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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뇨의 주방/오늘 밥상

코로나 확진자의 3주 격리생활 밥상기록

by Joy_Tanyo_Kim 2022.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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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살고 있지만, 한국에서 나눠주는 확진자 구호물품에 대한 소식을 정말 자주 접했다. 뉴스나 누군가의 리뷰를 통해 보기도 했고 가까운 지인들이 직접 받은 구호물품을 보여주기도 했었다. 이민생활이 길어져서 그런가, 한국 제품이라면 마냥 반가운 입장이라 더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구성이 정말 좋아 보였다. 도시마다 구성이 달랐던 것 같은데 어떤 모양이든 10점 만점에 15점도 줄 수 있는 구성이었던 것 같다. 역시 한국! 

 

뉴질랜드는 확진자를 위한 구호물품이 없기 때문에 코로나에 걸리면 알아서 대처해야 한다. 지인 찬스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우버 이츠나 인터넷 마트 쇼핑도 좋다. 카운트다운(로컬마트)에서 인터넷으로 장을 보면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텃밭의 야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쨌든 아픈 가운데도 잘 먹고 잘 지낸 지난 3주간의 격리생활 밥상에 대한 기록이다. 

 

 

스팸 아보카도 덮밥

스팸은 보통 집에 넉넉하게 구비해두는 편이다. 물가가 많이 올라 스팸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 1통에 7불대이다. 보통 스팸은 세일할 때만 구입한다. 도톰하게 자른 스팸 1장, 아보카도 1/3개, 양상추, 달걀, 간장 1큰술, 참기름 1큰술 넣고 덮밥으로 먹은 아침 식사다. 

 

뼈다귀 감자탕

냉동실에 얼려둔 돼지 뼈가 조금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마저 먹었다. 요리용으로 따로 덜어놓은 김치 양념에 시래기와 우거지 넣어서 버무리고 초벌로 삶은 뼈다귀, 감자, 깻잎, 대파 넣어서 끓여 먹었다. 치치에도 한국음식 전문점이 몇 군데 있지만, 실제로 한국에서 제대로 장사를 하다가 왔거나 한식을 배워서 장사를 시작한 사람들이 아니기에 맛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사 먹는 것보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게 더 만족스러울 때가 많다. 집에서는 재료를 아끼지도 않고 조미료를 과하게 넣지도 않으니. 

 

버터 치킨 

신랑이 마트에서 세일 중인 버터 치킨 소스를 잔뜩 사 왔던 때가 있었다. 마침 닭고기가 있어서 냉동야채와 밀떡 넣어서 만들었다. 달걀도 구워서 올리고 멸치볶음, 김치볶음 곁들여서 맛있게 먹었지. 

 

모둠전

이날은 밥없이 전만 가득 구워서 먹었다. 텃밭에서 깻잎, 파, 부추를 수확한 뒤 골고루 전으로 구웠다. 모둠전인데 어찌 김치전이 빠질 수 있을까. 남은 반죽에 김치 넣어서 김치전도 만들었다. 사진에 보이는 양의 두배를 먹은 것 같다. 밥 없이도 굉장히 배가 불렀던 식사였다.

 

베이컨 양배추 볶음 덮밥

밥 위에 노릇하게 볶은 양배추와 베이컨, 구운 양송이, 파, 계란 프라이 얹어서 덮밥으로 비벼 먹었다. 신랑은 근래에 양배추 볶음이 너무 맛있다고 한다. 

 

대패 삼겹살 된장찌개

냉동실에 조금 남아있던 대패 삼겹살을 넣어 된장찌개를 끓였다. 무, 두부, 수박껍데기, 파가 듬뿍 들어갔고 매운 고추를 넣어서 맛을 더했다.

 

오이 무침

친구가 준 오이로 반찬 넉넉하게 만든 날이다. 

 

닭고기 양배추 볶음 덮밥

양배추 볶음은 모든 고기가 잘 어울린다. 이날은 닭 넓적다리 살을 사용했는데 아주 부드럽고 맛있었다.

 

떡만둣국

우리 집 떡돌이 신랑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떡국을 끓였다. 귀찮을 때는 달걀물을 훅 부어서 휘휘 저어 끓이지만, 이날은 예쁘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노른자, 흰자 나눠서 꽃 지단도 굽고 김도 잘라서 준비했다. 

 

삶은 옥수수

친구가 농사지은 옥수수를 줬다. 매번 나눔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노란 옥수수 사이에 색감 좋은 놈이 하나 있었는데 무늬가 참 예뻤다. 엄마에게 전화해서 옥수수 맛있게 찌는 법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했다. 2개는 맛있게 먹고 나머지 2개는 옥수수 알을 모두 떼내어 냉동실에 얼렸다. 

