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요즘 겨울입니다. 1년 중에 7월이 가장 추운 겨울이라고 하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덜 추운것 같습니다.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는 1년 내내 영하로 떨어지는 기온은 아니라고 했지만 지금은 눈도 내립니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키위(현지인) 선생님의 말로는 4년전에 눈이 한번 왔었고 최근에는 온 적이 없다고 했었는데, 올해 눈이 올줄은 몰랐답니다. 동네를 다니며 찍은 요즘 크라이스트처치의 사진을 몇장 가지고 왔답니다.
▲ 한겨울이지만 예쁜 보랏빛 꽃이 펴있습니다.
▲ 아침 일찍 나와보면 마당에 있는 쓰레기통, 식물, 자갈, 길가에 세워진 자동차가지 서리를 맞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해가 떨어진 뒤부터 새벽까지는 이렇게 날씨가 추워진답니다.
▲ 몇일 전에는 함박눈이 왔답니다. 핸드폰 카메라에 큼직하게 잡힐만큼 큰 눈송이들이 한없이 떨어졌지요. 이 곳에서 눈을 볼 것이라는 기대는 사실 하지 않았었는데, 눈이 오자 참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답니다. 올 1월(여름)에 가든에 심었던 쑥갓이 아직 죽지 않고 잘 살아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노란 꽃들이 쑥갓 꽃이랍니다.
▲ 파 값이 금값이라 늘 심어서 조금씩 잘라 먹습니다. 가을까지는 잘 자라더니 겨울이 되자 쉽게 자라지는 않습니다. 아주 더딘 성장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래도 죽지 않는게 어디냐며 만족하고 있답니다. 원래 파는 한겨울에 눈 맞아도 안죽는다며 심어서 먹으라던 엄마 말을 들은게 잘한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곳의 파는 한국의 쪽파정도 굵기의 파 4뿌리가 4~5천원 정도 한답니다. 내리는 눈이 흙 위에 조금씩 쌓이고 있네요.
▲ 이 꽃나무에는 이미 꽃봉우리가 가득한데 이렇게 눈이 쌓여갑니다.
▲ 눈 내리고 몇일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우박이 내렸습니다. 한국에서도 우박 소식은 많이 들었었지만, 사실 제 눈으로 우박을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답니다. 예상했던 우박보다는 훨씬 작고 귀여운 우박입니다.
▲ 꼭 구슬 아이스크림처럼 생긴 우박의 모습입니다.
▲ 그 다음 날이 되자 낡이 완전 맑아졌습니다. 뉴질랜드는 섬나라라서 날씨변화가 굉장히 빠르게 나타난답니다. 오늘 아침에 태풍으로 먹구름에 비바람이 잔뜩 와도 아침이 되면 파란 하늘에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루가 되기도 하지요. 날이 좋아서 아침에 조깅을 나갔더니 아름다운 꽃들이 많이 보입니다. 꼭 진달래를 닮은 꽃입니다.
▲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했는데, 예쁜 꽃이 나오는 집마다 잠시 서서 사진을 찍었지요. 꽃들이 너무 많아서 뛰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이 예쁜 꽃들을 어찌 감상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이 곳의 온 마을은 각 집의 가든 보는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 역시 가든시티로 유명한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 그 명성에 걸맞는 것 같습니다.
▲ 높게 자란 나무에 주렁 주렁 매달린 듯 피어난 꽃들이 보입니다. 이름은 모르겠지만, 향도 좋고 참 예쁩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앙상한 가지의 나무들과 아주 대조적입니다.
▲ 화려한 꽃들은 없었지만 푸른 나무들이 너무 싱그러운 느낌을 줍니다. 뉴질랜드는 아무리 추운 겨울이 되더라도 초록빛이 가득합니다. 물론 한국처럼 굉장한 겨울 추위가 있는게 아니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 날씨면 한국의 초겨울 날씨만큼은 추운데 참 신기했지요.
아, 물론 이 곳은 해가 떨어지면 겨울 날씨지만 정말 맑은 낮의 날씨는 꽤 따뜻한 편입니다. 햇볕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너무나도 크답니다. 잔디 같은 경우에는 햇볕이 너무 강한 여름보다는 오히려 추워도 햇볕이 조금 약해지는 겨울이 훨씬 푸르게 잘 자란다고 합니다.
