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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뉴질랜드 흑전복의 매력

by Joy_Tanyo_Kim 2020.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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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트에 장비까지 구입해서 물질(해녀들이 하는 그 물질)을 다니는 친구가 있습니다. 사실 원래는 서핑을 즐기기 위한 목적의 수트였지만, 부수적으로 하는 물질의 재미가 더 쏠쏠하다고 하더군요. 인스타 피드에 전복 사진이 워낙 자주 올라 오길래 '우리도 함 데려가~ 너만 가지말고!' 라고 했더니 정말 데려갔습니다. 밀물 썰물 시간을 잘 보고 날씨를 가려서 가야하는데, 하필 최적의 시간이 조금 흐렸습니다. 그래도 뭐... 사실 저희는 재미로 가는게 더 크니까 그냥 갔습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 테일러미스테이크 해변에 있는 고들리헤드 트래킹 코스로 갔습니다. 이 곳은 저희가 그저 걷기 위해서도 자주 갔었던 곳이라 익숙해서 좋았어요. 한 30~40분 걸었을까요? 괜찮은 포인트가 보여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고들리 헤드 트랙을 걸으며 
수트에 스노쿨링 장비와 오리발까지 맞추고 물질 나간 친구의 모습 

지금은 뉴질랜드의 여름이지만 바닷물은 굉장히 차갑습니다. 이게 남극이 가까워서 그런지 물은 언제나 차갑더라고요. 얼음장 같은 물에 그냥 들어가면 10분도 채 못있는데 수트를 입어서인지 저 친구는 굉장히 오랫동안 물 속에서 견딜 수 있었답니다. 비록 수트는 없지만, 바다 수영이 꼭 하고 싶었던 신랑은 수영복 바지와 스노쿨링 장비를 챙겨왔었습니다. 그리고 춥지만... 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었지요. 5분 쯤 견뎠을까요? 추위에 떨며 나오더니 '나도 수트 하나 사야하나? 수영 진짜 하고 싶은데... 너무 차갑다 물이 ㅠㅠ' 그러더군요.

 

 

수트 사면 저야 좋습니다. 해산물을 싫어하는 신랑이지만 수영에 스노쿨링은 워낙 좋아하니까... 그러면 신랑은 재미로 물질하고 따온 해산물은 제가 다 먹으면 이게 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니겠어요? 여튼 신랑 수트는 고민해봐야겠습니다 ^^ 

 

친구는 몇 번을 물가로 오고가며 전복과 소라를 갖다 날랐습니다. 맨 손으로는 전복을 따기가 어려워서 장비가 꼭 있어야하는데요. 사실 전문장비보다는 튼튼한 일자 드라이버나 납작한 모종삽 같은 것이 쓰기 좋다고 합니다. 

 

 

물질을 마친 친구는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었어요. 
라면이 끓기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의 모습

가까운 곳에 바람이 들지 않는 아주 작은 동굴 비슷한 공간이 있어서 저희는 자리를 깔고 라면 물을 올렸습니다. 라면은 역시 바닷바람 쐬며 먹는 라면이 최고지요. 캠핑용 가스불을 사용했더니 화력이 좋아서 순식간에 물이 끓기 시작했어요. 

 

 

세상에나, 이렇게 맛있는 라면은 참 오랜만에 먹었던 것 같습니다. 달걀 하나, 파 한 조각 넣지 않았는데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니요. 정말 라면의 맛은 분위기가 좌우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저희 네 사람 모두 허겁지겁 라면을 먹어치웠답니다. 국물도 끝내주더군요. 아마 해산물 못먹는 신랑 아니었다면 라면에 갓 잡은 전복을 넣었을겁니다. 

 

 

라면까지 깔끔하게 먹었으니 이제 돌아갈 시간, 자리를 정리하고 짐을 챙겨 다시 트래킹 코스가 있는 위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오전에는 하늘이 흐리더니 돌아갈 시간이 되자 왜 이렇게 맑은지요. 