 

옥수수 밥

그렇게 얼려둔 옥수수를 밥 지을 때 한 줌씩 넣으면 참 맛있다. 달콤하게 씹히는 게 맛도 좋고 식감도 좋다. 신랑이 많이 좋아해서 옥수수 넣은 밥을 2주 가까이 준비했었다. 

 

미역국

오로지 나를 위한 메뉴이다. 갑자기 미역국이 너무 먹고 싶어서 충동적으로 끓였는데 나는 원래 미역국에 아무 고기도 들어가지 않은 것을 좋아한다. 그냥 미역만 있으면 된다. 

 

소갈비 

격리생활 힘내라고 지인이 선물한 소갈비다. 파킨 세이브에서 구입했다는 이 소갈비는 마블링이 엄청났다. 뉴질랜드에서 이런 소고기 구하기 어려운데... 그대로 얇게 떠서 구워 먹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신랑이 한국에서 먹던 고깃집 갈비가 먹고 싶다고 해서 양념을 만들어 고깃집 갈비를 구웠다. 비주얼은 좀 달라도 맛은 그 맛이다. 나는 미역국을 곁들였고 신랑은 플메 제이미가 만들어둔 찌개를 곁들였다. 

 

그릭 요거트와 오트밀

요즘 자주 먹는 그릭 요거트 시리얼이다. 한국에서 신혼생활 중에 정말 자주 먹었던 간식인데 최근 다시 먹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이걸 밥 대신 먹는다는데 우린 밥 먹고 후식으로 먹어서 큰일이다. 

 

소갈비 One more time

소갈비 양이 많았다. 절대 질리지 않을 메뉴라 다음날 저녁에 한번 더 먹었다.

 

이번에는 남은 양념에 단호박을 넣어서 같이 졸여 먹었는데 세상 맛있었다. 

 

헬피자

우버 이츠로 헬피자에 주문을 넣었다. 조금 비싸긴 해도 역시 도미노나 피자헛보다 훨씬 맛있다.

 

베이컨 양배추 볶음 덮밥

앞서 먹었던 메뉴를 한번 더 만들었다. 냉장고에 별다른 게 없을 때 이 메뉴는 참 좋다.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고 맛도 좋은데 양배추는 건강에도 좋으니 말이다.

 

미역국

마지막 남은 미역국을 닦아 먹었다. 비린내 때문에 해산물을 거의 먹지 못하는 신랑은 미역국도 즐기지 않는다. 그나마 소고기 육수가 진하게 우러난 미역국은 국물이라도 조금 먹는 편이지만, 이렇게 미역만 들어간 미역국은 먹지 못한다. 혼자 먹어도 미역국은 언제나 맛있다. 

 

소고기 양배추 볶음 덮밥

같은 메뉴에 고기만 소고기로 바꿨다. 소고기 민스를 간장 넣어서 볶았다.

 

닭볶음탕

고기 중에 그나마 가장 저렴한 것이 있다면 바로 닭다리이다. 닭다리는 비교적 많이 저렴한데 닭다리 10개 1팩에 4불 대에 구입한 것 같다. 아무래도 국민 정서가 서려있는 식재료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이왕이면 닭다리보다는 닭봉이나 닭날개를 구입하고 싶지만, 가격이 두배 이상이라 가성비를 따지면 닭다리를 먹는 게 맞다. 

 

이렇게 완성해서 스리라차 소스 곁들여서 먹었다. 

 

갱시기 

어릴 적부터 엄마가 갱시기라고 불렀고 나도 쭉 갱시기라고 불었던 김치죽이다. 이걸 다른 지역에서 뭐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의 언니와 오빠는 돼지 꿀꿀이죽 같다고 싫어했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갱시기를 종종 만들어 주셨는데 특히 아플 때는 꼭 갱시기를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코비드에 걸려 너무 힘들었던 순간 나는 갱시기를 끓여 먹었다. 뭔가 이걸 먹어야 살 것 같았다. 

 

치킨가스와 카레라이스

카레를 만들고 치킨가스를 튀겨서 얹어 먹었다. 각각 따로 먹어도 맛있는 이 음식을 한꺼번에 먹으면 정말 맛있다. 생각해보면 우리 식구들은 코로나 때문에 입맛이 떨어지진 않았던 것 같다.

 

분식 데이

라볶이와 참치김밥, 김말이를 튀겨서 분식 파티를 했던 날이다. 김말이도 라면도 참치 통조림도 언제나 집에 구비되어 있는 재료이기에 충분히 가능했다. 내가 라볶이를 만드는 동안 플메 제이미가 참치김밥을 말았는데 당시 아픈 도중에 먹겠다는 의지로 열심히 말았던 기억이 난다. 

 

짬뽕 라면

신라면에 베이컨, 새우, 양배추, 버섯, 파, 달걀 넣어서 짬뽕처럼 끓였다. 파 기름과 고추기름을 넣어서 끓이니 어느 정도 짬뽕 느낌이 났다. 

