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홈스테이 E와 함께 영화관 '호이츠'에 다녀왔습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저희가 주로 볼 수 있는 영화관은 '호이츠(HOYTS)'입니다. 집에서 차를 타고 10~15분 거리에 2개의 호이츠가 있답니다. 하나는 리카톤몰 2층, 하나는 노스랜드몰에 있습니다. 저희는 새로 개봉한다는 '47미터'를 보러 갔답니다. 결혼 전 데이트는 대부분 영화관에서 즐겼을만큼 저희 부부는 영화를 좋아하지만 뉴질랜드에 와서는 한번도 영화관을 가보지 못했었답니다. 아니, 못간거죠. 어차피 가봤자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뉴질랜드에 온지 7개월이 지나고 드디어 영화관에 발을 들였습니다. 물론,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 그저 들으려고 노력하고 분위기를 보고 내용을 맞춰보기도 하며 보는거죠.
▲ 호이츠는 호주의 영화 체인업체이며 호주에만 총 450여개의 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뉴질랜드는 호주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 나라인데 영화관 또한 호주의 체인업체가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영화관과는 조금 다른 모습인가요? 분위기는 사실 별반 다를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한국의 영화관에서는 영화를 홍보하고 있는 스크린들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이 곳에는 예고편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은 스크린들도, 큰 스크린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생긴 것은 꼭 구내매점같이 생겼는데 이 곳에서 티켓을 함께 판매합니다.
▲ 이 날은 47미터(상어가 있는 47미터의 바다에 빠지는 이야기)의 개봉일이었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없었습니다. 저희는 4시 15분 영화를 보러 갔지요. 영화시간은 호이츠 인터넷 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하며 예매 또한 가능합니다. 아, 그리고 시작 전에 나오는 광고는 무려 20분이니 미리 알아두시길...
▲ 영화 표를 끊으면서 동시에 스낵과 음료 구입이 가능합니다. 대형마트의 계산대처럼 충동구매를 원하고 있는 작은 스낵들이 조롱조롱 매달려 있군요. 이 곳에서 팝콘과 음료 구입이 함께 가능한데 계산대 하나마다 음료 기계를 하나씩 다 가지고 있는 모습이 약간 신선했습니다.
▲ 저희가 간 호이츠는 리카톤몰 2층에 위치했는데 파큰세이브의 반대방향 끝 쪽에 있답니다. 이 곳에서는 늘 차량 두대를 세워놓고 홍보를 하는데 가끔 한국 브랜드의 차도 세워진답니다. 그럴 때는 역시 기분은 좋습니다. 뉴질랜드 사람들의 일본 브랜드 사랑은 끝이 없기에 괜한 시기질투가 내적갈등으로 올라오기도 하지요. ^^;;
▲ 영화관 입구 모습입니다. 표를 끊고 바로 왼쪽으로 이어지는 입구랍니다. 이 시간에는 확실히 사람이 없어서 아주 조용합니다.
▲ 호이츠의 티켓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영수증과 같은 재질의 종이를 사용하고 있으며 가격은 1인 $11입니다. 저희부부는 무료 티켓이 있어서 무료로 영화를 보게 되었답니다. 한가지 한국과 크게 다른점은 표를 끊을 때 좌석 번호가 있는 모니터를 고객은 볼 수 없다는 점(롯데시네마와 CGV는 좌석표를 보고 고를 수 있습니다)과 좌석 또한 제가 고르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선착순으로 정해줍니다.
물론 나는 꼭 이자리에 앉아야만 하겠다는 집념으로 좌석 번호를 외우고 가서 미리 말한다면 아마 가능은 하겠지요 ^^;; 하지만 대부분 정해주는 자리에 앉습니다. 꼭 비행기 좌석을 배정 받는 기분이었답니다.
▲ 역시 영화관에 오락실이 빠질 수는 없지요. 하지만 호이츠 건물 맞은편 1층에는 제대로된 오락실 '타임 존'이 있으니 게임이 하고 싶으시다면 거기로 가시길 바랍니다. 뉴질랜드의 오락실 '타임존'이 궁금하시다면 클릭해주세요.
▲ 오락실 맞은편에는 LG의 광고코너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LG의 TV도 홍보중입니다. 외국의 영화관에서 그것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입구에 가장 크게 독점으로 광고중인 LG를 바라볼 때 자국민으로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광고비가 꽤 비싸겠지요. 한국 브랜드가 많이 판매되고 더욱 인정받기를 바랄뿐입니다. 외국에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감흥없던 작은 것들에 괜히 감정부여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브랜드, 한글, 가끔 누가 한국의 드라마나 한국의 웹툰에 열광하면 그런 것 하나하나가 왜 그렇게 기쁘고 신나는지요.
이왕이면 저기 저 스크린에 영화 예고편을 랜덤으로 틀어줬더라면 티비 홍보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곳은 그래도 영화관이니까요.
▲ 깡총 깡총 상영관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상영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직원이 1명 서있었는데 표 검사를 하지 않길래 [ 표 검사 안하나요? ] 라고 물어봤답니다. 그랬더니 [ 표 검사는 6시 이후부터 합니다. 그 전 시간의 영화는 표 검사를 하지 않아요. ] 라고 합니다. 이런 충격적인 소식이 다 있네요. 하지만 거짓말이 아닙니다. 잘못 알아들었나 싶어서 한번더 재차 물었지만 그렇다고 합니다. [ 헐, 미리 알았더라면 표를 끊지 않고 들어왔을텐데 ]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뭐, 알았더라도 표는 끊고 들어와야겠죠.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잠시 그 생각이 들었답니다 ^^;; [ 참 희한한 영화관이 다 있네, 표 검사를 안하다니... ]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들어갔습니다.
▲ 화장실도 영화관 복도에 있습니다.
▲ 여주인공이 상어에게 시달리는 그 긴 시간을 다 지켜보고 영화가 끝났습니다. 영화의 교훈은 '맥시코 바다는 위험하다. 깊은 바다에 뛰어들지 말라. 아무리 튼튼한 철창이라고 한들 그 안에 목숨을 맡겨 바다에 들어가 상어를 관람하는 일 따위는 절대하지말라'는 겁니다. 아.. 정말 끔찍한 내용이었습니다.
▲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좌석표가 붙어 있길래 찍어봤습니다. 저희는 C열 8, 9, 10, 11번 좌석에 앉았었습니다. 이 곳은 A열이 가장 앞자리가 아닌 가장 뒷자리입니다. 한국과는 반대지요?
▲ 영화가 마치고 나올 때 시간이 대략 6시는 넘었었는데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역시 퇴근 시간대라 그런지 엄청 붐비는군요. 치치 시내의 사람들은 다 리카톤몰에 모인 것처럼 사람이 많았답니다. 다음에도 오게 된다면 이른시간을 이용해야겠어요. 표는 아마 끊고 들어가야겠지요^^;; 여튼, 영화를 보는 내내 리스닝 테스트를 받는 것처럼 어려웠지만 그래도 재밌고 좋았습니다. 이번에 50프로 정도의 대사가 들리고 이해했으니 다음에는 60프로의 대사가 들리길 바라고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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