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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뉴질랜드 텃밭에서 배운 기다림과 수확의 기쁨

by Joy_Tanyo_Kim 2017.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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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더 뜨거워지면서 제 텃밭은 풍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한국과 반대로 겨울이 우기라서 여름은 정말 건조한데 덕분에 매일 적어도 30분 이상은 텃밭에 물을 줘야한답니다. 아침 저녁으로 30분씩 2번 물을 주면 더 좋은데, 저는 게을러서... 아침시간에 한번 물을 주는 편이에요. 그래도 한번 줄 때 정말 흙 깊숙하게 물이 스며들도록 푹 주니까 야채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드디어 비가 내렸습니다. 4주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아서 크라이스트처치에 수돗물 비상이 걸렸었는데, 이틀 연달아 비가 쉴새없이 아주 많이 내려서 마른 땅이 많이 젖어들었어요. 크라이스트처치는 뉴질랜드에서도 수돗물이 무료인 지역이에요. 치치의 수돗물은 빙하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어느지역보다 수돗물이 맑고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한데 게다가 무료라고 하니 이보다 좋은 소식이 없었죠. 


하지만 한편으로 치치는 뉴질랜드에서도 가든시티로 유명한 지역이라 가든에 들어가는 물의 양이 굉장히 많답니다. 그래서 아마 조만간에 치치의 물도 값을 지불해야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뭐, 물값은 집 주인이 지불하는 것이니 플랫이나 렌트로 살고 있는 저희같은 사람들은 사실 걱정할 일은 아니지요. 여튼 가든과 텃밭을 관리할 때 물 걱정할 필요 없다는게 사실 굉장한 혜택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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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cm 크기의 작은 모종을 심었던 오이가 벌써 1m가 넘는 키를 자랑하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어요. 



오이가 꽃 나팔을 불고 있는 것만 같은 모양입니다. 뉴질랜드에서 판매하는 오이는 모두 백오이라서 당연히 백오이가 열릴줄 알았는데, 가시오이가 열렸어요. 모종이 가시오이였나봅니다. 한국에서는 가시오이가 일반적이라서 늘 먹던 것이었는데, 이렇게 만나니 굉장히 반갑네요. [ 가시오이야, 반갑다! ] 




▲ 먹고 살겠다고 줄을 돌돌 감은 모습이 참 신기합니다. 처음 줄을 달아줄 때는 잘 말리지 않아서 억지로 손으로 직접 말아줬는데, 한번 말아주니 알아서 잘 타고 올라갑니다. 손톱으로 살짝 누르기만해도 잘리는 아주 여린 줄기지만 저 힘으로 저렇게 비와 바람을 견디고 버티는 것이 참 대견합니다. 




▲ 오이모종 7개(왼쪽부터)와 애호박 모종 2개(오른쪽부터)를 심었던 것이 벌써 이렇게 자랐네요. 줄을 칠 곳이 없어서 지붕에 끈을 매달았는데 생각보다 잘 견디고 자라줘서 고맙네요. 공간이 조금 더 있었더라면 간격을 약간 더 뒀을텐데, 그게 제일 아쉬워요. 




▲ 많이 자란 오이는 벌써 이만큼 자랐답니다. 조금 더 자라면 먹어도 될 것 같아요. 




▲ 애호박이 열렸어요. 뉴질랜드의 로컬마트에서는 쥬키니 호박만 판매하고 있다보니 애호박을 맛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이 놈 잘 키워서 된장찌개에 넣어 먹어야겠어요. 




▲ 손바닥보다 작았던 고추모종은 벌써 키가 많이 자랐습니다. 왼쪽은 매운고추, 오른쪽은 오이고추에요. 




▲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니 이제 곧 고추가 열릴 것 같네요. 



부디 병들지 않고 잘 자라길 바라고 있답니다. 저희는 약을 하나도 치지 않기 때문에 혹시라도 병들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 고추 잎사귀는 때마다 뜯어서 나물도 무치고 그저께는 장아찌도 담았어요. 




▲ 완두콩이 주렁주렁 맺혔어요. 두번 따 먹었는데도 열리고 또 열리네요. 콩깍지 채로 소금물에 데치니 꿀맛입니다. 




▲ 부추는 한번 잘라준 이후로 계속 무럭무럭 자라는 중입니다. 점점 더 굵고 힘있게 자라는 것 같아요. 




▲ 잘 키운 파에 꽃이 피더니 씨가 맺혔더라고요. 잘 털어서 뿌렸더니 이렇게 소복하게 파가 올라옵니다. 처음에는 고랑을 만들어서 줄을 지어 씨를 뿌렸는데, 이젠 귀찮아서 그냥 막 뿌립니다. 막 뿌렸더니 이렇게 파가 막 났어요 ^^;; 조금 더 크면 하나씩 쏙쏙 뽑아서 옮겨야겠어요. 




▲ 이 놈이 한국에서 먹던 상추와 가장 비슷한 맛과 모양을 가진 상추에요. 자라는 스피드가 굉장히 빨라서 요즘 이 놈 자라는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한번 싹 따서 샐러드를 해먹어야겠어요. 




▲ 씨를 뿌려서 모종으로 키우고 있는 토마토입니다. 토마토 씨앗에는 머니메이커라고 적혀 있던데, 진짜 돈을 만들어 주는 것인지 지켜봐야겠어요. 



▲ 예상치 못한 공간에 토마토가 자랐습니다. 씨도 뿌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자라게 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야 감사하죠. 




▲ 꽃이 진 자리에는 벌써 토마토가 이렇게 주렁주렁 열렸네요. 이제 빨갛게 되기를 기다리면 되는 거죠? 




▲ 양배추도 많이 컸지요? 작은 모종을 심었던 것이 이제 어느정도 모양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 양배추가 동글동글한 모양을 만들어 가겠지요? 하지만 생각보다 진딧물이 너무 많이 생겨서... 조금 걱정입니다. 일단 진딧물이 보일 때마다 손으로 손으로 잡아주고 있는데 매일 진딧물이 생기네요. 




▲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깻잎은 풍년이네요. 빠른 집은 벌써 꽃이 폈다고 하는데, 저희 집은 그 정도는 아니고 아직 잎사귀가 많이 나고 있습니다. 다 크려면 아직 한참 더 걸릴 것 같아요. 아마 저희집이 2층집이고 높은 담이 많아서 햇볕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적절한 햇빛과 그늘의 공존으로 오히려 야채들은 더 신선하게 자라는 것 같아요. 뉴질랜드의 태양빛은 정말 심각하게 따갑거든요. 




▲ 이 상추는 뉴질랜드에서 구입한 씨를 뿌린거에요. 잎도 너무 얇지 않아 튼튼하고 쓰지도 않아 제가 가장 좋아하죠. 




▲ 작년 겨울에 마트에서 구입한 옥수수를 거의 일년동안 말렸어요. 말려놓은 옥수수 알을 30개 정도 심었는데 10개 정도의 옥수수가 싹을 틔웠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라고 있어요. 모종을 심은 집은 벌써 옥수수 키가 1m가 넘었다고 하는데 그에 비하면 저희 집 옥수수는 너무 작고 초라하지만, 그래도 너무 기뻐요. 옥수수 말린 것을 심어서 이렇게 싹이 났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너무 기분 좋네요. 이 놈 잘 키워서 옥수수 꼭 수확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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