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들이 왔던 2달 동안 제가 꼭 해야하는 일이 몇가지 있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 두 가지가 아이들 등하원 시키는 것과 도시락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지난 2달 동안 아이들이 어떤 도시락을 가지고 뉴질랜드 현지의 프리스쿨에 갔었는지 적어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치치에서는 '킨더가든(Kindergarten)'을 딱 1번 본 적이 있는데요. 보통 '프리스쿨(Preschool)'이라고 적힌 곳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사전적 의미는 동일하게 '유치원'이지만, 기준의 차이가 있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뉴질랜드 유치원에 대한 자세한 것은 다음에 더 알아보도록 해요.
핑거프린트 프리스쿨에서는 도시락에 대한 기준과 규칙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알려줬었어요. 땅콩 알러지가 있는 아이들이 많은 이 곳에서는 땅콩이 들어간 간식 또는 음식을 가져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아이들이 서로 나눠 먹다가 혹시라도 큰 일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었죠. 또한 비닐로 포장이 된 과자나 음식, 음료수 등은 금지였습니다. 음료수를 보내고 싶다면 물병에 담아서 보내야 했어요.
도시락을 쌀 때는 적어도 1가지 이상의 과일, 1가지 이상의 유제품, 1가지 이상의 탄수화물(쌀, 밀가루, 감자 등), 물, 1가지 이상의 고기류(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물고기, 달걀 등)를 꼭 넣기를 추천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사진 속의 도시락처럼 준비해오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정말 식빵 한 장 가져오는 아이들도 꽤 있었답니다.
아이들 물병도 도시락도 모두 뉴질랜드 제품 '시스테마'로 맞췄어요. 사실 이 곳에서 가장 구하기 쉽고 가장 튼튼하며 가장 사랑받는 국민브랜드가 바로 시스테마인데요. 전반적으로 반찬통 디자인도 깔끔하지만 뉴질랜드의 도시락 문화가 반영이 된 것인지 런치박스가 참 다양하게 잘 나오더라고요. 아이들 물병도 열고 닫는 것, 물 먹는 방식 등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등원 첫 날 보냈던 도시락이에요. 작게 썬 야채와 스팸을 넣은 볶음밥, 삶은 달걀, 체다 슬라이스 치즈, 바나나, 사과를 넣었어요. 사과는 그냥 넣으면 색이 변하지만 설탕물에 아주 잠깐 담가주면 색이 변하지 않아요.
다진 소고기, 햄, 각종 야채와 단촛물을 넣어서 만든 유부초밥과 바닐라 요거트, 파인애플, 딸기, 골드키위, 씨없는 포도를 넣었어요. 입이 작아서 먹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유부초밥은 반으로 잘라서 넣었습니다.
치즈 소세지와 약간, 달걀, 당근, 단무지, 우엉을 넣어서 김밥을 쌌어요. 없는 재료가 많았지만,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만 준비해봤습니다. 간식으로 단호박 1조각, 데친 브로콜리, 바나나 반쪽, 귤, 포도, 요거트를 준비했어요.
사실 초반 몇 주는 아이들의 도시락 양을 제대로 맞춰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사진에 보이는 양은 성인이 먹어도 배부를 만큼 양이 많았죠. 만 3세, 만 5세 아이가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었는데 그저 넉넉하게 싸주고 싶은 마음과 혹시라도 부족할까봐라는 걱정에 너무 많이 쌌던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프리스쿨도 초등학교도 모닝티, 애프터눈티 시간이 있는데요. 둘 다 간식 시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침에는 아침 간식, 점심에는 점심 간식 시간이 있는거죠. 초등학생들의 경우에는 이런 간식조차도 모두 따로 준비를 했어야 했지만, 저희 조카들이 다녔던 프리스쿨에서는 모든 간식을 제공했어요. 보통 다양한 과일과 쿠키, 머핀 등이 준비되었답니다.
