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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뉴질랜드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잘 했습니다.

by 행복한 Tanyo 2021.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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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는 최근 백신 접종을 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모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신랑은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필수 직업군 근로자로 분류가 돼서 록다운 중에 먼저 1차 접종을 하게 되었고 저는 며칠 뒤 제 나이대의 차례가 되었을 때 접종 안내문에 따라 예약을 하고 1차 접종을 마쳤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약국에서 약사를 통해 백신 접종을 합니다. 

저는 동네 약국에서 1차 백신을 맞았습니다. 혹시 아플 수도 있으니 일하지 않는 토요일 오전으로 예약했어요.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익숙한 약국이지만, 한국 언론을 통해 워낙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아주 약간은 겁을 먹었었기에 신랑과 함께 갔었지요.

 

 

왼 - 두 번에 걸쳐 백신 예약에 대한 안내 문자가 왔어요. / 오 - 1차 접종 때 받은 백신카드입니다. 

직원에게 제가 도착한 것을 알리고자 이름을 말했더니 '아, 한국분이세요?'라고 말씀하시는데, 생각보다 많이 반갑더라고요. 제 이름이 적힌 백신카드를 주셨습니다. 곧 접종실에서 약사분이 제 이름을 부르셨어요. '한국분이시죠?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시는데 접수 직원에 이어 약사까지 한국인이라 조금 신기했어요. 영어든, 한국어든 백신 맞는데 딱히 많은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말로 설명해주시고 안심시켜주시니 긴장도 덜 되고 편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운이 좋았죠.

 

'이게 끝인가요?' 뭔가 주사 같지도 않은 주사를 순식간에 맞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몸 상태 체크를 위해 15분간 약국 안에서 대기했어요. 대기하는 동안 약국 안을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아, 백신 접종하는 약국 내부는 촬영 금지였어요. 

 

뉴질랜드에서는 약국에서 약사를 통해 백신 접종이 가능합니다. 동네 병원(GP)과 약국, 임시로 세워진 백신접종센터 등을 통해서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보니 접종 접근이 조금 더 쉬운 것 같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잔여백신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혹시나 잔여백신을 원하면 직접 가거나 전화해서 물어봐야 하죠. 

 

 

백신 맞은 날은 음식 하는 거 아니라는 핑계를 대며 오랜만에 단골집에 들렀습니다. 여기는 캔터베리 대학교 앞에 위치한 '캡틴 벤스'라는 포장음식 전문점입니다. 워낙 저렴한데 맛도 좋고 양도 많아 가성비 끝판대장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이 동네 살 적에 정말 자주 왔었는데요. 지금은 그때보다는 가끔 방문하지만, 늘 만족도가 참 높습니다. 얼마 전 주인이 바뀌면서 야채를 조금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원래는 피시 앤 칩스 전문점이지만, 함께 판매하는 중국요리의 인기가 더 높습니다. 배고픈 젊은이들의 배를 제대로 채워주는 곳! 

 

 

스파이시 치킨 앤 포테이토 / 콤비네이션 누들
피시 / 스파이시 치킨 조인트 앤 포테이토

사실 각 메뉴가 1인분이라 2개만 주문했어야 했지만, 먹고 싶은 메뉴는 많고 가격은 저렴하다 보니 늘 충동구매를 하게 됩니다. 둘이서 먹는 점심 겸 저녁에 무려 4인분을 주문했습니다. 4인분이지만 6인까지 먹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음식이죠. 배를 두드리며 먹은 뒤 큰 자책감에 빠졌습니다. 저녁이 되니 점점 팔이 욱신거리고 들기 어려워지더라고요. 그래도 딱 그 정도라서 약 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백신 예약을 했는지 물어보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신랑 2차 백신 접종에 따라왔습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차들은 주차된 차가 아닌 백신을 기다리고 있는 차들이 줄을 선 것입니다. 왼쪽에 줄 선 차들은 예약하지 않고 온 사람들이고 오른쪽에 서있는 차들은 예약을 하고 온 사람들입니다.

 

신랑은 1차 접종을 했던 곳이 시티 근처에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백신센터라 2차도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데요. 마침 이 날은 '수퍼 세터데이'로 지정된 날이라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도 하고 접종률이 낮다 보니 정부에서 이런 행사를 만든 것이죠. 사실 저희는 그런 날인지도 모르고 예약된 날짜라서 갔습니다만, 가보니 그날이더군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찰떡이죠. 

 

 

더운 날 시동이 꺼진 차 안에서 앉아 있으니 참 덥더라고요. 햇빛은 또 얼마나 강렬한지요. 여름이 다 왔습니다. 정면을 바라보니 저희 앞에도 줄이 참 길고... 왼쪽을 바라보니 예약 없이 온 저 사람들의 줄도 참 길고... 

 

 

오, 다행히도 저희가 선 줄이 가장 먼저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직원의 수신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을 환영하는 메시지와 함께 대포처럼 커다란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큰 행사라서 방송국과 신문사 등에서 취재를 많이 온 것 같았어요. 

