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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남섬 여행

뉴질랜드 마운트쿡의 설경이 멋진 후커밸리 트랙, 진정한 겨울왕국!

by Joy_Tanyo_Kim 2021.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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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쿡 후커밸리 트랙의 첫 번째 흔들다리

오전에 클레이 클리프를 갔다가 숙소에서 누룽지 참깨라면을 먹은 뒤 저희는 곧장 마운트 쿡으로 출발했습니다. 트와이젤과 거리는 가깝지만 역시나 안개가 너무 자욱해서 운전하는 내내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뉴질랜드의 겨울 여행, 클레이 클리프에서 느낀 겨울의 낭만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시계를 확인하니 8시였습니다. 하지만 전 날 피로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던지라 너무 피곤했죠. 신랑도 저도 둘 다 피곤해서 결국 침대에서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

tanyodol.com

 

 

처음에는 안개가 없었지만, 푸카키 호수가 보이기 시작하자 안개가 심해졌죠. 사진 속 나무들 뒤로 보이는 낮은 구름 같은 것이 모두 안개인데요. 저기가 원래는 아주 푸른 푸카키 호수가 보여야 하는 지점입니다. 자, 또 안갯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푸카키 호수 전망대에 잠시 차를 세워 안개를 즐겼습니다. 원래는 여기서 바라볼 때 푸카키 호수가 넓고 푸르게 펼쳐지고 그 뒤로 마운트 쿡이 아주 멋지게 보이는데요. 안개가 다 가려서 호수는 커녕 마운트 쿡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안개 뷰가 나름 멋져서 잠시 즐겼어요. 

 

 

달리고 달려서 푸카키 호수를 벗어나 산 쪽으로 들어서자 안개가 걷히고 아름다운 설경이 펼쳐졌습니다. 

 

 

벌써 10번도 넘게 마운트 쿡을 방문했지만, 이렇게 눈이 쌓인 모습은 처음 봤어요. 한 여름에 와도 산 봉우리 쪽에는 만년설이 있지만 이런 모습은 아니거든요. 정말 절경이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웠어요. 가는 길목마다 얼마나 예쁜지 눈을 떼지 못했어요. 

 

 

후커 밸리로 진입하는 싸인이 보입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후커 밸리 트랙으로 곧장 걸었습니다. 오전 스케줄이 늦어지면서 시간이 많이 지연되었는데요. 출발할 때 이미 3시가 넘어 해가 조금씩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약간은 어둑어둑한 느낌의 사진들이에요. 후커 밸리는 왕복 3시간 30분 코스인데요. 바쁘게 걸어서 움직이면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캄캄할 때 걸으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상황을 보고 판단하자고 했어요. 

 

 

산 봉우리 쪽에는 햇빛이 잘 들어서 아주 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이렇게 아름다울줄 몰랐는데... '세상에나, 이 정도로 아름다울 줄 진작에 알았으면 오전에 클레이 클리프 버리고 여기로 바로 왔을 텐데...'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첫 번째 전망대를 지나자 3개의 흔들 다리 중 첫 번째 다리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빙하 호수도 만날 수 있었죠. 저기서 물이 끝없이 흘러 푸카키 호수까지 이어집니다. 

 

 

처음에 저 다리를 건널 때는 높기도 높고 다리는 흔들거리지, 아래에 빙하수는 무섭게 흐르지... 여러모로 건너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이제는 그냥 훅훅 보지도 않고 지나갑니다. 익숙해진거죠. 너무 자주 와서.. 

