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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뇨의 주방/오늘 밥상

지난 한 주간의 우리 신랑 도시락, 직장인 도시락

by Joy_Tanyo_Kim 202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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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의 마음이 봄처럼 따사롭길 바라며 만들었던 노란꽃 도시락

매일 만드는 신랑 도시락에도 점점 애정이 생기고 있다. 뉴질랜드에 처음 왔던 2016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방학 때를 제외하고는 꾸준하게 도시락을 준비했다. 어학원 시절에는 우리 두 사람을 위한 도시락을 만들었고 이후 신랑이 영주권을 위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신랑을 위한 도시락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신랑 친구들이 우리 집에 홈스테이로 오기도 했었다. 이유는 신랑 도시락 메뉴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 타뇨의 뉴질랜드 이야기, 유투브 영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당시에도 블로그에 도시락이나 식사 메뉴 사진을 종종 기록했는데 그런 글을 보고 한국에서 연락 오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홈스테이를 하고자 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연결되어 실제로 홈스테이 학생을 몇 번이나 받았었다. 조카들이 몇 개월씩 와서 지내면서 유치원을 다니거나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기도 했었는데 그때도 열심히 도시락을 쌌다. 그리고 코비드로 국경이 닫히면서 우리 집은 조용해졌다. 그때가 신랑 2학년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신랑을 위한 도시락에 집중하게 되면서 조금 더 예쁜 도시락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왕이면 먹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그런 도시락 말이다. 특히 2021년, 신랑이 마지막 졸업 학년을 공부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런 어려움이나 스트레스를 내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풀어주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어떤 게 있을까 고민을 했었다. 그렇게 나는 도시락에 더 많은 애정을 쏟게 되었다. 

 

 

당근 텃밭 도시락 

김치만 들어간 심플한 김치 볶음밥을 만들었다. 김치를 볶을 때 진간장, 참기름, 깨, 설탕 조금, 다시다 아주 약간을 함께 넣으면 놀라운 볶음김치가 완성된다. 그리고 밥 한 공기 넣어서 슥슥 볶아주면 끝이다. 그 위에 볶은 소고기를 올려 텃밭의 흙을 표현하고 작게 다듬어준 당근을 하나씩 쏙쏙 꽂아 밭에 심긴 당근을 표현했다. 

 

 

소고기와 김치볶음밥은 아주 잘 어울린다. 오독오독 씹히는 생당근의 맛도 아주 좋다. 앞마당 잔디밭에 놓고 찍으니 정말 작은 텃밭처럼 보이는 것 같았다. 이렇게 준비하면 아이들도 당근을 잘 먹지 않을까? 

 

 

노란꽃 도시락 

사실 민들레를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민들레 특유의 꽃잎을 만드는 게 당시 조금 귀찮아서 집에 있는 꽃 모양 쿠키 틀을 사용해서 꽃을 만들었다. 달걀노른자만 사용해서 짙은 노란색을 표현했고 잎은 샐러드 야채를 사용했다. 마침 적절한 크기의 샐러드 야채가 집에 있었다. 사실 이건 어쩌다 만들게 된 도시락인데 전날 만들었던 당근 텃밭 도시락의 재료였던 소고기 볶음이 좀 많이 남아서 만들게 되었다. 하지만 만들고 보니 더 마음에 든다. 고기 아래는 감자 볶음밥을 넣었다. 

 

 

토마토 달걀 볶음 도시락

농사꾼 친구가 토마토를 많이 줬다. 집에 토마토는 많고 먹는 속도는 느려 상해 버릴까 걱정이 되어서 만들게 되었던 메뉴이다. 토달볶음을 처음 먹었던 기억은 중국인 친구 집이다. 어학원에서 만났던 친구가 우리를 초대했을 때 대접받았던 음식 중 하나였는데 중국인들의 일상 음식이라고 했다. 같은 재료로 토마토 달걀 국도 끓이고 토마토 달걀 수제비도 만든다고 했다. 실제로 둘 다 먹어봤는데 예상과 다르게 정말 맛있었다. 하지만 약간의 거부감이 있는 조합이라 내 손으로 잘 만들어 먹지는 않게 되더라. 하지만 토달볶음 정도는 종종 만들어 먹는다.

