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에 아름다운 가을이 왔어요. 한국의 사계절은 3~5월은 봄, 6~8월은 여름, 9~11월은 가을, 12~2월은 겨울이죠. 물론 지역과 해에 따라 약간씩 더 덥거나 더 추울 때도 있지만 말이죠. 크라이스트처치의 계절은 한국과는 많이 다른 편이에요. 9~11월은 봄, 12~2월은 여름, 3~5월은 가을, 6~8월은 겨울이에요. 여름과 겨울이 반대이며 봄과 가을도 반대지요. 한국에 여름이 오면 뉴질랜드에는 겨울이 오고 한국에 봄이 오면 뉴질랜드에는 가을이 와요. 봄과 가을은 단풍지는 것 외에는 솔직히 큰 다름을 못 느끼고 있지만 겨울과 여름은 굉장히 다름을 느끼고 있답니다.
뉴질랜드에도 눈이 오는 아주 추운 지역이 있지만 크라이스트처치에는 눈이 오지 않아요. 4년전에 한번 잠깐 온 적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정말 추운 겨울에도 평균 온도는 마이너스로 내려가지 않거든요. 그렇다고해서 1년 내내 따뜻한 나라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이에요. 피부암 발생율 1위에 거론될만큼 이 곳의 태양은 뜨겁고 강력하지만, 햇빛이 사라지는 갑자기 추워지기 때문에 한 여름에도 늘 긴팔 겉옷은 필수랍니다.
겨울에는 더 추워집니다. 키위들(현지인)은 이미 이 환경에 적응을 했는지 한 겨울에도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돌아 다니기도 하지만 한국인들에게는 굉장히 어렵답니다. 신체조건 자체가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영하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세차게 불어오는 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의문의 한기는 제가 큰 배신감을 선물했답니다. 넉넉하게 챙겨오지 않은 겨울 옷이 눈에 아른거렸어요. 여튼 지금은 늦가을 입니다. 다음 달이면 이제 초겨울인데요. 요즘 날씨는 평균적으로 낮 최고온도 13도에서 최저온도 4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일 전에는 최저 온도 1도를 자랑하며 서리가 내렸답니다. 아마 겨울 날씨는 매일 매일이 최저 1도, 0도 겠지요? 겨울이 우기라서 빨래 걱정이 많지만 아직은 날씨가 좋은 날이 더 많아서 기쁨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계절을 알고 예쁘게 옷을 갈아 입은 나무와 달리 맞은 편의 꽃나무는 봄으로 착각을 한 것인지 꽃을 피웠답니다. 파란하늘과 함께 물든 자연의 색감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 어학원 앞이에요. 낙옆이 많이 떨어져서 바닥이 안보일만큼 소복하게 쌓였어요. 자박자박 낙엽 위를 걷는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물론 소리는 더 좋고요!
↗ 밟을 때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저 곳을 한참을 서성였어요. 만약 올해 겨울에 눈이 쌓인다면 눈 밟는 뽀드득 소리를 들으려고 저 곳을 뛰어다닐텐데 아마 불가능하겠지요?
↗ 한국의 소나무처럼 사시사철 푸른 나무들이 꽤 많은데다가 모든 집의 나무가 각양각색이며 특별히 가로수로 정해진 나무가 있기보다는 여러가지 나무들이 많이 섞여 있는 편이라 한국에서 보던 가을의 도로 모습과는 많이 틀렸어요. 한국은 크기가 비슷한 같은 종의 가로수들이 도로를 따라 쭈욱 늘어서 있잖아요? 여긴 모든 집마다 나무가 없는 집이 없다보니 지나가면서 남의 집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랍니다. 안을 보는 것은 당연히 안되지요!
↗ 빨간 단풍이 들었네요. 잎사귀가 거의 다 떨어져 나간 키 큰 나무의 축 늘어진 가지를 보고 있으니 제 마음도 축 늘어지는 것만 같았어요. 그래도 파란하늘이 뒤에 있으니 조금 분위기는 나은 것 같습니다 ^^;;
↗ 낙옆이 뿌려진 길을 걷고 있으니 꼭 꽃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노랑, 빨강이 잘 어우러져 아주 아름답죠? 어쩜 모양도 모두 달라서 보는 저로 하여금 더 기쁨을 줬답니다. 꼭 일부러 장식을 한 듯했어요.
