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친정엄마와 언니, 조카 두놈이 뉴질랜드로 옵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날짜가 어느새 성큼성큼 다가와 벌써 내일이 되었습니다. [ 형부, 2년째 제대로 휴가도 안갔으니 세이브 많이 했겠네! 다같이 뉴질랜드 한번 오는거 어때? 엄마 티켓도 끊어줄거야? ] 라고 우스갯소리로 던진 말에 형부가 정말 엄마 티켓을 끊어줄것이라 생각도 못했었는데, 자신은 휴가를 뺄 수가 없어서 일을 해야하니 [ 장모님이랑 너거 언니랑 애들 보낼테니까 좋은 시간 보내~ ] 라고 말하며 이번에 뉴질랜드 여행에 힘을 실어 줬답니다. [ 언니, 이왕 오는거 적어도 한달은 있는게 좋지 않을까? ] 라고 했더니 언니 또한 같은 생각이라 한달을 이 곳에서 함께 보내게 되었답니다.
엄마는 물론이고 언니 또한 영어를 쓰지 않은지가 너무 오래되었고 과거 신혼여행을 제외하면 스스로 준비하는 해외여행은 처음인지라 꽤 큰 부담감을 가지고 여행을 준비하는 것 같았어요. 게다가 껌딱지 같은 애들을 두명이나 데려가야하니 언니 마음의 무게는 꽤나 무거웠으리라 짐작합니다. 조카들의 나이는 큰 아이가 4살(만 3세), 작은 아이가 2살(만 1세)입니다. 가까운 아시아권 나라도 아니고 뉴질랜드라는 이 먼거리를 아이들이 잘 견뎌줄지도 걱정이고 허리도 좋지않고 최근 다리 수술까지 받으신 엄마가 몸살없이 잘 도착할지도 걱정입니다. 아무튼 동생을 만나러 뉴질랜드까지 오는길에 언니가 많이 힘들 것이라 생각하니 저도 마음이 참 무겁네요. 그래도 곧 만날 것이라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13개월만에 만나는 엄마와 언니, 조카들이라 저 정말 떨리고 너무 기대가 됩니다.
▲ 오는 길에 하나라도 더 챙겨오겠다고 언니는 친정에 쌓인 저희 신혼살림을 뒤졌습니다. 1년전 이렇게 차곡차곡 빈 방에 쌓아두고 갔었는데 그 때만 해도 [ 1년만 지내고 돌아올거니까~ ] 라고 생각을 했었답니다. 하지만 그렇게 떠난 길이 이렇게 영주권 준비를 생각하는 멀고 먼 길이 되어버렸네요. 어느 박스에 뭐가 들었는지까지도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나는데.. 사진으로 보고 있으니 모든 살림이 다 아쉽기만 합니다. [ 언니, 저거 아직도 저렇게 있어? 그냥 다 언니 써~ ] 라는 말을 덧붙이며 웃고 말았지요.
▲ KTX를 타고 온 식구가 인천으로 이동을 했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형부는 오늘 하루 월차를 내고 인천까지 배웅을 나섰다고 하네요. 앞으로 한달간 집에서 형부 혼자 보낼 생각을 하면 아무래도 형부 또한 섭섭한 마음이 컸을 것 같아요. 설 휴가가 곧 겹치니 사실 일주일이라도 뉴질랜드에 와서 함께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컸지만, 직장인 월급이 거기서 거기인지라 아무래도 부담이 큰 것 같더라고요. 이 여행도 그나마 막내가 어려서 비행기 티켓이 무료다보니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딱 3월부터는 무료 탑승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언니는 2월을 제대로 노렸답니다. 여행하시는 분들은 이런 정보도 미리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네요.
평창 올림픽이 코앞이라 그런지 인천국제공항에 이렇게 평창 에스코트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네요.
▲ 어제는 저희 부부의 2번째 결혼기념일이었어요. 치치에 불족발을 파는 곳이 있다고 해서 그 곳에 갔었어요. 함께 손 꼭 잡고 사진 한장 찍은게 다네요. 생일을 거하게 챙기고 나니 서로가 함께 축하하고 기념해야할 결혼기념일에는 뭔가 하기엔 진이 약간 빠지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혼은 정말 1월에 하기 싫었는데.. 주례하시는 분의 스케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월에 결혼을 했던 것이 아직도 많이 아쉬운 것 같아요 ^^;; 뭔가.. 생일이랑 결혼기념일이 묻어가는게 좀.. 별로에요. 내년 결혼기념일에는 서로 조금 더 신경을 써봐야할 것 같아요!
▲ 불족발은 양도 맛도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또 가고 싶어지는 스테이션!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웨어하우스에 잠시 들러 서로에게 작은 선물을 했어요. 신랑은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식충식물을 구입했고 저는 카페를 운영할 적에 가장 좋아했던 싱고니움을 구입했어요. 화분의 가격이 꽤 비싼편이라 사실 여태 구입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결혼기념일을 기념할 증거물이 필요했어요. 히히
보다보니 도라지 꽃을 판매하더라고요. 어릴 적에 언니와 함께 꽃봉우리를 톡톡 터트리는 재미로 도라지밭에 놀러 다녔는데 엄마가 정말 많이 혼내셨던 기억이 나요. 여기 사람들은 도라지를 먹지는 않지만 미관상 아름다워서 화분으로 판매를 한답니다. 저는 다음번에 다시 가서 몇개를 구입하려고 해요. 밭 한구석에 도라지를 심으면 맛있는 도라지 뿌리를 먹을 수 있겠지요? 도라지를 보니 또 엄마 생각이 절로 나네요.
시간을 보니 벌써 오사카를 경유하고 오클랜드로 오는 길이겠네요. 엄마와 언니, 조카들이 오는 길이 너무 힘들고 고된 여행길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저는 이제 자러가야겠어요. 내일 낮 3시 25분에 치치 공항에 도착하는 가족들을 맞이할 생각에 설렘으로 잠을 잘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체력 비축이 시급한 때입니다. 모두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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