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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13시간을 날아온 친정엄마와 언니, 조카들과 만난 기쁨의 시간

by Joy_Tanyo_Kim 2019.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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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친정 엄마와 언니, 조카들이 뉴질랜드에 잘 도착했어요. 영상통화로만 만났던 가족들을 이렇게 살을 부비며 만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요. 요즘 정말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가족들이 도착한지 벌써 9일째가 되었어요. 아이들이 프리스쿨(한국의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에 등원한지도 어느새 4일째가 되었습니다. 

 

지난 일주일은 정말 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지내는 동안 사용할 물건들을 하나씩 구입하고 계절에 맞춰 부족한 옷도 구입하러 다녔어요. 뉴질랜드의 프리스쿨은 식사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매일 도시락을 준비해야합니다. 그래서 아이들 도시락과 물병도 2개씩 구입했지요. 오늘은 지난 9일동안의 이야기를 조금씩 소개하려고 해요. 

 

 

가족들이 도착하기 하루 전 날 지저분한 차 내부를 모두 정리했어요. 사실 저희 게으름뱅이들이라서 대충대충 보이는 곳만 치우고 살았었는데, 조카들이 타는 차가 더러우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꼼꼼하게 바닥까지 모두 청소했지요. 카페트를 떼내니 밑바닥이 얼마나 더러운지요. 구석구석 청소기로 밀고 닦고 먼지를 털어줬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햇빛 가리개도 미리 구입을 해서 붙였지요. 

 

 

가깝게 지내는 아기엄마에게 남는 아기 카시트를 빌리고 또 다른 엄마들에게 부스터시트를 빌려서 하나씩 나란히 장착했어요. 저희 차가 그렇게 작은 차는 아닌데 카시트에 부스터까지 놓으니 생각보다 차가 많이 좁아지는 것 같아요 ^^;; 어른들이 함께 타면 아마 꽉 찰 것 같네요. 

 

 

생후 3개월인 땡땡이에게 꼭 필요할 물티슈와 얇은 아기 담요도 함께 준비했어요. 아마 언니가 이것저것 다 가지고 올테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백업용을 준비하는거죠. 이렇게 하나씩 준비하고 있으니 얼마나 가슴이 두근두근 설렜는지 몰라요. 

 

 

카시트를 빌려준 언니가 쌍둥이용 유모차도 함께 빌려줬어요. 아직 아기를 낳아본 적도 키워본 적도 없는 제게는 모든게 참 어렵고 생소했답니다. 어떻게 접는지, 어떻게 쓰는지 설명을 들었지만 순식간에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 우리 땡땡이가 오면 유용하게 잘 사용되길 바랄뿐이었죠. 

 

 

드디어 가족들을 데리러 공항으로 가는 길입니다. 사실 전 날까지만 해도 그냥 "오는가보다, 이제 내일이면 진짜 오는가보다" 싶었는데요. 당일이 되니 마음이 얼마나 쿵쾅쿵쾅 거리던지요. 사람 마음이 참 신기했어요. 막상 닥쳐오니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기분도 들떠서 제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더라고요. 다행히도 가족들이 오는 날은 참 날씨가 좋았어요. 

 

 

저희집에서 첫 아침식사를 하는 둘째 조카의 모습입니다. 요거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요거트를 찾네요. 따스한 햇살이 가득해지자 친정엄마와 둘째는 정원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원에 핀 들꽃이 예쁜지 아이들이 자꾸만 꺾어 오더라고요. 꽃반지도 같이 만들고 꽃팔찌도 만들었어요. 

 

 

셋째날이었던 지난주 금요일 오전에 앞으로 다니게 될 프리스쿨에 잠시 방문했습니다. 아이들이 잠시라도 와서 프리스쿨 내부의 모습과 놀이터, 선생님과 친구들의 얼굴을 익히는 것이 아이들 적응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선생님의 조언때문이었죠.

 

 

저희 조카들은 앞으로 2개월간 이 곳 "핑거프린트 크리스찬 프리스쿨"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이지만, 잘 적응하기를 바랄 뿐이었죠. 

 

 

첫 방문이었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이 너무 잘 놀아서 1시간 정도 프리스쿨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막내 땡땡이를 제가 안고 사진을 찍었어요. 생후 3개월의 아기는 참 오랜만에 안아봤는데 역시나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부들부들하고 따끈따끈한 땡땡이는 파닥파닥 거리면서 제 품에 쏙 안겨들었죠. 아, 나도 어서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죠. 

 

 

근처 동네에 있는 놀이터에 잠시 들렀습니다. 날씨가 굉장히 좋긴했지만 그래도 아직 겨울인데 반팔에 반바지 입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하긴 여긴 아이들이 한겨울에 패딩 점퍼를 입더라도 바지는 짧은 바지를 입히더라고요. 남자 중학생 교복도 긴 바지 자체가 없답니다. 사계절 무조건 짧은 바지에요.

