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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코비드19 록다운 중이지만, 생일 축하해

by Joy_Tanyo_Kim 2020.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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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코비드19 록다운이 시작된 지 9일이 지났네요. 뉴질랜드는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던 초기(3월 26일)에 정부에서 바이러스 확산 방지대책으로 경보 4단계 록다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필수 업종(슈퍼마켓, 약국, 병원, 버스운전기사 등)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집에 머물러야만 하는 그런 상황이죠.

 

함께 살고 있는 플랫들 중 1명은 약국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하고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집에 있답니다. 각자 방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학생들은 각자 방에서 공부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죠. 각자 생활패턴이 달라서 한 자리에 모여 밥 먹을 일이 많이 없었는데, 록다운 핑계로 한 자리에서 함께 밥을 먹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록다운 직전에 몇 봉지 구입했던 스파게티면은 요즘 제대로 알뜰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오일파스타에 콜비 치즈 살짝 뿌려서 먹었어요. 오일 파스타 좋아하지만, 느끼함을 느낀다면 매운 타이고추나 청양고추 살짝 넣어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요.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우거지와 소고기 듬뿍 넣어 우거지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먹고 조금 남았던 두부도 넣고 들깨 가루도 듬뿍 넣어서 끓여봤어요. 누군가의 레시피를 보고 끓인 것이 아닌, 온전히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 만들었던 메뉴였는데요. 생각보다 맛이 좋았습니다. 

 

 

우리 만식이(홈스테이 학생) 점심 도시락 단골메뉴인 볶음밥입니다. 요즘 학교에 가질 않으니 도시락을 싸지 않아서 자주 만들 일이 없었는데요. 오랜만에 만들어서 점심 식사로 모두 함께 먹었습니다. 

 

 

너무너무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만들어 본 간짜장입니다. 춘장 1 봉지 사고 당근, 감자, 쥬키니 호박, 양파, 소고기, 돼지고기 듬뿍 넣어서 만들었어요. 모두 각각 따로 볶아서 준비하다 보니 손은 많이 갔지만, 들인 정성이 아깝지 않을 그런 맛이었습니다. 처음 만들어 봤는데, 앞으로는 간짜장 집에서 해 먹을 것 같습니다. 춘장 맛은 보증이 된 안전한 맛이다 보니 실패가 없는 것 같았어요. 

 

 

록다운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장을 보러 나갔습니다. 직접 만든 면 마스크를 하나씩 끼고 비닐 장갑을 챙겨서 갔습니다. 한인마트에서는 직원이 입구에 서서 입장하는 손님을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마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한 번에 딱 10명까지 가능하다고 했는데요. 입구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손님 1명이 나가면 또 1명이 입장하는 그런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었어요. 비닐장갑은 입구에서 나눠줬습니다. 

 

 

물건이 많이 빠진 상태였지만, 없는 물건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가까운 호주만 봐도 생필품 사재기에 온 국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었는데요. 다행히 뉴질랜드는 그런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초반에 파스타나 롱라이프우유, 통조림류가 동나거나 샴푸, 손세정제 등이 동나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그것도 며칠 가지 않았죠.

 

록다운이 시작되고 마트 영업시간을 줄이고 사람을 통제하면서 자연스럽게 모든 사이클이 정상 범위로 돌아오게 된 것 같습니다. 한인마트를 갔다가 곧장 로컬 마트 카운트다운에도 들렀는데요. 마트 서너군데를 돌아도 구할 수 없었던 샴푸랑 롱라이프우유가 이제 넉넉하게 있더라고요. 저희도 딱 필요한 것만 조금씩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서 달고나 커피가 한창 난리일 때도 사실 이걸 만들어 먹어 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요. 지난 3월 3일 뉴질랜드 뉴스 사이트에 한국의 달고나 커피가 소개되면서 저희도 만들어 보게 되었습니다. 이게 맛은 믹스 커피처럼 달콤한데 생각보다 쫀득쫀득한 식감이 느껴지더라고요. 평소에 달콤한 커피를 즐겨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달고나 커피는 종종 먹을 것 같네요.

 

 

방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Z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거래처와 통화를 하고 있어서 그냥 기다렸쥬...)  

그 와중에 우리 플랫 Z 생일을 맞이해서 집에서 다 함께 생일축하도 했습니다. 소고기 듬뿍 넣어서 미역국도 끓이고 미리 준비했던 빵 시트에 생크림, 딸기잼, 후르츠 과일 듬뿍 넣어서 수제 케이크도 준비했지요. 좀 없어 보이지만 ^^;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한 록다운 케이크입니다.

록다운 끝나면 좋은 선물 해주마~ 그러면서 생일 파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모두 합심하여 네가 태어난 것을 축복하고 네가 있어서 참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며... 

 

 

신랑이 차려준 점심입니다. 최근 한 달 사이 오른 팔이 많이 아프기 시작했는데요. 팔을 옆으로나 뒤로 들어 올리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최대한 팔을 쓰지 말라며 신랑이 식사를 차려주기 시작했습니다. 히히 호사를 누리는 중이죠. 달걀을 삶고 햄을 다지고 빵을 굽고 아주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어느새 뚝딱 샐러드 샌드위치를 준비했더라고요. 사과를 넣어서 달콤하게 아삭 거리는 맛이 참 좋았어요. 

 

 

이 것도 신랑이 만들어준 파스타입니다. 이제 파스타는 곧 잘 만드는 것 같아요. 이렇게 요리를 잘하는 줄 몰랐습니다. 흣

 

록다운이 어서 끝났으면 좋겠네요. 병원에 빨리 가서 사진이라도 찍어보고 싶은데요. 증상이 딱 오십견 증상 같긴 한데, 혹시나 다른 이유로 아픈 것일까 봐 스트레칭 같은 운동도 쉽게 하지 못하고 있답니다. ㅜㅜ 이 나이에 오십견이 왔다면 그것도 그 나름대로 참 슬픈 일이긴 합니다. 어쨌든 저희 참 잘 지내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가을이 참 예쁜데, 록다운으로 단풍 구경을 제대로 못하게 된 것이 가장 아쉽네요. 

 

 

어느새 800명을 넘어섰다는 뉴질랜드의 확진자 소식입니다. 하루에 많게는 90명 가까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다음 주쯤에는 록다운 효과를 봐서 확진자 소식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네요. 한국도 어서 안정되길 멀리 뉴질랜드에서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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