근데 이 시간들이 점심시간과 간격이 그리 길지 않았던거죠. 저희 조카들은 아침에도 집에서 아침식사를 가볍게 먹고 나갔는데요. 아이들이 아침을 먹고 8시 30분까지 프리스쿨에 가면 10시가 모닝티 시간이라 간식을 먹어요. 그리고 11시 30분이 되면 점심시간이라 또 도시락을 먹는데 점심을 먹고 나면 1시 쯤에 다시 애프터눈티로 넉넉한 과일과 쿠키가 준비됩니다.
그렇다보니 저희 조카들에게는 이 점심 도시락의 양이 너무 많았던 거에요. 아이들이 밥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어요 ^^;; 그래서 중간 쯤부터는 밥 양을 1/3로 아예 줄였답니다.
구운 만두, 소세지, 비빔밥 조금, 사과, 딸기요거트를 준비했어요.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한다는 새우볶음밥은 넉넉하게 준비했어요. 브로콜리, 치즈, 블루베리 요거트, 귤 함께 준비했습니다.
밥 조금, 구운 닭고기, 단호박, 골드키위, 딸기 요거트를 준비했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핫케익에 메이플 시럽을 더하고 바나나를 함께 준비했어요. 첫째 조카는 치즈를 그 위에 올려 달라고 해서 체다치즈를 얹었습니다. 간식으로 귤, 딸기 요거트 준비했어요. 스스로 뭔가를 하며 성취감을 느끼길 원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귤은 위쪽에 칼집만 냈어요.
이 메뉴는 보타이 모양의 파스타를 처음 접해보는 조카들이 아주 좋아했었답니다. KFC 위키드윙 하나씩 같이 넣어줬어요. 치킨이라면 아주 좋아하는 아이들인데 크림 파스타와 함께 먹는다면 최고의 조합이죠. 딸기요거트, 포도, 골드키위 함께 넣었어요.
밥, 오븐치킨, 구운 야채, 딸기요거트, 포도 준비했어요.
스팸무스비, 군만두, 바나나, 포도, 바닐라 요거트에요. 선생님들 모두 함께 나눠 드시라고 보냈던 레몬청도 함께 있네요. 환절기라 기침 감기가 많은 것 같아서 따뜻하게 레몬차 만들어 드시라고 했죠.
치킨마요, 사과, 딸기요거트 준비했어요.
햄치즈달걀 토스트, 단호박, 바닐라 요거트, 포도, 그린키위, 골드키위 함께 준비했어요.
토마토 스파게티, 딸기 요거트, 사과, 귤 함께 준비했어요. 둘째가 자꾸만 [ 이모, 나도 라면 싸줘 ] 그러더라고요. 애들이 라면을 싸올리는 없는데 대체 뭘까 싶었어요. 알고보니 스파게티였답니다. 이렇게 보내면 차갑게 식은 스파게티를 점심 때 먹는데요. 차가워도 굉장히 맛납니다.
여기서는 차가운 크림파스타, 토마토 스파게티 점심에 그냥 먹는거 아주 당연한건데요. 저희 언니는 이런게 아주 새롭게 느껴졌다고 하더군요. 파스타는 면을 미리 듬뿍 삶아두고 올리브 오일에 버무려 냉장실에 보관하면 일주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도시락으로 싸갈 때는 데울 필요도 없이 그냥 그대로 덜어서 싸면 되지요.
작은 주먹밥을 만들었어요. 밥 안에는 고기를 쏙쏙 박아 넣었습니다. 바나나, 포도, 패션후르츠 요거트 준비했어요.
밥과 여러가지 종류의 구운 어묵과 새우, 야채를 함께 준비했어요. 요거트와 사과, 배를 함께 넣었습니다.
돼지고기와 야채를 넣은 볶음밥, 미니 핫도그, 브로콜리, 치즈, 바나나, 바닐라 요거트, 포도를 함께 준비했어요.