 

이 미끄럼틀의 길이는 15미터는 족히 되는 길이에 꽤 높은 경사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이 동네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미끄럼틀입니다. 원래는 이 곳에 있는 짚라인을 타러 갔었지만, 수리중이라 미끄럼틀과 다른 놀이기구들로 만족을 해야 했어요. 첫째와 둘째가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20번은 탄 것 같네요. 

 

 

놀이터 중앙에 있는 나무가 참 크고 멋져서 모두 나무 앞에 옹기종기 모아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모습은 사진을 찍으러 걸어가는 뒷모습을 찍은거예요. 하늘과 잔디, 나무가 모두 참 푸르지요? 저희 가족들은 오랜만에 미세먼지가 없는 곳에서 아이들과 지내니 참 좋다고 하더군요. 

 

 

거의 2시간 가까이 신나게 뛰어 놀더니 배가 고픈지 간식을 찾더라고요. 미리 준비해온 쿠키타임이랑 뮤즐리바를 꺼내줬어요. 딸기맛 뮤즐리바가 마음에 드는지 덥썩 집어서 잘도 먹더라고요. 하지만 더 맛있는 간식이 나오자 순식간에 뮤즐리바는 엄마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 

 

 

주중에는 가까운 언니에게 예쁜 수선화와 동백꽃을 받았어요. 축복의 메시지와 함께 리본을 묶어서 "이거 엄마 드려" 라고 말하며 주셨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요. 엄마가 참 기뻐하셨어요. 

 

아직 계절상 겨울이지만, 봄이 이르게 오는지 머위가 순식간에 쑥쑥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올 겨울은 작년과 제작년에 비해서 정말 따뜻하게 지나간 것 같아요. 그리고 벌써 봄이 오니 더 좋네요. 가드닝의 계절이 이제 시작되나봅니다. 애호박이랑 고추 넉넉하게 심어서 올해는 풍년의 계절을 누려야겠어요. 

 

 

이모부가 아이들을 위해서 뚝딱뚝딱 준비한 봉봉이에요. 다른 지역에서는 방방이라고 부르기도 하던데, 저희는 대구에서 쭉 봉봉이라고 불렀던 것 같아요. 사실 원래 처음부터 구입할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아이들이 프리스쿨을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가고 금요일은 쉬게 되자 언니네와 상의해서 결정을 하게 되었어요. 

 

뉴질랜드의 프리스쿨은 정부에서 주당 20시간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어요. 비자와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어린이에게 동일하게 지원되는 부분이죠. 만약 잠시 여행와서 하루 이틀만 아이를 맡기더라도 20시간 안에서 누구나 아이를 프리스쿨에 보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외 시간은 1시간당 7불(5,385원)이기 때문에 계획을 잘 짜서 보내야해요.

 

 

저희는 풀타임으로 아이들을 보내기로 결정했는데 (*풀타임 : 오전 8시 30분 - 오후 3시 30분까지) 월화수목금 모두 보내는 것으로 계산을 하니 생각보다 돈 부담이 크더라고요. 풀타임으로 계산했을 때 주당 20시간이 무료이니 월화수는 무료고 목금은 돈을 내는 거라서 저희는 딱 목요일까지만 보내기로 결정했답니다. 그러면 매주 목요일 하루에 대한 비용만 지불하면 되니 부담이 확 줄더라고요.

 

그러면 금요일은 아이들이 뭐하고 놀지? 생각하다가 결정한게 봉봉이랍니다. 130kg까지 탈 수 있는 넓은 봉봉 가격이 199불(152,600원)이라서 이걸 사놓는게 아이들도 좋고 저희 부담도 크게 줄 것이라 확신했죠. 

 

 

뉴질랜드에서 처음 먹어본 엄마의 수제비는 역시나 꿀맛, 엄마가 뜬 수제비는 어떻게 이리 쫀득하고 아주 얇은지요. 저는 늘 뭉탱이 뭉탱이 두껍게밖에 안되던데.. 엄마 손은 정말 금손인 것 같아요. 김치도 뚝딱뚝딱 담아주셨어요. 

 

 

배추 겉잎 뗀 것으로 엄마가 순식간에 배추전을 만드셨어요. 텃밭에서 조금씩 자라난 미나리도 넣고 양파도 송송 썰어서 넣었더니 더 향이 좋았답니다. 엄마가 만들어 주신 김치찜에 밑반찬 곁들여서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네요. 

 

 

늦은 밤, 다음 날 아침 일찍 프리스쿨에 가야할 조카들의 서류를 체크했습니다. 중요한 서류들은 몇 달 전에 미리 다 보냈지만 아직 덜 보낸 것들이 있었거든요. 아이들의 습관이나 성격 등 소개하는 종이와 여권 사본 등을 챙겨둔 다음 저희는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내일 아침을 굉장히 기대하면서요. 

 

 

친정엄마, 언니, 조카들과 함께하는 뉴질랜드 이야기 2달 동안 꾸준하게 이어질 것 같네요.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좋은 날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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