 

 

경치가 너무 좋아서 신났어요
빙하수가 흐르는 모습을 찾으셨나요? 
눈 속의 돌프
아름다운 눈꽃

눈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길이 많이 미끄러워졌는데요. 빙판길인 곳이 종종 있었고 워낙 가파른 곳이 많아서 넘어지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크게 넘어져 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요. 헬기로 구조대가 와서 다친 사람을 데려갔습니다. 이 사람 외에도 걷는 중에 넘어지는 사람과 휘청거리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저희도 순간순간 넘어질 뻔했던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쉽지만 그냥 돌아가자고 결정했죠. 해까지 지는 마당에 빙판길을 걷는 건 너무 위험해 보였거든요. 아무래도 눈앞에서 누군가가 헬기에 실려가는 모습을 보고 나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어쨌든 이 아름다운 설경을 두고 돌아가는 것이 정말 아쉽긴 했습니다. 

 

 

딱 여기까지만 걷고 돌아왔습니다. 두 번째 다리를 건너면 정말 더 예쁜 벌판이 펼쳐지는데요. 거기까지는 도저히 못갈 것 같았어요. 

 

 

하얀 세상을 즐기는 돌프

뽀득뽀득 눈 밟는 소리와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치치는 눈이 내리지 않는 지역이라 볼 수 있는데요. 한 10년 전에 한번 눈이 왔다는 말이 있긴 있지만, 제가 사는 동안 드라마틱하게 눈이 내리는 모습이나 이렇게 눈이 쌓인 모습을 본 적은 없었습니다. 눈 오는 날 강아지처럼 정말 신이 나서 뽈뽈거리며 뛰어다녔답니다. 

 

 

추운 날의 매력은 청아한 공기
첫 번째 전망대에서 돌프
후커밸리 트랙 시작점의 표식이라 볼 수 있는 외로운 나무

그래도 이 와중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곳은 후커 밸리 트랙의 시작점이자 후커 밸리 캠핑 사이트인데요. 저희도 여기서 캠핑을 종종 했었습니다. 사실 이번에도 원래는 캠핑을 하려고 계획했었지만, 긴 휴가도 아니고 짧게 주말여행을 온 것이다 보니 너무 피곤하고 고생할까 봐 숙소를 잡았던 것이었어요. 한데 이렇게 눈 쌓이고 얼어붙은 캠핑장을 실제로 보고 나니 '아, 숙소 잡길 참 잘했다' 싶었죠. 캠핑카를 가져온 사람들은 조금 더 많았는데요. 캠핑카 빌리는 금액이 부담스럽지 않은 순간이 온다면 꼭 캠핑카로 와보고 싶습니다. 

 

 

후커밸리 쉘터는 겨울 시즌에는 물도 안 나오고 화장실 사용도 불가능합니다. 밖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만 사용할 수 있어요. 

 

 

마운트 쿡 봉우리만 살짝 보이는데요. 아쉽지만 이제 숙소로 돌아갑니다. 지금 가서 바로 식사 준비하면 시간이 딱 좋을 것 같았어요. 

 

 

겨울이고 보름이고 여러모로 시기가 똑 떨어져서 그런지 달이 정말 징그럽게 컸습니다. 저기 보이는 동그란 것이 달인데요. 사진으로 보기에는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 봤을 때는 기겁할 정도로 달이 컸습니다. 평소 달이 작은 꿀호떡이라면 저 달은 라지 사이즈 피자 같았어요. 뉴질랜드는 유난히 달이 크고 해도 큽니다. 약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커서 신기해요. 이건 꼭 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길 바라요. 

 

 

구이용으로 손질된 소고기 등심도 굽고 오전에 구입한 연어도 준비하고 와사비 간장, 양파채, 홀스 래디쉬 소스까지 준비 완료! 

 

 

여기서 파는 연어는 보통 연어보다 식감이 쫄깃하고 탱글하고 맛이 좋습니다. 확실히 고산지대 빙하수에서 자란 놈들이라 결이 다르죠. 미리 준비해온 단촛물에 밥 슥슥 비셔서 초밥은 아니지만 초밥 맛을 내며 먹었습니다. 아보카도를 잊은 게 정말 아쉬웠답니다. 같이 먹었으면 대박인데... 어쨌든 먹방에 먹방을 찍은 저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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