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에어 프라이기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소문으로 잘 알려진 것 같아요. 저는 에어 프라이기를 처음 구입했던 게 벌써 4년 전인데요. 튀김을 워낙 좋아하는 신랑의 건강을 위해서 신혼살림으로 구입했었어요. 그때 처음 구입했던 에어 프라이기는 한경희 제품이었어요. 그리고 그때 에어 프라이기의 신세계를 제대로 경험했었죠. 그 후 오븐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아요.
3년 전 뉴질랜드에 처음 맞이했던 '박싱데이(Boxing Day)'때 저희가 가장 먼저 구입했던 것은 바로 에어프라이기였답니다. 한국에서 1년 가까이 사용하다가 갑자기 없으니까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이 곳에서는 필립스 에어프라이기 기준으로 보통 250불 ~ 500불 사이에 에어 프라이기를 구입할 수 있는데요. 필립스 에어 프라이기는 다 좋은데 가격이 꽤 부담스러웠죠. 박싱데이라서 그나마 저렴하게 판매하는 게 100불대였던 것 같아요. 고민을 하던 중 매장 입구에서 '미카사(Micasa)'라는 이름의 에어 프라이기를 발견했어요. 박싱데이 특가는 무려 30불! 사실 에어프라이기의 구조나 기능은 특별히 다를 게 없기 때문에 30불짜리 에어 프라이기를 바로 구입했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했나요. 크기도 꽤 크고 디자인도 깔끔하고 잘 돌아가서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하루가 다르게 바구니(구멍이 송송 나있는 손잡이 달린 튀김 바구니)의 코팅이 벗겨지더라고요.
오븐치킨 같은 치킨을 돌리면 치킨에 코팅이 붙어서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씻어도 달라 붙은 기름기 있는 음식물들이 떨어지면서 코팅이 같이 벗겨졌죠. 그렇게 순식간에 제 에어 프라이기 튀김 바구니는 망신창이가 되었답니다. 사진 속 바구니는 새 것의 모습이에요. 더 이상 음식을 돌리는 건 어려울 것 같은데, 이걸 버리자니 너무 잘 돌아가서 아깝고.. 그래서 머리를 써봤습니다.
친정에 가면 꼭 하나씩은 있을 것 같은 스텐 찜기를 사용했어요. 이걸 사용하면 기름도 잘 빠지고, 간격 조절이 되서 크기 걱정도 없고, 스텐이라서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바로 한인마트에서 하나 구입해서 사용했는데 정말로 딱 좋았어요. 아쉬운 게 하나 있다면 더 이상 손잡이가 없다는 거? 그거 하나가 조금 아쉬웠지만, 이제 적응이 되니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저는 보통 이 에어프라이기로 오븐치킨 느낌의 기본 치킨이나 칩스를 가장 많이 해 먹어요. 칩스는 여기서 가장 흔하게 먹는 간식이기도 하죠.
- 마늘 허브소금과 후추를 뿌려서 닭고기에 밑간을 해 주세요.
- 조물조물 섞어서 간이 골고루 잘 배이게 해주세요.
저는 6불 주고 구입한 닭다리 6개를 양념하고 일단 4개만 조리했어요. 기름이 많은 부분을 정리하고 살이 두터운 쪽에는 칼집을 넣었어요.
- 왼 - 200도에 20분간 돌려주세요.
- 중 - 뒤집어서 20분 더 돌려주세요.
- 오 - 다시 뒤집어서 5분 더 돌리고 마무리
사실 마지막 5분은 더 돌리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지만, 저는 뼈가 하나 부러진 게 있어서 약간 찝찝해서 5분 더 돌렸어요. 뉴질랜드 닭이 워낙 커서 닭다리의 사이즈도 장난 아니게 큰 편인데요. 만약 닭봉이나 닭날개를 돌릴 경우에는 시간을 조금 더 줄이셔도 될 거예요. 예를 들어 15분 돌리고 뒤집어서 15분 더 돌리는 식으로요.
닭을 돌리는 동안 여긴 어둠이 내려왔어요. 이제 겨울이라 해가 정말 짧아졌는데요. 5시가 지나면 보통 캄캄해지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뉴질랜드에서는 어느 집에 가나 해가 지면 커튼을 칩니다. 한국에서는 모든 집이 다 그렇지는 않잖아요? 근데 여긴 정말 어딜 가나 다 그래요.
게다가 다 암막커튼을 사용하기 때문에 해 떨어지고나서 동네를 걸으면 온 동네가 캄캄해요. 집에서 불빛 새어나오는게 거의 안보일 정도로 꼼꼼하게 커텐을 치거든요.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제가 더 열심히 커텐을 칩니다.
내일까지 마감해야 할 과제를 하느라 정신도 없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있는 신랑을 위해서 예고 없이 크림 파스타를 준비했어요. 파스타 면이 조금 부족했는데 같이 살고 있는 플랫 메이트에게 부탁을 해서 조금 얻었답니다. 제가 가진 페투치니 면과 플랫 메이트가 나눠준 스파게티면이 서로 잘 섞여서 준비되었네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에 다진 마늘과 매운 타이고추, 양파, 베이컨을 달달 볶은 다음 하인즈에서 나온 크림소스를 듬뿍 넣어줬어요. 그리고 끓기 시작할 때 청경채와 버섯을 넣었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크림 파스타 소스는 완성이 되었고 파스타 위에 얹을 달걀프라이도 완성했지요. 파스타 위에 올리는 달걀프라이는 노른자가 터지지 않는 게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흣
짜잔, 지난번에 넉넉하게 만들어둔 피클 꺼내고 크림 파스타에 에어 프라이기로 구운 닭다리 하나씩 얹어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여보, 식사해요~ 크림 파스타 했음!"
"와우, 맛있겠다ㅜㅜ 완전 좋아"
"당신 기운 내라고 했지여~"
"나 2그릇 먹을 수 있음 ㅋㅋ"
실제로 신랑은 파스타 2.5인분을 먹었습니다. 맛있다면서 냉장고에 보관하려고 했던 여유분까지 모두 먹었어요^^;;
크림 파스타와 치킨을 함께 먹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오늘 어쩌다 우연히 엮인 이 조합은 정말 최고의 조합이었어요. 까르보나라 치킨이 왜 나왔는지 이해가 될만한 그런 맛이었어요. 크림소스가 묻은 치킨은 정말 맛있더라고요. 여러분도 한번 같이 드셔 보세요. 강추입니다.
신랑이 힐링을 느낄 만큼 굉장히 사랑하는 메뉴인 크림 파스타는 저도 좋아하긴 하지만 사실 느끼해서 한 그릇을 다 먹는 게 조금 힘들었어요. 하지만 절충선으로 크림 파스타에 청양고추나 매운 타이고추를 넣은 뒤로는 저도 아주 맛있게 한 그릇을 다 먹는답니다. 그렇다고 매콤함이 크림 파스타 고유의 맛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서 신랑도 좋아하더라고요.
하여튼 결론은, 에어 프라이기 바구니의 코팅이 벗겨져서 사용이 어려워졌을 때 새 것으로 바꾸기보다는 저처럼 스텐 찜기를 넣어서 사용해보시라는 겁니다. 찜기 넣어서 사용한 지 벌써 2년 차인데요. 스텐이라 그런지 세척도 훨씬 편하고 좋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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