↗ 제가 매일 이용하는 숏컷(지름길)이에요. 이 길을 이용하면 3분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답니다. 3분 차이가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가끔 지각을 앞둔 순간에는 굉장히 도움이 된답니다. 게다가 저는 개인적으로 이 길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뭔가 정글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주거든요.
↗ 나무로 만들어진 담장과 나무로 만들어진 손잡이, 정돈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덩쿨들과 작고 아담한 계단이 저에게 알수 없는 편안함을 주더라구요. 이 곳을 지날 때면 꼭 저는 동화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살짝 든답니다. 제 나이 31살에 말이죠.
↗ 비가 많이 올 때면 이 다리 밑의 개울 물이 범람해서 다리가 침수 되기도 합니다. 날이 좋을 때는 오리들이 이 곳을 둥둥 떠다니며 시간을 보내요.
↗ 나뭇잎이 가을 옷을 입고 바짝 말라 잔디 위에 누워 있습니다. 겨울이 오면 잔디는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 키위에게 물었더니 오히려 잔디는 가을 겨울에 더 잘 자란다고 합니다. 서리를 맞고 가끔 얼기도 하지만 태양빛이 너무 강해 잔디가 말라죽는 여름에 비해 가을 겨울은 아주 좋은 환경이라고 하더군요.
↗ 동화 같은 숏컷을 지나면 두번째 숏컷이 나옵니다. 이 길을 지날 때마다 오른쪽 집에 사는 사람은 누구일까 참 많이 궁금했답니다. 왠지 인심 좋은 후덕한 느낌의 키위 할아버지가 살 것만 같았어요. 낙엽이 지면 가끔 비질을 하러 이 곳으로 나오시진 않을까, 그러면 인사를 해봐야지 했지만 절대 나오시지 않는 집 주인입니다.
↗ 단풍은 빨간색만 있는줄 알았는데 노란색이 있어서 약간 신기했습니다. 초록 잎에서 빨강으로 가는 사이에 노랑이 있었던가요? 제 기억력의 문제인지, 이 것이 아예 다른 종인지 약간 혼란스러웠지만 여튼 아름답다는 것은 진실!
↗ 비슷한 날씨 덕에 봄인줄 알고 피어나는 꽃들이 종종 있습니다.
↗ 울긋불긋 요놈 색감이 참 좋네요. 햇볕을 받아서 그런지 살짝 분홍빛으로 보입니다.
↗ '어퍼 리카톤 도맹'의 키가 큰 나무들도 노랗게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벌써 아래로 떨어진 잎들이 무수합니다.
↗ 저희 집 담장에 있는 넝쿨 식물들도 빨갛게 물이 들었습니다. 자연이 참 아름답습니다. 푸른하늘과 하얀구름, 초록 식물과 붉고 노란 단풍, 줄기와 나무의갈색이 모두 잘 어우러져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자연을 바라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다음 달이면 겨울이라 제 주변 환경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7월 쯤에 크라이스트처치의 겨울을 한번 더 소개할게요.
한국은 지금 봄이지만 생각보다 많이 더워서 여름 옷을 입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살던 대구는 유난히 더 더운 지역이라 모두들 이미 여름이라고 하더군요. 미세먼지로 파란하늘을 보기 어렵다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뉴질랜드에 살면서 가장 호사를 누리는 것은 아무래도 자연환경입니다. 미세먼지가 없고 물이 맑으며 하늘이 깨끗하죠. 한국에도 이 문제들이 잘 해결이 되어서 좋은 공기와 환경에서 제 가족들과 사랑스러운 조카들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은 좋다고 제가 가지고 갈 수도 없는 것이라 마음이 참 어렵습니다. 오늘도 한국의 가족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길 소망합니다. 여러분들도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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