▲ 빨갛고 도도해보이는 꽃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네요.
▲ 이제 곧 꽃 봉우리를 터트릴 것만 같은 이 꽃들의 색깔과 향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 먹을 수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빨간 열매들이 송송 맺혀 있습니다.
▲ 엄청난 크기의 열대나무입니다. 둘레만 해도 성인 남성 5명은 합쳐야할 것 같습니다. 열대나무와 겨울은 참 어울리지 않습니다.
▲ 어쩜 이 여린 잎들이 우박과 함박눈, 매일 맞는 서리를 이겨내는지가 참 신기했습니다. 이 강한 몸을 가진 사람도 이렇게 추운데 말이죠. 강인한 녀석!
▲ 강아지와 함께 잔디밭 위로 산책을 즐기는 할아버지가 보입니다. 눈 크게 뜨시면 보이실거에요.
▲ 민들레 처럼 보이지만 조금은 다른 꽃입니다.
▲ 이 꽃이 라벤더인지 로즈마리였던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여튼 꽃이 피고 있습니다.
▲ 아침 9시경의 조용한 마을입니다. 어떤 시간이든 늘 조용하긴 다름없답니다.
▲ 이 집은 꼭 가을 느낌이 나네요. 식물들의 잎 색깔이 참 곱지요?
▲ 꽃망울들이 많이 맺혔습니다. 이제 9월이 되면 봄이 온다는데, 어쩌면 조금 이른 봄이 오는 것일까요?
▲ 뛰다가 새를 밟을뻔했습니다. 왠 새가 인도의 한 중간에 앉아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고 계속 가만히 있길래 보니 다리를 삔 것 같았습니다. [ 어떡하지? 신고해야하나? ] 고민을 조금 했는데 살짝 들어서 사람들의 발이 잘 닿지 않는 잔디밭 위에 올려줬답니다. 지나가는 사람의 발에 밟히면 안되니까요. 사실 아직은 많이 추워서 보살핌이 약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새를 한번도 키워본 적도 키울 자신도 없는 저로서는 다른 방법은 없었답니다. 이 동네에 숱하게 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이 새를 가만히 둘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 조깅을 끝내고 집으로 오니 아침 일찍 서리가 내렸던 식물이 녹아서 물이 가득 맺혀있습니다. 이렇게 매일 밤과 아침에 서리를 맞고, 또 녹이며 하루하루를 버텨왔나봅니다. 너무 싱그럽게 잘 자라서 겨울에 죽지 않으면 좋겠다고 소망했었는데 잘 견뎌주는 것 같아서 제 마음이 다 뿌듯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씻고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아침을 준비하면서도 계속 두고 온 새가 신경이 쓰였답니다. [ 데리고 올걸 그랬나? 에이, 어차피 키울줄도 모르고.. 키울 자신도 없는걸.. ] 이라고 생각했지만 도저히 마음이 쓰여서 안되겠더라고요. 결국 다시 그 곳으로 갔답니다. 데려오겠다는 생각에 종이 박스에 신문까지 깔아서 가져갔지요. 바로 집 앞이었는데 나가보니 벌써 죽어있었습니다. 1시간 정도가 지난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새가 죽은 모습을 보니 기분이 꽤 이상했습니다. [ 처음부터 손에 잡아서라도 데려왔었어야 했어 ] 라는 생각이 들었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다면 고민하지 않고 바로 데려와야겠습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요즘입니다. 가장 춥다고하는 7월이지만 한국보다는 덜 추워요. 한국인을 포함한 일본, 중국, 인도 등 많은 외국인들은 패딩점퍼가 필요할만큼 춥지만 이 곳의 현지인들인 키위들은 핫팬츠에 나시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가끔 입고 반바지에 반팔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키위들은 더 많답니다. 볼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는 대단한 키위들의 신체조건인 것 같습니다. 꽃과 함박눈, 핫팬츠와 패딩점퍼가 공존하는 참 신기한 이곳의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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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키위들이 사용하는 '핫보틀(Hotbo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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