 

 

'여보, 저기가 접종하는 곳인가봐' 

'응, 우리도 여기 돌아서 저쪽으로 이동할 듯' 

'근데 뉴질랜드 사람들은 알까?

코비드 검사랑 백신 드라이브 스루 한국 아이디어인 거 알고 좀 고마워해야 하는데, 그렇지?'

 

 

코너를 돌고 돌아 거북이걸음으로 조금씩 움직여 드디어 접종소 코 앞까지 왔습니다. 이 쪽에서는 시동을 계속 꺼야 했는데요. 뉴질랜드 사람들이 타는 자동차 특성상 오래된 차가 워낙 많기 때문에 직원들이 배터리 점프를 모두 가지고 있더라고요 ^^;; 배터리 나가서 시동 꺼지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직원들도 종종 보였답니다. 저희 차는 다행히 2009년식이라.. 여기서는 나름 새 차기 때문에(?) 배터리가 나가지는 않았어요. 

 

 

오미, 저기도 카메라맨이 열심히 비디오를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저분은 곧 대기 중인 한 운전자에게 달려가 즉석 인터뷰를 했는데요. 저희랑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혹시나 저희에게 달려올까 봐 굉장히 긴장을 했었답니다.

 

'저 사람 이쪽으로 오면 어떡하지? 우리 영어 잘 못해서 어버버 하는 거 아냐?

안 왔으면 좋겠다. ㅜㅜ 지나가 제발...'

 

이쪽으로는 오지 않더라고요. 김칫국만 마셨습니다. 

 

 

앞 차의 접종이 끝나고 드디어 저희 차례가 되었습니다. 이 천막을 보고 있자니 무슨 바이러스 주제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어요. 예전에 인상 깊게 봤던 '감기'도 생각나고요. 

 

 

연두색 조끼 입은 분이 간호사고 신랑 팔뚝에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오른쪽 사진 속 백신 카드 뒷면에는 1차 접종과 2차 접종에 대한 기록이 적혀있습니다. 백신 장소와 이름, 생년월일 등이 적혀 있으며 신랑에게 집 주소 등 본인 확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몸 상태와 기분에 대해서 간단하게 물어본 뒤 백신 접종을 했습니다. 

 

 

너무 예쁜 백신 스티커를 받았어요. 원래 이런 거 안 주는데... 슈퍼 세터데이라서 주는 거라고 하네요. 예약 없이도 누구나 접종이 가능한 날! 

 

 

15분 웨이팅 싸인을 차 앞에 꽂아주셨어요. 곧장 대기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대기하는 동안 시원한 물 2병과 쿠키타임 쿠키 2개를 받았습니다. 특별한 날이라 모두에게 주는 거라고 합니다. 한편에서는 화덕피자 트럭이 와서 열심히 피자도 굽고 있었는데, 저희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어요. 저희 바로 뒷줄은 피자를 받았는데...  ㅜㅜ 피자를 기다리던 중 직원이 15분 지났다고 가라고 하더군요. 힝 나도 화덕 피자 먹을 줄 아는데 

 

 

차를 돌려 나가는 길에 오른쪽 멀리 피자 트럭이 보였습니다. '그래, 인생은 타이밍이지. 우린 오늘 피자 먹을 각이 아닌 거지' 

 

 

오는 길에 웨스트필드몰 KFC에 들러 위키드 윙 6조각과 치킨 2조각을 구입했습니다. 그걸로 부족해 그 옆에 있던 케밥집에서 닭고기랑 칩스도 큰 사이즈로 구입했어요. '오늘 당신 백신 맞았으니까 잘 먹어야 해'라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죠. 사실 친구가 슈퍼 세터데이라서 KFC 가면 뭐 공짜로 주는 게 있다고 했었는데, 하필 오후 4시까지 더라고요. 하지만 저희가 백신 맞고 나온 게 3시 50분이었다는 게 함정... 뭐 공짜로 먹을 기대에 부풀었다가 피자도 KFC도 불발되니 내돈내산으로라도 뭔가 먹어야 했어요. 한국 치킨이 흔하지 않은 뉴질랜드에서는 역시 KFC 위키드 윙이 진리죠.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혹시나 신랑이 아플까 봐 타이레놀과 파나돌(뉴질랜드 국민 진통제)을 가까이 두고 신랑은 잠들었습니다. 2차 백신 맞았으니 하루라도 일을 좀 쉬었으면 했지만, 신랑은 끝내 괜찮다며 새벽 출근을 강행했습니다. 결국 안 아프고 별 탈 없어 다행이지만, 한 며칠 마음 한편이 조마조마했답니다. 저도 11월 첫 주에 백신 2차 접종을 하는데요. 별거 아니지만, 생각보다 긴장되는 것 같네요. 모두들 백신 잘 맞고 건강한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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