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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뉴질랜드에서 함께 부대끼며 사는 우리들

by Joy_Tanyo_Kim 2020.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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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은 제가 결혼을 하게 되면서 신랑과 저 두 사람이 구성원이 되었어요. 뉴질랜드에 오면서 일상생활에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저희 두 사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살게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생각해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생판 모르는 남과 함께 집을 공유하며 산다는 것이 굉장히 걱정스럽고 막막했었는데요.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듯 적응하며 살고 있답니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는 것이 제대로 실감나더라고요. 

 

블로그에 적었던 글을 통해서 연락이 와서 함께 살게 되었던 플랫 메이트와 홈스테이도 있었고 그저 잠시 머물다가는 단기 플랫도 있었어요. 친척 조카들이 꽤 긴 기간 동안 홈스테이를 하기도 했었고 가족들이 방문해서 몇 개월간 함께 지내기도 했었죠. 그리고 현재 저희 집은 만원입니다. 

 

 

함께 살고 있는 플랫들과 집 뒷마당에서 함께 찍은 사진 

저희가 살고 있는 집은 치치에서도 나름 큰 집인 것 같아요. 물론 엄청엄청 큰 건 아니지만, 일반적인 집 크기로 치면 꽤 큰 편이죠. 좋은 집에 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만큼 렌트비가 만만치않기 때문에 플랫메이트는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이 곳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플랫 메이트를 두고 있으며 저희 또한 플랫 메이트와 함께 살고 있답니다.

 

2018년 이 집으로 이사올 때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던 직장인 JK(남)와 작년 연말에 이사 들어온 유학생 JM(여)이 저희의 가족이 되었지요. 함께 사는 플랫들과 벽을 치고 사는 사람들도 꽤 많지만, 저희는 함께 살기 전부터 서로 친했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더욱 힘이 되어 주고 가족이 되어주는 관계가 되었어요. 하지만 함께 살다보면 아주 작고 사소한 일에 서운함이 생길 수 있기에 편하게 대하되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매일 노력하고 있답니다.

 

 

서로가 자신의 것을 아끼고 내 것을 챙기다보면 '너 내 조미료 썼지?', '넌 왜 제대로 안치워?' 등(플랫을 하다보면 정말 사소한 식용유, 음료수, 화장실 배수구 머리카락 등으로 싸우게 됩니다) 불평이 점점 늘어날 수 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아낌없이 주고자하고 더욱 베풀다보면 결국에는 모든게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 공식에는 한 사람의 일방적인 선한 마음이 아닌 상호간에 마음이 오고 가야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요. 

 

 

홈스테이 학생 데리러 간 치치 공항 

그리고 2020년 1월, 한 사람 더 저희와 함께 살게 되었답니다. 가깝게 지내던 언니의 아들로 저희집에 홈스테이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올해 Y12(한국 고2)인 남학생 MS입니다. 아주 어릴 때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에 와서 살기 시작해서 완전 여기 사람인데요. 가족들이 모두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서 저희집으로 오게 되었답니다. 여기 영주권자이고 아무래도 고2니까 이 곳에서 학업을 마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정된 일이었죠. 온 가족을 한국에 두고 혼자 돌아오는 아이의 마음이 꽤 무거울 것 같았어요. 

 

 

공항 가든에는 많은 사람들이 햇살을 쬐며 쉬고 있었어요. 

날씨가 좋아서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가든에 나와 있었어요. 앉아서 책을 보는 사람들도 많았고 앞에 있는 야외 탁구대에서 탁구를 치는 사람, 누워서 낮잠을 자는 사람들도 많았죠. 저희는 이렇게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저렇게 있을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어요 ^^;; 자외선 무서워서... 

 

 

드디어 MS를 만났습니다. 긴 비행이 아무래도 많이 힘들었던지 꽤나 피곤한 모습을 보였어요. 잘 도착했다는 인증샷 찍은 다음 곧바로 집으로 이동했어요. 두 손에는 뭘 또 이리 가득 들고 왔는지... 엄청엄청 감동적이고 고마웠답니다. 

 

 

오클랜드에서 사온 크리스피 오리지널과 일본 공항에서 사왔다는 키켓 말차맛 

이모(MS는 저를 이모라고 불러요)주려고 사왔다는 크리스피와 키켓을 받았답니다. 고마운 마음이 컸지만 애 놀려 먹으려고 크리스피를 받으며 [ 크리스피 이제 치치에 들어오는데~ 몰랐어? ] 라고 말하고 키켓을 받을 때는 [ 어머나 세상에, 이 시국에? 키켓 말차 여기도 파는데?? ] 라고 말하며 짖궂게 놀렸답니다^^  농담은 1절로 끝내고 모두 함께 맛있게 먹었지요. 오랜만에 먹는 크리스피 오리지널은 꿀맛!  

 

작년까지만 해도 크리스피는 북섬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음식이었어요. 그래서 오클랜드를 통해 오는 사람들에게 크리스피 사다달라는 부탁을 꽤 많이들 하는 편이었죠. 하지만 이제 치치의 모든 BP주유소 매점에서 크리스피 오리지널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행복해요! 

 

 

아마 한국에서 새해를 맞아 떡국을 먹었겠지만, 우리와 함께 보내는 새해는 처음이니 꼭 같이 먹어야 한다면서 떡국을 끓여 먹었어요. 만두도 넣고 소고기와 달걀도 듬뿍 넣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희 집은 실제로 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벽장 있는 방이 총 3개 뿐인데요. MS가 사용하게된 방은 사실 원래는 손님 맞이하는 용도의 방이라 벽장이 없답니다. 저희가 작업실로 사용하는 방이었는데 이번에 정리를 싹 하고 침실로 용도를 변경하게 되었어요. 애초에 집을 계약할 때는 마스터 배드룸 1개에 더블배드룸 3개라고 들었었는데 실제로 이사와서 보니 방 1개는 벽장이 없더라고요. 아마도 예전에 살던 사람들도 이렇게 침실로 썼던 것 같아요. 

 

어쨌든 이제 모든 방이 가득 찼습니다. 저희 두 사람과 플랫 메이트 2명, 홈스테이 1명이 함께 살게 되었는데요. 홈스테이는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 앞으로 2년을 함께할 것 같아요. 아직 방학 중이라 여유롭지만, 개학을 하게 되면 정말 정신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큰 아들은 키워본 적이 없는데 ^^;; 아직 제 자식도 낳아보지 못했는데 좋은 경험하게 된 것 같습니다. 

 

 

 

혈연지간의 가족이 진정한 가족이지만, 매일 밥상머리에서 이야기 나누고 함께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 또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은 타국이라 쉽게 외로워질 수 있어요. 함께 살게 된 플랫 청년들도 혼자 산다는 것이 외롭고 가족의 정이 그리운 마음에 저희와 함께 살기를 원하기도 했었답니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세계가 들썩이고 있는데요. 한국에 계신 엄마와 가족들이 가장 걱정됩니다. 가족들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모두들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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