 

 

물 색이 참 예쁜 바다입니다. 한국에서 보던 바다 색과는 차이가 굉장히 큰 것 같아요. 볼 때마다 참 신기하고 아름답습니다. 고들리 헤드 트래킹 코스는 왕복 3시간이 넘는 코스인데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코스라서 정말 아름다워요. 게다가 험난한 코스가 아니라서 걷기도 굉장히 편한 편이죠.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무난합니다. 

 

 

트랙이 끝나고 테일러 미쓰테이크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아름답게 핀 '포후투카와' 나무의 꽃이 보입니다. 사진으로 봐도 정말 아름답죠? 실제로 보면 더 아름답습니다. 이 꽃은 11월 초부터 1월 말까지 피는 꽃인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피어나는 붉은 꽃이라해서 뉴질랜드의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마오리족 전설에 의하면 마오리의 전사 '타와키'가 죽어 떨어진 자리에 포후투카와 나무가 자라났으며 그의 피가 붉은 꽃을 피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나무는 최대 25m까지 자라는 나무라고 해요. 뉴질랜드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작은 상점하나 없는 이 곳인데, 왠일로 아이스크림 차가 와서 영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고민할 것도 없이 냉큼 뛰어가 아이스크림을 주문했습니다. 과일 맛 아이스크림만 팔아서 신랑이 조금 아쉬워하긴 했지만(신랑은 초코 아이스크림 좋아해요), 고민 끝에 망고 맛으로 구입했지요. 저는 베리믹스로 주문을 했답니다. 모든 아이스크림은 진짜 진짜 과일을 듬뿍 넣어서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것이라 더욱 맛있었어요. 잉, 게다가 저렴하기까지! 산처럼 쌓아주신 맛난 진짜배기 과일 아이스크림은 4불! 

 

 

전복과 소라 그릴에 굽는 중 

뉴질랜드의 흑전복은 날 것으로 먹어도 굉장히 오독오독하고 맛있지만, 구워서 먹어도 참말로 맛있습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물 속에 전복이 뿌려놓은 듯이 정말 많았지만, 대부분 10cm~ 11cm사이의 정말 아쉬운 크기라서 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사진 속 저 전복은 딱 12.5cm입니다. 그 많은 전복 속에서 딱 1개 건졌답니다. 

 

뉴질랜드에서 흑전복은 12.5cm 크기 제한이 걸려 있습니다. 사이즈만 지킨다면 1인 10개까지 채취가 가능한데,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1인 5개까지 가능한 것으로 작년 12월에 변경되었답니다. 안지키다가 걸리면 벌금이 굉장히 비싼 편이니 조심하셔야합니다. 

 

 

구운 흑전복 잘라서 내니 이런 모양이 되었어요. 정말 버섯 구운 모양과 비슷하지요? 아주아주 부드럽고 맛이 좋았습니다. 신랑이 이 맛있는 것을 먹지 못한다는게 마음이 아팠어요. 너무너무 맛있는데! 

 

 

소라도 구워서 먹었지요. 얼마나 알이 큰지, 정말 배부르게 먹었답니다. 초장 찍으니 꿀맛! 

 

 

입가심으로 정원에 열린 딸기와 블루베리 따서 먹었습니다. 새들이 탐내기 전에 어서 망을 제대로 쳐야할 것 같아요. 

 

 

개인이 채취할 수 있는 해산물 중에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고 저희 또한 종종 채취하러 가는 것들에 대한 정보 공유합니다. 어플이 있어서 폰으로 다운 받으면 더욱 간편하게 볼 수 있어요. 어플 이름은 'NZ Fishing Rules'입니다. 채취가 가능한 포인트는 모두 제각각이라서 검색해보시고 사람들 후기보고 움직이시면 될 것 같아요. 

 

 

 

여튼, 친구 덕분에 맛있는 흑전복에 커다란 소라, 골뱅이 듬뿍 먹었던 날이었습니다. 뉴질랜드 오시면 흑전복, 초록홍합, 블러프 굴, 카이코우라 크레이피시는 꼭 드셔보시길 추천해요. 정말 맛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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