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족발이 너무너무 먹고 싶어서 족발을 만들어 봤어요. 제가 살고 있는 뉴질랜드에서는 한국에서 먹던 족발을 먹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아요. 전화 한통이면 집으로 족발이 배달되던 한국을 생각하면 참 그립고 부럽죠. 이 곳 사람들은 족발을 먹는 문화가 아니라서 족발요리를 판매하는 레스토랑은 극히 드물답니다.
보통 한인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에서만 식사로 주문이 가능하며 포장된 족발은 한인마트에서 구입을 할 수 있죠. 하지만 너무 비싼 편이라 사먹는 것이 참 많이 부담스럽답니다. 아무래도 원래는 이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요리다보니 더 비싸게 받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시안 이민자들이 꽤 많아지면서 족발재료를 취급하는 곳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답니다. 한인정육점에서는 당연히 판매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대형마트인 파킨세이브에서 미니족(단족)과 장족(무릎뼈 아래)을 판매할 때가 가끔 있으며 카운트다운에서도 가끔 장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로컬마트에서는 운이 좋아야 구입을 할 수 있지만 한인 정육점에서는 언제나 구입을 할 수 있죠.
돼지 족발
재료(2-3인분) : 미니족 2개, 장족 1개, 양파 1개, 통마늘 1통, 대파 1대, 에스프레소 샷 2개, 된장 2큰술, 통후추 1큰술, 파뿌리(선택), 청양고추 2개, 화이트 와인 2잔(소주잔 기준), 간장 2컵 반(종이컵 기준), 물엿 1컵, 설탕 1컵 반
▲ 족발은 차가운 물에 최소 1시간 이상 담궈서 핏물을 제거해주세요. 물은 수시로 갈아주면 더 좋아요. 저는 2시간 동안 담궈서 핏물을 제거했습니다. 2시간을 담궈도 핏물이 완벽히 제거가 되지는 않더라고요.
▲ 돼지의 발입니다. 짧은 부위라고 단족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미니족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부위에는 털이 굉장히 많은 편이에요. 면도기를 이용해서 꼼꼼하게 면도를 시켜주세요. 저는 일회용 면도기로 깨끗하게 정리했어요.
▲ 족발이 잠길만큼의 물을 준비하고 팔팔 끓을 때 넣어서 다시 끓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5분간 삶아주세요. 초벌로 삶아주는 겁니다. 족발 특유의 잡내를 잡아주는 역활을 하니 귀찮으시더라도 꼭 이렇게 해주세요.
이 때 미리 칼집을 내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족발을 구입하면 정육점에서 칼집을 내서 요리하기 편하게 준비를 해준다고 하던데, 여기서는 그런 서비스는 기대할 수 없어서 제가 칼집을 직접 냈답니다. 미니족은 그대로 사용했고 장족은 워낙 크기가 커서 칼집을 내줬어요.
▲ 차가운 물에 담궈서 이물질들을 꼼꼼하게 씻어주세요. 핏물이 굳으면서 여기저기 엉겨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손으로 문지르는 것보다 못쓰는 칫솔을 사용하시면 편해요. 칫솔로 족발 사이사이를 꼼꼼하게 청소했어요.
▲ 족발은 꼼꼼하게 세척해서 준비한 다음 육수재료를 준비했어요. 이 때 양파, 청양고추, 통마늘, 파뿌리, 대파를 준비했어요. 파뿌리는 파를 한단 구입한 것이 있어서 조금 넉넉하게 사용했는데 상황에 따라 없으면 생략하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물론 넣으면 더 좋긴 하죠!
▲ 끓는 물에 족발을 넣어준 다음 화이트 와인 2잔(소주잔 기준)과 준비한 육수재료를 넣어주세요. 이 때 물은 족발이 잠길만큼 넣어줬어요.
▲ 잡내제거에도 좋고 고기 색감에도 좋은 에스프레소 2샷, 통후추 1큰술 넣어줬어요.
에스프레소가 없다면 커피믹스 2개를 넣어주셔도 좋아요. 기호에 따라 한두개 더 추가하셔도 괜찮아요. 색감과 향이 더 진해질뿐 맛에는 큰 영향이 없더라고요. 다만 에스프레소를 넣어주니 특유의 한방냄새가 나서 한약재를 넣은 것과 비슷한 느낌이 나서 좋았어요.
▲ 잡내제거에 좋고 맛에 큰 영향을 주는 된장을 2큰술 듬뿍 넣었어요. 간장은 2컵 반(종이컵 기준)을 넣었는데, 물의 양에 따라서 간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심심하면 간장을 조금 더 넣어서 맞춰주세요. 부족한 간은 간장으로 맞추시는 거에요. 소금 간은 NONO~
▲ 물엿 1컵, 설탕 1컵 반 넣어주세요. 저는 단맛이 쎈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서 딱 적당히 넣었어요. 단짠 좋아하시면 설탕을 조금 더 넣으시면 될 것 같네요. 족발은 육수 맛을 보면 쉽게 간을 알 수 있으니 육수 맛 보시고요.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고가 살짝 잘라서 맛 보시고 판단하시면 되요.
▲ 뚜껑 닫고 중불에서 1시간 30분 동안 삶아줬어요.
▲ 족발을 건졌어요. 캐러멜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색감이 아주 잘나왔죠? 모두 간장과 에스프레소 덕분입니다. 바로 먹고 싶은 충동이 컸지만 살짝 식혀서 먹는 것이 더 맛있다는 말이 기억나서 자연바람에 잠시 식혔습니다.
▲ 살짝 식어서 그런지 족발 써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족발집에 족발을 주문하면 함께 오는 겉절이나 막국수, 새우젓갈, 양파절임 같은 것이 없어서 약간 서운하긴 했지만 그래도 족발과 잘 어울릴만한 것들을 최대한 꺼내봤습니다.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꺼내보니 상추쌈, 쌈장, 장아찌(양파, 마늘종, 깻잎, 호박잎 등), 부추 겉절이가 나왔네요.
▲ 사실 있는 것으로는 너무 허전해보여서 족발이 식을동안 텃밭에서 부추를 수확했답니다. 그리고 아주 바쁘게 손질하고 부추 겉절이를 만들었죠. 이 곳은 이제 곧 겨울이라 부추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수확한 것이 참 감사했어요. 아마 이번 시즌에 먹는 마지막 부추일 것 같네요. 추운 저녁시간 정원에서 오돌오돌 떨면서 부추를 손질한 제 열정을 신랑은 알고 있을까요? 먹을 때가 되어서 이야기를 했더니 [ 어휴, 밖에서 뭐가 보스락 거린다 했더니 너였어? ] 라고 하더군요. 아마 신랑은 동네 고양이나 고슴도치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
▲ 어쨌든 먹고 싶었던, 꿈에 그리던 족발을 드디어 먹게 되었습니다. 맛은 아주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곳에서 판매되는 족발이 그리 맛있지 않은데요. 맛있는 레서피 찾아서 직접 만드니 저희 입맛에 맞아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살 때는 족발을 만들어 먹을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뉴질랜드에서 살다보니 족발까지 만들어 보네요. 마트에서 구입한 족발은 총 $6(4,500)원을 주고 구입했었는데요. 약간의 수고와 부재료비용이 발생했지만 그래도 참 저렴하고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집에서 만들면 일단 더 깨끗하고 건강한 재료를 사용했다는 것, 사랑하는 마음이 들어갔다는 것이 아주 큰 강점이겠죠. 뭐, 그래도 한국에 가게 된다면 꼭 배달 족발 다시 먹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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