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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습관일 수도 있지만, 나는 식빵 양쪽 끝장을 먹지 않는다. 샌드위치를 쌀 때 가끔 빵 테두리를 자를 때가 있는데 이렇게 잘린 부분도 안 먹고 버릴 때가 더 많다. 내가 먹을 건 아니지만, 매번 버리면서 약간의 죄책감은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이런 빵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 번에 양이 너무 적으면 적당히 모일 때까지 냉동실에서 보관한다.
냉동실에서 막 꺼낸 식빵이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서 냉동실에 보관했던 빵도 함께 있었다.
블랜더에 넣어서 갈았다. 5초 완성.
순식간에 빵가루가 완성되었다.
저녁식사에 먹을 돈가스를 만들 거라서 곧바로 용기에 담았다. 습식 빵가루는 시중에 판매하는 건식 빵가루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이름 그대로 빵의 수분을 그대로 품고 있기 때문에 촉촉하다. 돈가스나 치킨가스를 작업해보면 확실히 시판용 빵가루보다 습식 빵가루가 더 많이 달라붙는다. 그래서 튀김옷이 약간 더 커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맛은 그놈이나 이놈이나 똑같이 맛있다. 빵가루가 더 많이 붙어서 그런지 신랑은 이 더 좋아했다. 튀김을 좋아하는 신랑 입맛에는 조금 더 바삭바삭하게 씹는 식감이 좋았다고 한다. 습식 빵가루 만드는 건 5세 어린아이도 할 수 있을 만큼 쉽다. 빵가루도 매번 살 때마다 돈이다. 혹시 집에 유통기한 임박한 식빵이 있거나 나처럼 식빵 겉장과 테두리는 먹지 않는 편식쟁이라면 이렇게 빵가루에 활용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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