타운에 1명 있다고 하는데요. 만약 치치에도 확진자가 나온다면 이 곳도 사재기가 굉장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리카톤 몰에 잠시 들렀었는데요. 아직까지 이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사람도 없었고 서로가 서로를 피하고 거리를 두는 분위기도 전혀 아니지만, 파킨세이브(대형마트) 안 생필품 코너에서는 코로나 현실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온에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멸균우유는 하나도 없었고 파스타 코너에서는 파스타를 거의 찾을 수 없었습니다. 가까운 호주만해도 곧 휴지 대란이 올 것이라는 소문에 휴지 사재기가 엄청나다고 들었습니다. 유투브에 떴던 한 영상에서는 서로 휴지를 가져가려고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여자들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죠.
위 사진은 북섬 카운트다운의 일시적인 모습인데요. 물론 저 코너의 휴지는 다시 채워졌지만, 왠지 여기도 곧 호주처럼 될 것 같았는지 신랑은 '우리도 휴지 좀 사놔야하나..?'라는 말을 던졌답니다. '뭐, 설마... 여기도 그러겠어?'라고 말하며 이번 주 우리 만식이(우리 집 홈스테이 고딩) 도시락 쌀 재료만 사서 나왔답니다.
뉴질랜드는 상황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가 쉬는 일은 없었습니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제때 개학을 했었고 정상수업을 진행 중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한 가지 피해가 있다면 뉴질랜드 대학교 외국 학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대부분 들어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뉴질랜드 정부에서 중국발 비행기를 모두 막아버렸고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유학생들은 학기가 시작한 지 1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수업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죠. 신랑 학교 친구 중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는데요. 아마도 이번 학기를 아예 포기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이 곳의 아이들은 학교를 잘 다니고 있기에 저는 지난 한 주도 꾸준하게 열심히 정성을 들여서 아이 도시락과 신랑 도시락을 준비했었답니다. 뉴질랜드에는 급식이 없으니까요. 지난 한 주 우리 신랑과 만식이 도시락 메뉴입니다.
지난 2주간의 우리 돌프와 만식이 점심식사였어요. 뉴질랜드는 점심을 가볍게 먹는 문화를 가진 나라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또 밥심으로 살아가잖아요. 점심을 든든하게 먹어야 하루가 든든하다는 생각에 저는 늘 든든하게 싸는 편입니다. 만식이는 한창 클 때라서 그런지 저렇게 싸도 부족할 때가 있더라고요. 우리집 두 남자가 공부할 때 배고파서 스트레스받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여러모로 어렵고 힘든 세계적인 위기 상황이지만, 그 가운데 또 저희가 건강함에 참 감사한 오늘입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도 참 감사하고요. 한국에서는 아이들 학교 개학이 4월까지 미뤄진다는 말이 나오던데요. 아무쪼록 이 봄과 함께 코로나도 씻은 듯이 사라졌으면 좋겠네요. 모두들 오늘도 건강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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