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질랜드는 가을 향기로 가득합니다. 어느새 쌀쌀해진 날씨로 감기에 시달리는 주변 사람들도 늘어나고 텃밭의 농작물들이 점차적으로 죽어가는 모습도 눈에 보여서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밤이 되면 비가 자주 옵니다. 뉴질랜드는 가을과 겨울이 우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맘 때쯤이면 비가 잦은 것 같습니다. 아마 겨울이 되면 더 잦아지는 빗방울에 더 습하고 더 추워지겠죠. 뭐, 그래도 한국의 강추위에 비하면 여긴 사실 추운 것도 아닙니다. 다만, 집 밖과 집 안의 온도가 큰 차이가 없어서 더 춥게 느껴지는 거겠죠. 한국은 그래도 건물 안과 집 안은 따뜻하잖아요. 여긴 집 안에서도 패딩은 기본이니까요.
한국에는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언니가 사진도 많이 보내줘서 여기서도 벚꽃을 만날 수 있었답니다. 치치에도 벚꽃로드라고 불리는 곳이 있지만 벚꽃을 제 눈으로 직접 보려면 아마도 올 10월은 되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벚꽃을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
▲ 벚꽃 꽃다발 라떼에요. 뉴질랜드로 오면서 그래도 커피 만드는 것을 절대 놓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작은 머신을 구입했었는데요. 이 머신으로 저희 부부는 매일 커피 한 두잔씩 마시고 있답니다. 벚꽃라떼는 반응이 좋아서 친구들이며 어른들이며 많이들 마시러 오셨어요. 공짜커피니까 다들 놀러 오시는거죠 ^^
▲ 안쪽은 부엌이고 사진에 보이는 위치는 제 나름대로의 홈카페입니다.
언젠가 뉴질랜드에서 제대로 정착하면 꼭 다시 카페를 시작하겠노라 늘 마음을 먹고 있지요. 그 때까지 제 손이 감각을 잃지 않기를, 제 마음의 감각도 늙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조만간에 치치의 어느 카페에서 다시 일을 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요 ^^
▲ 내친김에 벚꽃 나무도 만들어 봤습니다. 초코 소스로 나무를 슥슥 그리고 분홍색 초콜렛 가루를 잔뜩 올려줬어요. 분홍색 가루는 이 곳에서 구할 수가 없어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 짠, 올 시즌 제가 수확한 마지막 쥬키니 호박입니다. 사실 쥬키니 호박이 이렇게 크게 자랄줄은 꿈에도 몰랐답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이 늘 작은 것 뿐이라 그 크기가 다일 것이라 생각했던거죠. 이렇게 클줄 알았다면 따지 않고 좀 오래 둘걸 그랬습니다.
▲ 현지 마트에서 찾은 블랙푸딩입니다. 영국식 순대라고 생각하시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를 것 같은데요. 치치의 조식전문 레스토랑 '미로'에서 먹어본 이후로 처음 만나는 블랙푸딩이었어요. 치치의 마트에 블랙푸딩이 드디어 입점을 했다는 것이 굉장히 신나서 친구들에게 여기저기 사진을 보냈답니다. [ 땡땡아, 마트에 블랙 푸딩 들어왔어~ 먹자 먹자!!! ] 라고요.
▲ 마트에서 장을 본 다음 만들어본 손님접대용 꼬치에요. 바베큐 요리에 곁들일 사이드 메뉴라서 간단하게 준비했죠.
소세지, 방울양배추, 파인애플, 방울토마토 쏙쏙 끼워서 180도 에어프라이기에 15분간 돌려줬어요. 아주 맛있게 구워져서 남을 것도 없이 다 먹었답니다. 토마토는 확실히 구워서 먹는게 더 달고 맛있는 것 같아요. 뭐, 파인애플이나 양배추도 마찬가지고요.
▲ 쌈장도 무려 2통이나 만들었어요. 쌈장은 사먹으면 꽤 비싼 편이라 저는 늘 만들어 먹는 편이에요. 사실 만들어서 먹으면 제 입맛에 맞출 수가 있으니 더 맛도 좋은 것 같고요. 제 입맛에 맞는게 가장 맛있는 거잖아요 ^^ 고추장, 된장, 설탕, 깨소금, 참기름, 간마늘, 아몬드 듬뿍 넣어서 넉넉하게 만들었답니다. 한동안 고기 먹을 때 든든할 것 같네요.
▲ 신랑과 간단하게 먹은 오늘 저녁식사에요. 전 날 먹고 남은 바베큐가 꽤 남아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데워 먹었습니다. 신랑이 좋아하는 모짜렐라 치즈 양송이 구이 조금 만들고(이름만 거창할뿐 한게 없습니다. 그냥 꼭지따고 치즈 넣어서 구웠어요) 어린 시금치잎사귀에 참깨소스 듬뿍 뿌린 다음 텃밭에 조롱조롱 달린 방울 토마토 몇 개 얹었답니다. 아삭하고 달콤한 양파 장아찌와 함께 먹으니 안성맞춤, 최고였어요.
평소에는 뭘 해줘도 맛있다, 좋다, 별 말이 없던 신랑이 오늘은 대충 차려줬더니 [ 와, 모든게 다 맛있었어! ] 라고 하더군요 ^^;; 뭐... 매일 대충 차려줘야 이런 칭찬 들을 수 있는 건가요. 신랑한테 매일 듣고 싶은 말!
▲ 친구들과 함께 주말에 모여서 탁구 대회도 열었답니다. 저희 나름대로 이름도 붙여가며 기획했던 복식경기였어요. 심판도 있었고 내기도 있었던 즐거운 게임이었죠. 탁구대 아래로 저희가 이민올 때 사용했던 우체국 박스가 가득 보입니다. 이 곳으로 이사온지 벌써 3년차에 접어들지만 아직도 저 박스를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사실 아직까지 저희의 신분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어서 모든게 다 잘되서 저 박스들 다 버려버리고 싶네요! ^^
모두들 화창한 봄을 맞이하고 계신지요?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모두들 호흡하는 것이 힘들고 기관지가 약해져서 큰 일입니다. 어린 조카들도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나 아토피 등에 시달린다는 말에 더 걱정도 크고 속상하네요. 한국의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날이 더 많아지기를 바래봅니다. 오늘의 일상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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