스팸과 치즈, 달걀을 넣은 스팸무스비와 초코 시리얼, 블루베리 요거트, 사과, 포도를 준비했어요.
크림 파스타, 피칸파이, 귤, 포도, 딸기요거트 함께 준비했어요.
베이컨, 달걀, 각종 야채를 넣은 김밥과 귤, 딸기, 블루베리 요거트 함께 준비했어요.
돼지고기 제육볶음, 밥, 골드키위, 사과, 딸기요거트 함께 준비했어요. 양이 많은 도시락은 저희 신랑 도시락입니다.
새우볶음밥, 포도, 체다치즈, 바닐라 요거트, 초코 시리얼 준비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피자를 만든 다음 날, 아이들의 점심 도시락에는 피자가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취향대로 만들다보니 새우밖에 보이질 않네요 ^^;; 새우가 들어가지 않은 피자는 모두 저희 신랑 도시락으로 들어갔습니다. 신랑은 새우를 싫어하거든요. 피자와 바나나, 포도, 딸기 요거트 넣어서 준비했어요.
치킨마요와 바닐라 요거트, 딸기, 귤 함께 준비했어요.
소고기, 버섯, 양파 넣은 토마토 스파게티와 골드키위, 그린키위, 바닐라 요거트 함께 준비했어요.
구운 어묵과 새우, 만두, 바나나, 치즈, 사과, 초코칩 쿠키를 함께 준비했어요.
스팸, 달걀, 각종 야채를 듬뿍 넣은 김밥과 귤, 딸기 요거트 준비했어요. 오른쪽 김밥은 저희 신랑 도시락이에요.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등원하던 날 함께 보낸 초코칩 쿠기 70개입니다. 아이들 손바닥 만한 크기로 구워서 보냈어요. 이렇게 보낸 쿠키는 모닝티 간식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2달이라는 짧은 시간을 다녔지만 마지막 날은 '해피 라스트데이'라고 해서 아이들을 위해 작은 행사를 준비해줍니다. 그 동안을 기념하는 앨범도 만들어주고 아이들이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도 사진을 남겨서 알려주죠.
아이들이 하나씩 받은 책자가 바로 기념 앨범 같은거에요. 저기에는 친구들이 물감으로 손바닥 모양을 찍어 남긴 것도 있었고 아이들의 사진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친했던 친구 대여섯명이 나와서 조카들에게 굿바이 인사를 했어요. 말을 하다가 우는 아이도 있었는데, 무슨말인지 저희 애들이 알아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이제 모든 아이들이 차례로 나와 짧게 인사하고 안아주는 시간을 가졌어요. 너무 귀엽죠?
첫째 조카의 짧은 뉴질랜드 생활 가운데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줬던 두 친구에요.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네요.
공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준비했던 아이들의 간식 도시락이에요. 길고 긴 비행과 공항 대기시간 중에 하나씩 집어먹으라고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마시멜로우, 하이쭈, 사탕, 과자, 컵라면 등을 준비했어요. 5개월 막내 땡땡이의 이유식도 함께요.
이모가 베이컨 치즈 스콘을 굽는 동안 첫째는 봉봉을 열심히 타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자리에서 아이들의 빈자리가 느껴지는데요. 먼지가 쌓여가는 봉봉을 볼 때마다 아이들이 보고싶네요. 2달 동안 도시락 싸는 것이 일이라면 일이었지만, 그래도 참 기쁘고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우리 이쁜 조카님들을 위한 이 정도의 고생은 두번 세번도 거뜬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랑하고 참 그리워요.
한국으로 돌아간 조카들은 원래 다니던 어린이집으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여전히 거긴 미세먼지가 가득해서 아이들이 순식간에 기관지에 이상이 왔다고 하네요. 공기 좋은 이 곳에서 언니네와 오빠네가 모두 같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제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준비되는 급식을 먹겠네요. 아마 급식 맛이 더 맛있을 것 같긴 합니다 ^^ 전문가의 손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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