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서는 신부가 가장 예뻐진다는 말이 정말인가봐요. 제가 이쁜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모든 사람의 축복을 받고 신랑의 사랑을 받은 주인공이라서 그런가요? 신부의 마법이 펼쳐지던 순간입니다. 일생에 단 한번 치루는 가장 큰 행사인 결혼은 개인이 아닌 가족과 가족의 연합이지요. 제 인생에 더 행복한 날이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결혼식을 치뤘던 이 날보다 좋은 날은 없었던 것 같아요.
▲ 신부대기실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웨딩족두리, 비녀, 목걸이와 귀걸이, 웨딩한복, 브로치, 장갑까지 모든 것을 직접 알아보고 구입을 했답니다. 부케는 꽃집을 하는 언니가 제가 원하는 꽃으로 선물했어요.
▲ NC아울렛 모던하우스에서 1개당 3천원에 구입한 원목액자에 율하공원, 오키나와 웨딩촬영에서 찍은 사진으로 넣었어요. 웨딩액자로 검색하니 가격이 많이 비싸더라고요. 하지만 그냥 액자를 찾으니 훨씬 저렴했어요. 웨딩액자로 판매하는 것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원목으로 구입하니 깔끔해서 지금도 신혼집에 이곳저곳 올려놨어요.
▲ 족두리와 면사포, 하얀 한복드레스와 목화부케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죠? 전 날 밤새 내린 하얀 눈에 세상은 온통 하얗고 저는 새하얀 1월의 신부가 되었습니다.
▲ 홀로 저를 키운다고 고생하신 친정엄마와 함께 사진을 찍었어요. 이렇게 잘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사람 만나서 이제 정말 어른이 되었으니 이제 더 효도할게요. 두 사람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해주세요!
▲ 신랑이랑 나란히 사진을 찍어봅니다. 신부대기실에 어떤 손님도 들어오기 전, 우리 둘만의 사진을 찍었답니다.
▲ 함께 맞잡은 부케를 사진으로 남겼어요.
▲ 어머니들의 입장입니다. 두 분 함께 모시고 한복을 맞추러 갔었는데, 사이가 좋은 지간에는 같은 색으로 한복을 맞춘다고 하는 사장님의 멘트에 저희 두 어머니는 저고리를 통일했어요. 개인 취향을 고려해서 치마색에 차이를 뒀답니다. 참 곱지요?
▲ 저는 오빠 손을 잡고 신부입장을 했습니다. 아빠가 안계셔서 혼자 입장을 해야할지, 신랑과 동시입장을 해야할지 고민을 참 많이 했답니다. 솔직히 키워주신 엄마 손을 잡고 걷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 촛불점화도 있는데, 애매한거 같아 ] 라고 신랑이 오빠가 낫겠다고 하더군요. 아빠의 젊은시절을 쏙 빼닮은 오빠 손을 잡으니 아빠 손을 잡은 것처럼 느껴졌어요. 오빠 얼굴에서 아빠 얼굴이 보이더군요.
▲ 서로의 손가락에 언약의 가락지를 끼워주는 순간입니다.
▲ 말씀 위에 손을 얹고 함께 맹세하며 평생을 약속했지요. 저기 보이는 웨딩장갑을 당연히 예식장에서 주는줄 알았어요. 결혼 일주일 전에 알았는데 저건 보통 웨딩샵에서 준비를 하는 거고 계약을 안하면 본인들이 준비를 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신랑, 주례, 혼주 장갑은 동네마트에서, 신부장갑은 서문시장에서 2,000원에 구입했어요.
▲ 늘 꽃길만 걷게 해줄게, 돌프야
▲ 많은 친구들이 축하해줘서 참 감사했어요.
▲ 부케를 던지는 모습이에요. 부케를 받은 친구 말이 목화가 딱딱해서 손바닥이 아팠다고 하더라고요.
▲ 폐백의상으로 갈아입은 모습이에요. 폐백의상을 입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생과 노력이 있었는지 몰라요. 결혼식 일주일 전에 식권을 받으러 예식장에 갔는데 폐백의상과 결혼식 장갑을 예식장에서 준비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그제서야 안거에요. 스드메를 했다면 보통 드레스샵에서 함께 준비를 해준다고 하는데, 저희는 완벽한 셀프로 준비를 했다보니 전혀 정보도 없었죠.
결혼식 일주일을 앞두고 폐백의상을 구하기 위해서 서문시장의 한복상, 한복대여점을 백방으로 뒤졌지만, 대구에는 없었어요. 결국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고 최대한 저렴하면서 무늬도 예쁜 것으로 골라서 10만원에 대여를 했답니다. 혹시라도 택배가 늦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얼마나 애가 탔었는지 몰라요. 다행히도 결혼식 3일전에 폐백의상이 무사히 집으로 도착을 했답니다.
두번째 문제는 '어떻게 입지?' 였습니다. 유투브에 들어가서 전통혼례 의상입기, 폐백의상 혼자입는 방법, 셀프폐백 등을 검색하며 폐백의상 입는 것을 연습했어요. 5번 정도 영상을 따라 입어봤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어려웠답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족두리를 고정하는 것이었어요. 결혼식 당일 친절한 수모님을 만난 덕에 도움을 얻어 무사히 잘 입었답니다.
▲ 수모님께서 저렇게 붙들어 주셔서 인사하는 게 참 쉬웠어요.
인사를 많이 하면 할수록 몸은 힘들지만, 절 값이 쌓이는 모습에 제 마음은 기뻤죠ㅋㅋ
▲ 신랑을 바라보고 있자니 너무너무 행복해서 방긋방긋 웃었어요.
▲ 작은형님네, 큰형님네 모두 함께 건배!
▲ 장모님께 술 한잔 올리는 우리 서방님입니다.
▲ 시부모님께서 양손가득 대추와 밤을 던져주셨어요. 대추와 밤은 아들 딸 많이 낳으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 수모님께서 제가 받은 대추, 밤, 절 값을 함께 돌돌 말아서 쥐어주셨어요. 이 대추와 밤은 첫날밤에 손을 쓰지 않고 먹어야한다는군요. 대추는 이해가 되는데 밤은 잘 모르겠네요 ^^;;;
▲ 신랑과 함께 폐백의상 입은 기념으로 포즈를 잡아봤어요.
▲ 설에 입으려고 예쁘게 맞춘 한복입니다. 결혼식이 설 직전이라 이 한복이 아주 유용하게 쓰였답니다. 결혼식을 치른지 벌써 4개월이 지나갔어요. 가장 추웠던 1월이 지나고 지금은 벌써 여름이 온 듯 합니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오늘의 낮기온은 31도.. 찌는 더위가 올해는 많이 이르네요. 어느새 추억이 되어버린 제 결혼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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