 

김치찌개

지인에게 받은 삼겹살로 김치찌개를 끓였다. 두부도 듬뿍 넣고 매콤하게 끓여서 먹었는데 밥 2 공기씩 먹었던 것 같다. 

 

오일 파스타와 새우 볶음밥 

신랑이 새우를 좋아하진 않지만, 내가 좋아하니까 일단 만들었다. 그래도 비린내 나지 않게 하려고 새우를 끓는 물에 두어 번 헹궈서 사용했다. 오일 파스타에는 다진 마늘, 양송이, 베이컨, 청경채, 양파, 매운 고추 듬뿍 넣었고 야채 피클을 곁들였다. 

 

신랑 아침 식사 

신랑 아침 식사로 준비한 토스트와 계란 프라이, 구운 단호박, 방울토마토, 오트 우유, 꿀물이다. 코로나 격리 기간 중 우리는 꿀차를 매일 마셨다. 이때부터 신랑은 격리가 끝났고 정상 출근을 시작했다.

 

나는 이때쯤부터 아프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고열은 없었고 인후통만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찾아왔다. 그래도 다행히 다른 곳이 아픈 것은 아니라서 식사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프렌치토스트

달걀물을 입혀서 토스트를 굽고 설탕 솔솔 뿌려서 준비했다.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도 곁들였는데 단짠 조합이 좋아 신랑이 좋아했다. 일상으로 돌아간 신랑이지만 아직은 목이 불편하다고 했는데 프렌치토스트는 부드러워서 먹기가 좋았다고 한다. 

 

햄치즈 클럽 샌드위치 

샌드위치는 아침에 가볍게 먹기 좋은 메뉴이다. 마침 브리오슈 식빵을 구입했는데 식감이 워낙 부드러워서 온 식구들이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 뉴질랜드의 식빵과 한국의 식빵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마치 한국 식빵을 먹는 느낌이었다. 

 

맥모닝

맥모닝 스타일로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신선한 샐러드가 준비되었다는 점이다.

 

피자롤

저녁으로 준비했던 피자롤이다. 페스츄리 시트에 피자 재료를 김밥 재료 올리듯 올리고 김밥처럼 말면 된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 오븐에 구우면 맛있는 피자롤 완성.

 

에그 클럽 샌드위치

달걀을 으깨서 샐러드를 만들고 신선한 야채와 토마토, 햄 곁들여서 만들었다.

 

김치 칼국수 

비주얼이 굉장히 별로지만, 상당히 만족스럽게 먹었던 김치 칼국수이다. 신랑 없이 나 혼자 먹을 때만 먹을 수 있는 메뉴라고 볼 수 있다. 신랑은 고기 없는 음식을 음식으로 보지 않는 150% 육식인이다. 나도 육식을 좋아하지만, 이런 음식도 상당히 좋아한다. 이날도 몸살기가 가시지 않아서 김치 칼국수를 끓였다. 김치만 들어가도 얼마나 맛이 좋은지 모른다. 시원한 국물을 들이켜고 땀을 한 바가지 쏟아내고 나면 몸이 참 개운하다. 이 정도면 격리 생활을 한 게 맞는가 싶을 정도로 잘 먹고 지낸 것 같다. 

 

 

동네 산책 중 만난 대형 버섯

전 세계를 포함해 한국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위기가 여러 차례 닥쳤었다. 그에 비해 뉴질랜드는 이번 오미크론 코로나 사태가 사실상 처음 겪는 지역 사회 감염이라 볼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뉴질랜드의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라는 도시인데 남섬의 허브이자 남섬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간혹 감염자가 나오더라도 북섬에 국한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무참하게 치치(크라이스트처치)가 뚫릴 줄은 몰랐다. 어쨌든 그로 인해 우리도 감염되었고 지금은 회복 중이다.

 

코로나 격리기간이 많이 줄어 이제 7일만 버티면 되는데 문제는 가족이 한 번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플랫 메이트 제이미가 확진되면서 우리 가족은 모두 함께 격리에 들어갔고 일주일이 지나자 신랑이 확진되었다. 그리고 신랑이 확진된 지 일주일이 지나고 내가 확진되었다. 가장 먼저 확진된 플메 제이미는 7일 격리가 끝났고 신랑은 2주 격리 후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결국 나는 무려 3주를 격리하게 된 셈이다. 이미 걸린 자는 자유하지만 걸리지 않은 자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격리다. 그리고 지금은 격리가 풀렸지만 자체적으로 격리 중이다. 몸이 잘 회복되지 않는다. 여전히 기침을 하고 근육통에 시달리며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 두 번, 세 번도 걸린다는데 다신 걸리고 싶지 않은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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