 

토달볶음은 소금과 후추로만 간을 하는 게 가장 맛이 깔끔한 것 같다. 백종원 채널에서 굴소스를 넣으면 더 맛있다고 추천하길래 넣어봤는데 나는 소금과 후추로만 간을 맞추는 게 더 좋았던 것 같다. 굴소스는 특유의 향이 있어서...

 

 

떡갈비 도시락 

우리집 냉동실에 떨어지지 않는 저장 음식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떡갈비다. 신랑의 최애 반찬 중 하나이자 활용도가 높은 음식이다. 떡갈비만 있으면 햄버거, 밥버거, 토스트, 밥반찬 등 여기저기 넣어 먹을 곳이 참 많다. 떡갈비는 만들 때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반반 섞어서 넣고 양파, 양송이버섯 다져 넣고 소금, 후추, 달걀, 전분 넣어서 반죽하면 된다.

 

아보카도 1개를 마트에서 1불 대에 구입했는데 단단한 놈으로 구입했더니 일주일 내내 도시락 반찬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두 조각, 한 조각씩 도시락에 얹으니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았다. 

 

 

깻잎 스팸 두부전 도시락 

깻잎, 스팸, 두부를 각각 따로 구워서 먹은 적은 있었지만 3가지를 한번에 구워 한 가지 음식으로 만들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밑간을 따로 하지 않은 두부와 끓는 물에 데친 스팸을 같은 크기로 잘라서 준비하고 전분가루를 슥슥 묻혀서 겹쳤다. 깻잎 뒷면에도 전분 가루를 묻히고 스팸과 두부를 예쁘게 감쌌다. 그리고 달걀물에 풍덩 담가 노릇하게 구웠다. 맛은 설명이 필요한가. 

 

 

김치볶음밥 계란말이 김밥 도시락 

김치볶음밥을 만들고 달걀말이 넣어서 김으로 돌돌 말았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김밥의 모양도 아니고 재료도 전혀 다르지만, 그래도 김밥이다. 맛은 정말 맛있었다. 김으로 싸기만 했는데 왜 이렇게 맛있는지... 당근 텃밭에 사용했던 아기 당근을 또 하나 만들어서 쏙 올려줬다. 

 

 

아침 도시락 맥모닝과 모닝티 간식 크림치즈 베이글

계란 후라이, 햄, 치즈 넣어서 맥모닝 샌드위치 만들고 모닝티에 배고프면 먹으라고 크림치즈 베이글을 준비했다. 한국에서는 카페를 운영할 때 참 다양한 베이글을 접할 수 있었는데 내가 사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그 정도의 다양한 베이글을 만날 수는 없었다. 보통 일반 베이글, 참깨 베이글, 치즈 할라피뇨 베이글, 치즈 베이글 등을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나는 웰링턴에서 판매하는 초코 베이글과 약간 매콤했던 이름 모를 베이글을 먹고 싶다. 한국에서 먹었던 블루베리 베이글이나 어니언 베이글도 그립다. 

 

 

모닝티 간식 햄치즈 샌드위치  

건강 생각해서 잡곡 들어간 빵으로 준비했는데 신랑은 식감이 텁텁해서 별로였다고 한다. 사실 그 식감은 나도 인정. 하지만 하얀 식빵은 도저히 손이 안 가는 걸 어쩌나.

 

 

아침 도시락과 모닝티 간식 

아침 도시락으로 준비한 아이올리 치킨랩과 모닝티 간식으로 준비한 햄치즈 샌드위치다. 보통 아침이나 모닝티, 애프터눈티 간식으로 준비하는 메뉴는 대부분 비슷하다. 최대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원해서 가벼운 샌드위치나 랩 종류, 가끔 밥을 준비한다면 삼각김밥 정도를 준비하는 것 같다.

 

 

지난 한 주도 참 열심히 만들었다. 신랑도 참 맛있게 먹었다고 하니 나도 기분 좋다. 한국처럼 회사 구내 식당이 있어서 급식을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만, 어쩌겠나. 이게 뉴질랜드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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