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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뉴질랜드 커크우드 중학교(Kirkwood Intermediate School) 유학생활을 마치며

by Joy_Tanyo_Kim 2018.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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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가 끝나던 날 첫째 조카 루비의 수료식을 보기 위해 새언니와 함께 커크우드에 방문했습니다. 담당 선생님이 미리 연락을 주셔서 늦지 않게 잘 참석할 수 있었어요. 3학기를 마지막으로 돌아가는 학생은 루비를 포함해서 2명이었는데 나머지 한명도 루비와 친하게 지냈던 동갑내기 친구였어요. 


대만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남자아이였는데, 경기도에서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엄마 아빠가 젊은 시절 뉴질랜드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만났고 결혼하여 한국에 정착했다고 했습니다. 중국어, 영어, 한국어를 모두 능통하게 구사하는 이 아이의 엄마가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수료식은 방학식 행사 도중에 있었는데 저희는 수료식만 잠시 보고 오피스로 나와 아이들을 기다렸답니다. 



커크우드인터미디어스쿨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중학교 아일람 리카톤 kirkwood


▲ 강당에 전교생이 함께 모였습니다. 제가 만났던 뉴질랜드의 학교는 아주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라 사실 아이들이 굉장히 많이 시끄럽고 떠들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모든 아이들이 줄을 지어 한 줄씩 강당으로 입장하는 순간 제 섣부른 생각은 순식간에 바뀌었답니다. 



아이들이 입장하기 전 빈 강당에 제가 먼저 들어와 있었는데 밖에서 대기하는 동안 장난도 많이 치고 시끄럽던 아이들이 입장하는 순간 눈도 초롱초롱하고 차례로 앉아 속닥거리는 귓속말도 없이 앞을 주시하더군요. 그리고 학생대표가 앞으로 나가서 앉고 교장선생님이 입장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나즈막한 소리로 [ 굿 애프너눈, 애브리원! ] 이라고 인사를 하자 전교생이 한 목소리로 아주 크게 [ 굿 애프터눈, 미스터 블라블라(이름 모름) ] 라고 화답을 했답니다. 사실 이런 말 좀 촌스럽지만... 정말 해리포터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 아이들의 집중력과 눈빛, 행동에서 교장 선생님을 향한 존경과 사랑이 가득하다는 것이 제 마음에 아주 흘러 넘치게 전해지더군요. 




▲ 커크우드는 약 300명 이상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 작은 학교지만, 국제학생을 위한 ESOL수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곳이라 국제학생들이 꽤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안정적인 주거권과 활발한 상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아일람 지역과 리카톤 지역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더 인기가 좋은 편입니다. 캔터베리 대학, 아일람 프라이머리 스쿨과 함께 있기 때문에 이민을 목적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외국인 부모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좋지요. 




▲ 루비가 학교에 다녀오면 일주일에 하나씩은 꼭 뭔가를 만들어 오더라고요. 나무로 만든 장식품이나 수납함을 만들어 오는 일이 잦았고 가끔 파우치를 만들어 오기도 했던 것 같아요. 학교에 이런 공간들이 잘 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나무를 재단하고 못도 박았던 것 같네요. 커크우드의 중학생들은 기계에 대한 어려움이 전혀 없을 것 같은데요? 




▲ 마찬가지로 일주일에 한번씩은 요리시간이 있었는데 맛있는 브런치를 만들기도 했었고 반죽을 만들어 빵을 굽거나 쿠키를 구운 날도 있었다고 하네요. 루비는 칼을 사용하고 불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이제 없을 것 같아요. 




▲ 커크우드의 교내 도서관 모습이에요. 루비는 책 읽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뉴질랜드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도 동네 도서관을 자주 다녔는데요. 사진 속에 책 읽고 있는 루비가 보입니다. 나중에 제 아이가 생기면 책 읽는 습관을 꼭 만들어 주고 싶네요. 




▲ 아이들의 방학식이 끝나는 동안 오피스에서 기다리며 대만엄마와 이야기도 나누고 오피스에 전시된 갖가지 작품을 보기도 했어요. 그 중에는 아이들이 상을 받은 것과 트로피도 많았는데요. 사진 왼쪽을 보시면 아주 익숙한 것이 보일 거에요. 바로 탈과 돌하르방이에요. 오잉, 굉장히 반갑더라고요. 제가 탈을 잘 몰라서 그런데 저거 한국 탈 맞나요? 




▲ 그리고 그 옆에는 이런 증서가 있었습니다. '보신각종 타종체험 증서'라는 것인데요. 세상에, 보신각 관리사무소에서 이런 증서를 발행해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 커크우드가 뉴질랜드의 다른 학교에 비해 한국과의 교류가 깊다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확인하니 더 새롭게 느껴졌어요. 




