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이지만 겨울은 겨울이라 아직 비가 잦고 날씨는 종종 흐린 편입니다. 그래도 간간히 날이 굉장히 좋을 때가 있는데요. 아이들 마치는 3시에 맞춰 픽업을 가려니 오늘이 딱 그런 날이더라고요. 그래서 새언니에게 [ 언니, 오늘 날씨도 좋은데 캐시미어 힐에 경치보러 갈래요? ]라고 물었답니다. 언니는 곧바로 [ 예스! ]하더라고요.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픽업하고 곧장 25분을 달려 캐시미어힐로 갔습니다.
캐시미어 힐(Cashmere Hill)은 크라이스트처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높은 언덕인데요. 낮에 가도 참 아름답지만 야경 또한 참 아름다워서 저희는 낮밤 가리지 않고 종종 가는 편입니다. 정말 하늘이 맑은 날에는 은하수도 볼 수 있는 곳이지요. 외곽도 아닌 동네에서 은하수를 본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기에 이 또한 제겐 참 큰 선물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흔히 달동네라고 불렸던 높은 지역의 동네를 기억하시나요? 캐시미어 힐은 딱 그런 동네같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면 치치에서 가장 비싼 동네라는 겁니다. 그 이유는 캐시미어 힐이나 썸너 언덕에서는 치치는 물론이고 바다와 멀리 있는 만년설까지 훤히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입이 딱 벌어지는 그 전망에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을 선호하는 거죠.
▲ 캐시미어 힐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종종 가는 곳이지만 갈 때마다 참 아름답고 감탄하게 되는 곳인 것 같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의 차이가 너무 크다보니 여러분들에게 실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음에 제가 다 아쉽네요.
▲ 구글 위성지도로 만나는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습입니다. 잘려나간 지역도 꽤 있지만 보시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네요. 간단하게 평평한 지역과 언덕지역으로 나눠봤습니다.
▲ 파리의 에펠탑처럼 치치 캐시미어 힐에는 통신타워가 있습니다. 그저 통신타워지만 멀리서 캐시미어 힐을 바라보면 그 모습까지도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캐시미어의 가장 높은 곳입니다.
저는 그 탑 바로 옆에 있는 서밋로드의 작은 주차장을 애용합니다. 노란색 동그라미 안에 있는 공간이 그 주차장인데요. 자세히 보시면 차 1대가 주차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저기 주차를 하고 주변으로 조금씩 걸으며 산책을 합니다. 근처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환상적입니다.
▲ 캐시미어 힐에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고건물입니다. 과거에는 누군가의 저택, 작은 성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정확한 용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사진으로 확인해보니 레스토랑처럼 안이 꾸며져 있기도 하고 가끔 넓은 가든에서 야외 결혼식도 열리는 것 같더라고요. 볼 때마다 아름답습니다.
▲ 캐시미어 힐의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사운즈 오브 키위(Sounds of Kiwi)'라는 산장 느낌의 카페가 있습니다. 레스토랑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캐시미어 힐의 트랙을 따라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이나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휴식이 되는 공간이죠. 캐시미어 힐에 갔다가 화장실 가고 싶다면 이 곳에 가시면 됩니다. 시에서 세워놓은 화장실 마크가 있는 곳이니 부담없이 가셔도 됩니다.
▲ 사운즈 오브 키위에서 바라본 통신타워입니다. 직진하면 더 위로 올라가는 길, 왼쪽은 치치로 다시 내려가는 길,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건너편 바다 쪽인 리틀턴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 늘 주차하는 그 자리에 차를 세우고 언덕을 향해 올라갑니다. [ 우리 저기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갈거야! ] 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더 신이나서 뛰어 올라갑니다. 휴, 저는 몇걸음 걸으니 벌써 숨이 차오르더군요.
▲ 가장 뒤에서 올라오던 새언니도 한 장 찍었어요. 배경이 참 좋죠.
▲ 세 모녀가 사랑스러운 포즈를 취했습니다.
▲ 높은 곳에 올라가 환호하는 조카들의 모습이에요. 학교 마치고 바로 갔더니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있어요.
▲ 내려오는 길에 빅토리아 공원에 들렀습니다. 놀이터에 큰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 사실 놀이터보다 넓은 잔디밭이 더 매력적인 이 곳입니다. 굉장히 높고 긴 미끄럼틀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이들이 신나게 타고 놀더군요.
▲ 굉장한 크기의 그루터기 위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 5시가 다 되어가니 노을 빛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온 세상이 금빛으로 물들어 갔어요.
▲ 어느새 뉴질랜드에서 산지 2년이 되었습니다. 어깨가지 왔던 제 머리카락은 벌써 허리까지 왔고 저는 2살을 더 먹어 벌써 32살이 되었네요. 지난 2년간 뭘 했나 돌아보면 참 의미없이 보낸 아까운 시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또 후회하면서도 오늘을 또 아깝게 살아가는게 제 모습인 것 같네요.
또 2년이 더 지났을 때 오늘이 참 가치있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 함께 또 더 행복하게 나이 먹어요. 이제 한국은 열대야가 끝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제 조금 시원한 계절이 다가온다고 하니 제가 다 반갑네요. 여러분들 모두 시원한 오늘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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