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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뇨의 주방/타뇨의 레시피

순대 맛있게 삶는 방법, 파는 순대처럼 촉촉하고 쫀득하게

by Joy_Tanyo_Kim 202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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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보관된 순대를 한 봉지 구입했다. 저녁에 떡볶이를 먹자는 말이 나와 밀떡을 사러 한인마트에 갔다가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순대를 사 먹는 일은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지난 6년 간의 뉴질랜드 생활 중 딱 2번 내 돈 주고 순대를 구입했었다. 한국에서 살 때는 분식집이나 시장에 널린 게 순대라서 귀한 줄 몰랐지만, 외국에 나와 살아보니 이 음식이 그리 귀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사진에 보이는 순대 양이면 과연 한국에서는 얼마어치 일까? 내가 한국에서 살 때 자주 갔던 분식집에서는 순대 1인분 주문하면 사장님이 주시던 양이 저 정도였다. 워낙 손이 크신 분이기도 했고 내가 단골이라 늘 넉넉하게 주셨었다. 가격은 3천 원. 아마도 지금은 더 오른 가격에 순대가 팔리고 있겠지. 

 

하지만 이곳에서 팔리고 있는 저 순대의 가격은 무려 13불이다. 약 1만 1천 원인 셈이다. 순대 가격이 이렇게 비싸다 보니 아무래도 자주 사 먹지 않게 되는 것 같다. 13불이면 차라리 삼겹살을 사 먹는 게 낫다. 어쨌든 이번에는 훅 당겨서 사버렸다. 

 

 

이왕 산거 맛있게 먹어야하지 않겠나. 촉촉하게 분식집 아줌마가 썰어주는 순대처럼 맛있게 쪄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주방으로 들어왔다. 순대를 조리하는 방법은 물에 넣어 삶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찜기에 올려 찌는 방법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클래식한 방법으로 나는 찌는 것을 선택했다. 냄비에 물을 넣고 실리콘 찜기를 올렸다. 

 

 

순대 1봉지가 쏙 들어갔다. 냉동 순대라 아주 딱딱한 상태였는데 물이 끓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15분을 삶는다. 

 

 

순대가 아주 잘 삶긴 것 같다. 뭔가 크기는 조금 더 작아진 것 같아서 양이 너무 적은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만족한다. 여기 순대는 치치에 있는 <한우리 정육점>에서 만든 수제 순대를 구입하거나 오클랜드에서 들어오는 순대를 구입하거나 둘 중에 하나다. 간혹 한인 마트에 완제품으로 순대나 순대볶음 같은 것이 들어올 때도 있지만, 그렇게 수입돼서 들어오는 완제품과 이런 순대는 또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

 

 

 

 

 

속도 알차게 잘 채워 만들어서 보기에도 좋았다. 분식집에서는 언제 순대가 팔릴지 모르는 상황이니 늘 면보를 덮어 순대를 촉촉하게 보관하지만, 우리는 바로 먹을 거라서 뜨끈할 때 참기름 슬쩍 발라 윤기를 내주고 곧바로 잘랐다. 

 

 

분식집 아줌마처럼 큰 식칼로 순대를 성큼성큼 썰었다. 뭔가 대충 막 썰어낸 모양이지만 맛있는 그 순대 느낌 말이다. 염통이나 간, 오도독뼈 같은 것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게 어딘가 싶었다. 오랜만에 아주 호화로운 분식 종합세트를 먹었다. 김말이도 그냥 김말이와 매콤한 김말이를 함께 준비했고 귀찮아서 잘 꺼내지 않던 단무지도 꺼내봤다. 

 

한국에서 순대를 직접 삶아 먹을 일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혹시라도 냉동 덩어리 순대를 구입한다면 해동시킬 것 없이 그냥 통째로 찜기에 넣어 물이 끓을 때부터 딱 15분만 삶으면 된다. 그렇게 삶은 순대는 파는 순대 부럽지 않다. 

 

 

▲ 타뇨의 뉴질랜드 이야기, 유투브 영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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