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조카들이 저희 집에 홈스테이로 오게 되었습니다. 지난 도시락 포스팅에서 많은 분들이 홈스테이에 대한 약간의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아 조금만 설명드릴게요. 홈스테이는 한국의 하숙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하숙비를 지불하고 숙식을 제공받듯이 홈스테이도 마찬가지에요.
오늘은 조카들과 매일 먹는 저녁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해요. 뉴질랜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과 많이 다른 나라입니다. 소소한 것부터 큼직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다 적으려면 끝이 없을 만큼 다르죠. 처음 뉴질랜드에 왔을 때 저희가 이 곳에 머무는 동안은 이 나라의 사람들, 키위처럼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들의 나라에 왔으니 그들의 문화에 발을 담그고 온전히 스며든 삶을 살아보고 싶었어요.
가장 쉽게 도전해볼 수 있었던 부분이 바로 음식이었습니다. 식문화가 다르다고 해도 사람 먹는 것이 뭐 그리 다를 게 있을까 싶었죠. 그렇게 한 달 이상 키위처럼 먹어보려고 노력했었어요. 하지만 곧 [ 아, 우린 진짜 한국인인가 보다. 매일 이렇게는 못 먹겠어! ]라고 인정하며 먹고 싶은 대로 먹었어요.
▲ 아주 인기가 좋았던 치킨까스와 달걀말이
아직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시간, 같이 먹는 식사 등 많은 부분들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이번 기회를 통해 언젠가 생길 제 아이와의 시간을 미리 준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저녁 밥상이 한국에서 보통 먹는 것처럼 화려하거나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소박한 밥상입니다.
사실 조카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 이왕 뉴질랜드에 왔으니 최대한 뉴질랜드의 문화나 스타일에 대해서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조카들이 아직 어리다보니 여태 지켜오던 저희집 홈스테이 규칙을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어려웠어요. 그래서 기존의 룰을 최대한 지키되 아이들에게 맞춰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쇠고기 미역국, 스팸달걀말이, 시금치 나물, 볶음우동, 밥 - 지난 7월 30일 화요일 저녁식사입니다. 신랑은 전 날 먹고 남았던 부대찌개를 선택했어요. 최대한 매일 다른 음식을 먹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종종 음식이 참 애매하게 남는 편입니다. 멀쩡한 음식을 버리는 것은 너무 아까우니 저희가 먹게 되는데요. 남은 음식을 자꾸 처리하다보니 살쪘다는 엄마들의 말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 최대한 음식을 먹을만큼만 딱 떨어지게 준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쇠고기 카레 덮밥, 김치, 달걀두부국
▲ 라볶이, 비빔만두
▲ 김치삼겹살 두루치기, 콩나물, 시금치 나물, 밥
▲ 쇠고기육개장, 연근조림, 햄어묵볶음, 브로콜리, 콩나물, 시금치나물
▲ 그 와중에 신랑 생일이 있었어요.
▲ 고추장 찜닭, 오이피클, 무김치, 밥
▲ 삼겹살, 된장찌개, 샐러드, 마늘종 장아찌, 밥
▲ 쇠고기 듬뿍 떡국
▲ 뉴질랜드식 연어스시, 연어 사시미 - 지인에게 선물받은 연어를 손질해서 사시미를 뜨고 뉴질랜드식 연어스시를 만들어봤어요. 잘 익은 아보카도도 함께 넣었더니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초생강 곁들이니 꿀맛이네요.
▲ 파는 제품 부럽지 않은 비주얼이죠? 이번에 특히 예쁘게 나온 것 같습니다.
▲ 떡볶이, 오뎅탕 - 떡볶이를 아주 좋아하는 둘째 조카덕에 매주 수요일은 떡볶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 그 와중에 신랑과 만난지 2000일이 되었어요. 기념으로 구입했던 튤립 한단을 주방 화병에 꽂았는데 음식을 할 때, 설거지를 할 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튤립도 예쁘고 하늘도 예쁘네요.
▲ 아침, 점심으로 먹은 샐러드에요. 양이 많아서 두번 나눠서 먹었어요. 지난 한달 살을 빼겠다는 강한 의지로 아침 점심 식단하며 아쿠아조깅 아주 열심히 했는데요. 살은 6kg 뺐지만 무릎이 나갔습니다. 의사 말이 물 안에서 하는 운동이 힘든줄 모르고 무리하다가 무릎이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더군요. 6개월 안정을 취하라고 하는데 통증이 있어서 수영장은 한동안 못갈 것 같습니다. 휴, 살 빼려고 해도 이렇게 문제가 생기네요.
▲ 시래기 된장찌개, 밥, 치킨 2조각, 밑반찬(고추장 진미채볶음, 쇠고기장조림, 어묵볶음, 시금치나물, 연근조림, 고추장 마늘종 무침)
▲ 소뼈감자탕 - 여긴 소뼈가 워낙 저렴해서 소뼈를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 사진은 좀 앙상하게 나왔지만, 실제로 살코기가 참 많이 붙어 있고 맛도 좋습니다. 다만 3시간이상 끓여야하니 그게 좀 번거롭죠. 뉴질랜드에 오시면 소 많이 드세요. 참 좋은 소가 참 저렴합니다.
▲ 돼지고기 수육, 갓 담은 김치, 된장찌개, 상추, 장아찌 나물, 밥
▲ 남은 소뼈 감자탕 국물이 아까워 칼국수 넣어서 끓여 먹었습니다.
▲ 직접 만든 치킨까스, 밥, 달걀말이, 브로콜리, 김치
▲ 야심차게 준비한 비빔밥, 콩나물뭇국, 김치
▲ 매주 토요일 점심은 현지 스타일로 피시앤칩스를 구입합니다. 이 동네에서 가장 맛있다고 소문난 맛집에 가서 구입했습니다. 중국인들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피시앤칩스 외에도 다양한 중국요리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 피시앤칩스는 이렇게 커다란 종이에 싸서 줍니다. 총 3개를 구매했었는데 풀어헤치지 이런 모양이네요. 케찹 곁들여서 먹었어요. 피시는 가시를 깔끔하게 제거한 피시를 통으로 튀겨주는 것인데 저는 한국에서 명절마다 먹던 물명태전 맛이 나서 늘 간장에 찍어 먹습니다. 이 곳 사람들은 그냥 먹거나 타르타르 소스에 찍어 먹는 편이에요.
앞으로 남은 7주 동안 또 어떤 저녁을 준비해야할지 참 많이 고민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식사를 하면서 조금 달라진게 있다면 매운 음식이 밥상에서 사라졌다는 겁니다. 저희 부부는 매운 음식을 참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이게 아이들과 먹다보니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끼리 있을 때는 라면도 자주 먹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라면도 먹는 일이 거의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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