▲ 한국의 학교와 맺은 자매결연패도 발견했습니다. 대한민국 서울 풍성초등학교와 맺은 자매결연이네요. 상호 우의를 돈독히 하고 서로의 발전에 상호협력하자는 내용이 깨알같이 적혀 있습니다. 2006년에 맺는 이 자매결연은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혹시 보시는 분들중에 서울 풍성초등학교 나온 분 계신가요 ^^ 힛 




▲ 루비가 학기 중에 학교에서 마운트 헛으로 단체 스키투어를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가장 친하게 지냈던 한국인 언니와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 체육 시간도 넉넉히 있어서 매일같이 뛰어 놀기 바빴다고 했어요. 굳이 체육시간이 아니더라도 매일 주어지는 브레이크타임에는 보통 체육복을 입고 뛰어 놀았답니다. 3개월 사이에 루비가 아주 새카맣게 탔더라고요. 




▲ 커크우드의 수업시간 모습이에요. 책상에 앉기도 하지만 저렇게 보드 앞으로 가까이 모여 선생님과 더 가깝게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죠. 이런 자유분방한 형태의 수업 또한 루비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 방학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잠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키투어에서도 학교생활 중에도 영어가 어려운 루비를 매일같이 돕고 챙겨줬던 친구가 배웅을 나왔어요. 정작 루비는 웃었는데 친구는 어찌나 울던지 제 마음이 다 속상하더라고요. 루비만 친구를 의지했나 했는데, 저 친구 또한 루비의 존재가 힘이 되고 많이 의지가 되었었나 봅니다. 마지막 4학기까지 공부를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저 친구에게 남은 시간이 즐겁기를 바래봅니다. 




▲ 눈물 많은 친구가 준 선물입니다. 파우치, 다이어리, 샤프 2개, 다양한 색깔 펜, 솜사탕, 편지, 데어리 초콜렛, 디즈니 립밤, 케익 등 잔뜩 선물했네요. 이 정도면 돈을 꽤 많이 쓴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좀 그렇더라고요 ^^;; 




▲ 이건 같은 반 친구들이 하나씩 만들어서 준 것입니다. 루비의 이름을 나무로 만들었네요. 정성이 가득한 선물이죠. 




▲ 떠나는 루비를 배웅하기 위해 교장선생님이 잠시 찾아오셨어요. 모두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 주말에 맛있는 마지막 만찬을 위해 잠시 카운트다운에 들렀어요. 그리고 새언니와 아이들은 이 곳에서 지내는 동안 입맛에 맛있었던 과자들을 한국으로 가져가기 위해서 종류별로 잔뜩 샀습니다. 



뉴질랜드에는 대형 식품마트가 뉴월드, 카운트다운, 파킨세이브 이렇게 3군데로 나뉘는데요. 그 중에서 카운트다운에는 어린이무료과일이 언제나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아이들에게 [ 너희 카운트다운 잠시 들러서 과일 먹을래? ] 라고 물으면 언제나 대답은 [ 네~~~~~~!!!! ] 였습니다. 물론 집에도 과일은 잔뜩있지만, 그래도 마트에 들러서 먹는 공짜 과일이 그렇게 좋았나 봅니다. 이제 이 것도 마지막이죠. 무료과일바구니에는 오직 어린이를 위한 과일이라고 정확히 적혀 있으며 시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게 바뀌는 편입니다. 


▲ 온 식구가 함께 모여 마지막 만찬을 기쁘게 즐겼습니다. 고기도 부족하지 않도록 넉넉하게 준비했더니 정말 많이 남았던 것 같네요. 수육이 메인이었지만 부족할까봐 닭볶음도 준비하고 밑반찬도 이것 저것 준비했었어요.




▲ 새언니와 조카들의 3개월의 유학생활이 끝이 났네요. 출국을 위해 모든 짐 정리를 마치고 집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저희도 이사를 준비하고 있어서 아마 다시 이 집에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 모든 수화물을 무사히 잘 보내고 이제 게이트로 들어갑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3개월 그래도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가서 저도 기분이 참 좋습니다. 떠나기 3일 전에 둘째 샐리의 팔이 부러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 덕에 뉴질랜드의 병원도 아주 충분하게 구경을 했던 것 같네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었으니 그 또한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영어도 안되는 상황에 두 아이를 데리고 용기 있게 이렇게 멀고 먼 뉴질랜드까지 왔던 새언니의 용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환경이 되더라도 용기를 내지 못해서 못오는 분들도 생각보다 참 많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에 아이들에게 물어봤습니다. [ 뉴질랜드 어땠어? 영어에 도움이 된 것 같아? ] 라고 물었더니 [ 네, 확실히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이제 친구들이 하는 말, 선생님이 하는 말이 잘 들리고 어렵지 않아요 ] 라고 대답하더군요. 



한국에서도 원어민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던 아이들이었지만, 확실히 현지가 다르긴 다른가 봅니다. 싫든 좋든 아침 일찍부터 오후 3시까지는 무조건 현지인들 틈에 끼어 영어만 듣고 영어만 써야하는 환경이니 어쩔 수 없이 영어가 느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도 저런 시스템에 들어갈 수는 없는지...  저도 학교 가고 싶네요. 


새언니와 조카들은 무사히 한국에 도착해서 이제 한국생활에 다시 익숙해지려고 노력중입니다. 신랑도 텀브레이크 기간이라 함께 푹 쉬었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플랫메이트나 홈스테이가 올지 잘 모르겠지만, 아주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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