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는 라이스페이퍼로 만든 떡볶이가 유행이라고 하길래 저도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라이스페이퍼 떡볶이 외에도 김부각 만들기, 탕수육 만들기 등 라이스페이퍼를 사용한 기발한 음식이 많은 것 같았어요. 라이스페이퍼는 한국에서도 쉽게 구입이 가능한 재료죠? 뉴질랜드에는 한인사회가 작다 보니 떡집이 거의 없고 그렇다 보니 떡 값이 보통 비싼 편입니다. 라이스페이퍼는 그에 비해 굉장히 저렴해서 가성비로 따지면 라이스페이퍼로 만들어 먹는 떡볶이가 으뜸인 것 같아요.
*라이스페이퍼 떡 재료 : 라이스 페이퍼, 모짜렐라 치즈(선택), 뜨거운 물
*떡볶이 재료 : 고추장 2큰술, 진간장 2큰술, 설탕(또는 올리고당)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시다 약간, 미원 약간, 후추 조금, 냉장고 속 야채(저는 양배추, 양파, 당근 사용했어요.)
물 양에 따라서 싱거울 수 있어요. 간이 맞지 않을 때는 양념 재료를 조금씩 더 넣어서 입맛에 맞게 맞추시면 됩니다. 다시다와 미원은 치팅인데요 ^^ 밖에서 파는 떡볶이 맛을 내고 싶을 때 아주 조금씩 톡톡 털어 넣는 편이에요.
어떤 라이스 페이퍼든 괜찮아요. 동그란 모양도 좋고 네모 모양도 좋아요. 저는 한 번에 3장을 겹쳐서 사용했습니다. 큰 사이즈의 라이스페이퍼를 사용했는데 뉴질랜드 물가로 50장 1 봉지에 NZ$2.65(2,110원)입니다.
미리 준비한 뜨거운 물에 1장씩 담궈서 차곡차곡 겹쳐주세요. 그리고 돌돌돌 말아주면 됩니다. 검지 손가락보다는 굵고 엄지 손가락보다는 얇게 나왔어요. 만약 가래떡만큼 두껍게 만들고 싶다면 5장 정도를 겹치면 될 것 같습니다.
1줄을 자르니 떡 4개가 나왔습니다. 길이는 제 손 기준 중지 손가락 길이입니다. 생각보다 돌돌돌 말아주는게 금세 끝나서 실제로 떡 모양을 내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그저 약간의 귀찮음?
겹겹이 돌돌 말린 속이 보이시죠? 일단 만드는 동안 계속 했던 생각은 '이게 겹겹이 잘 붙어 있을까? 떨어지지 않을까? 서로 들러붙지 않을까?'라는 걱정이었습니다. 어쨌든 제법 떡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호호, 치떡이 빠질 수 없죠. 한국에서는 치즈, 고구마 등이 들어간 떡을 인터넷으로 자주 구입했었는데요. 뉴질랜드에서는 일단 떡 자체가 귀하다 보니 그런 선택지는 꿈도 꿀 수 없었죠. 하지만 제가 직접 만드는 떡(?)이라면 다르죠. 이렇게 간편하게 떡 비슷한 형태를 만들 수 있다니 감격이었습니다. 모짜렐라 치즈는 듬뿍 넣어줘야죠. 아주 그냥 먹다가 치즈에 잠길 정도로 치즈는 듬뿍!
치즈를 욕심 부려서 넣었더니 떡이 아주 그냥 토실토실 길쭉합니다. 앞서 만들었던 3겹 떡과는 달리 1겹이라 흐물흐물했지만, 그래도 터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떡이 준비가 되었어요. 치즈떡 4개, 일반 떡 28개입니다. 딱 저희 부부가 먹을 1인분에 합당한 양이라 생각했습니다.
냉장고에 있던 야채를 꺼내서 적당히 준비했습니다. 저는 떡볶이 먹을 때 야채파라서 떡보다 야채를 더 좋아합니다. 신랑은 떡만 먹는 편이에요. 어쨌든 야채는 양보할 수 없죠.
혹시나 들러붙을까 걱정돼서 하나씩 톡톡 넣어줬습니다.
일반 떡을 모두 넣은 다음 야채도 몽땅 넣었어요. 양념이 스며들지 않아 아직은 멀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떡볶이 국물도 조금씩 졸아들고 떡도 잘 익었다 싶을 때 마무리로 치즈떡을 넣었습니다. 라이스페이퍼 1겹이라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마지막에 넣었어요. 치즈만 녹으면 된다 싶었죠.
치즈까지 모두 잘 녹아 이제 진짜 다 되었다 싶을 때 리크(Leek) 채썬 것을 넣었습니다. 맛과 향이 대파와 거의 비슷하지만 대파보다는 더 억세고 강한 녀석이죠. 뉴질랜드에서 파는 사계절 비싼 야채에 속합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리크는 굉장히 저렴한 편이에요. 지금은 야채가 전반적으로 비싼 겨울이지만, 리크는 하나에 천 원대에 구입이 가능합니다. 마켓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저희 집 쪽 마트에서는 1불~ 2불 대 사이에 구입이 가능했어요. 리크 하나면 파절이 50인분은 거뜬히 만드는 양입니다.
사진 중앙에 아주 커다란 파처럼 생긴 야채가 리크입니다. 리크 바로 오른편에 단으로 묶인 파도 함께 있습니다. 파와 리크가 함께 나란히 있으니 사이즈의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지죠? 집 앞에 위치한 뉴월드에서 찍은 사진인데 이번에 진열된 리크는 평소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였던 것 같습니다. 클 때는 훨씬 크답니다.
짜잔, 리크까지 잘 익어서 완전 맛있게 완성된 라이스페이퍼 떡볶이입니다.
잉, 식감이 너무 좋았어요. 떡볶이 양념은 늘 해먹던 그 양념이니 별반 차이가 없었고요. 떡의 차이는 확연했는데요. 진짜 떡볶이 떡보다 훨씬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자랑했습니다. 쫄깃한 분모자를 먹는 느낌도 났고 중국 당면을 떡모양으로 만들어서 먹는 느낌도 났던 것 같아요. 어쨌든 식감 도둑입니다. 진짜 식감 좋았어요.
하지만 특유의 라이스 페이퍼 향은 감춰지지 않았는데요. 식감 깡패인 것은 확실하지만 맛은 일반 떡으로 만든 떡볶이가 더 좋긴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식감이 너무너무 좋으니까... 일반 떡볶이 떡과 약간 섞어서 떡볶이를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가지의 조화가 굉장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
오미, 치즈떡은 사랑입니다. 이건 생긴 것도 진짜 분모자 같았는데요. 페이퍼 1장이라 힘도 없었지만, 치즈까지 아주 잘 녹은 상태라서 쭉쭉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터지지 않았죠. 라이스 페이퍼를 아주 찰떡같이 말았더니 터지지 않고 쭉~~~~ 늘어나기만 했어요. 아주 만족스럽게 맛있는 치떡을 즐겼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렇게 만든 치떡을 그대로 튀겨도 아주 맛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에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
라이스페이퍼 마트에서 쉽게 구입 가능하니까 여러분들도 한번 시도해보세요. 라이스페이퍼 떡볶이 10점 만점에 9점입니다. 진짜 떡으로 만든 떡볶이는 10점 만점에 11점이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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