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제 다음 달이면 초복이지만 뉴질랜드는 이제 곧 한 겨울이 됩니다. 지금은 초 겨울이에요. 6월이 지나면 진정한 겨울이 되겠지요. 퀸스타운에는 벌써 스키장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고 해요. 한국과 정 반대의 계절이라 조금 낯설기도 하고 신기합니다. 같은 지구에 살고 있지만 다른 계절, 다른 시간을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한지 몰라요. 날씨가 추워지자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어묵탕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어릴적에는 주로 오뎅탕이라고 불렀었는데 오뎅이 아닌 어묵이 바른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난 다음부터는 어묵탕이라고 말한답니다.
↗ 어묵탕 재료 : 어묵, 무, 다시마, 양파, 파, 양송이버섯, 굵은 소금, 타이고추(또는 청양고추)
↗ 한끼 먹을거라서 딱 이만큼만 준비했어요. 마음 같아서는 콩나물을 넣고 싶었는데 콩나물이 집에 없어서 대충 있는걸로 넣었답니다. 버섯을 좋아해서 종종 넣긴 했었지만 양송이버섯을 넣은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느타리버섯이나 팽이버섯을 볼 수가 없어요. 중국인 마트까지 싹 뒤졌지만 양송이버섯과 표고버섯 밖에 없더라고요. 주로 서양식 요리에만 사용하던 양송이 버섯을 최근에는 대부분의 요리에 넣고 있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지만 지금은 익숙하게 사용한답니다. 맛이 참 좋아요. 한국 음식과도 굉장히 잘 어울리고요.
↗ 냉동실에 보관했던 어묵은 미리 물에 넣어 잠시 담궈뒀어요. 가볍게 목욕을 마친 어묵입니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줬어요.
↗ 무는 큼직하게 썰어서 준비했고 버섯은 얇게 썰었어요. 만약에 무를 드실거라면 국거리처럼 작게 잘라주셔도 상관없어요. 뭐, 저희 엄마는 큰 덩어리 무도 맛있게 드시긴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저거 왜 먹나 싶었는데 엄마 따라 한번 먹어보니 참 맛이 좋더군요.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어찌 달큰하던지!
↗ 다시마 한줌을 무와 함께 먼저 넣어줬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어묵탕에 들어간 다시마를 굉장히 좋아해요. 보통 국물낸다고 사용하시고 나서 다시마 버리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거 굉장히 맛있으니 버리지 마시고 드세요. 지난번 국제택배를 통해 언니가 넉넉하게 보내준 다시마를 사용했어요. 뉴질랜드에서 한국 건어물 값은 금값인데요. 언니 덕에 편하게 잘 먹고 있답니다. [ 고마워, 언니야! ]
↗ 국물을 내기 위한 맛있는 재료 마지막 주자는 말린 양파에요. 미리 말려둔 양파는 보관도 용이하고 쓰임새가 참 좋답니다. 대부분 국물 내는 용으로 사용하고 버리지만 가끔 저는 먹기도 해요. 말린 양파는 식감이 약간 쫄깃해서 싫어하시는 분도 있지만 저는 좋아한답니다. 어묵탕을 만들 때 대부분 멸치를 사용하지만 저는 사용하지 않는답니다. 신랑이 멸치육수를 굉장히 싫어하기도 하고 신랑이 싫어하다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사용하지 않게 되었어요. 부부는 닮아간다는 것이 이런 부분에도 적용이 되나봅니다. 뭐, 굳이 멸치를 사용하지 않고도 다시마, 무, 양파로도 충분히 맛있는 육수는 준비가 가능해요.
↗ 다시마와 양파, 무를 넣고 팔팔 끓이면 국물에 약간의 간이 된답니다. 아마 다시마에서 짠 맛이 약간 우러나는 것 같아요. 조금 심심한 간은 국간장 1큰술, 굵은 소금(간수 뺀) 반 스푼으로 채워줬어요. 어묵탕을 만들 때 어묵탕 용 스프를 넣으시는 분들도 많은데 굳이 쓰지 않으셔도 충분히 깊은 맛이 난답니다. 만약에 간장소스를 준비해서 찍어드실 분들은 국간장과 소금간 따로 하실 필요 없이 그냥 준비하시면 됩니다. 기본적인 밑간은 국물재료에서 충분히 우러나와요.
↗ 저는 매콤한 타이고추를 살짝 넣었답니다. 고추 씨를 넉넉하게 넣었더니 아주 칼칼하게 맛이 좋았어요. 어묵은 시원한 국물 맛이 생명이다 보니 저는 늘 매운 고추를 사용한답니다. 이 곳에서는 청양고추를 구할수가 없어서 주로 말린 타이고추를 사용한답니다. 만약에 청양고추가 있다고 해도 굉장히 비싸서 아마 구입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아, 만약에 아이들이 먹을 거라면 매운고추 넣지 마시고요.
↗ 준비한 어묵을 몽땅 넣었더니 순식간에 냄비가 가득 찼습니다. 이제 팔팔 끓으면 될 것 같아요.
↗ 이 때 양송이버섯을 넣어줬습니다. 버섯은 살짝만 익혀도 되니까 거의 끓기 직전에 넣었습니다.
↗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어묵이 저렇게 위로 불룩하게 올라온답니다. 그러면 어묵탕이 완성이 된거에요. 이 때 재빠르게 준비한 파를 넣어주세요. 파는 미리 넣으면 색이 어둡게 변해서 보기에 곱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모든 요리를 할 때 늘 파는 마지막에 넣는답니다. 파가 들어가면 색감도 아주 좋지만 향도 맛도 아주 좋아서 꼭 필요한 아주 좋은 식재료 입니다.
↗ 어묵탕을 놓고 각종 반찬들과 밥을 준비했답니다. 저희 저녁식사에요.
↗ 뜨끈하게 한 그릇 준비한 어묵탕 맛이 아주 좋았답니다. 저는 다시마를 아주 좋아해서 다시마부터 쏙쏙 건져서 먹었답니다. 언니랑 같이 어묵탕을 먹을 때는 둘 다 다시마를 좋아해서 서로 다시마 먹기에 바빴는데, 지금은 신랑이 다시마를 좋아하지 않아서 저 혼자 다 먹을 수 있답니다^^ 하지만 같이 다시마를 나눠 먹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대략 19~ 21살때 저는 사시사철 어묵을 먹었어요. 그때 쯤 언니와 둘이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 저희는 어묵탕을 굉장히 좋아해서 야식으로도 자주 먹었었죠. 여름이 다가오면 어묵을 판매하는 곳이 적어지다보니 집에서 언니와 함께 만들어 먹은 적이 많았어요. 위의 사진에 있는 크기의 냄비에 한 가득 끓여서 둘이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 냄비가 4~5인분 냄비인데 저런 양을 그때는 어떻게 둘이서 먹었었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아마 먹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아마 많이 어렸기 때문에 가능했겠지요. 여튼, 그래서 어묵탕만 보면 늘 언니 생각이 납니다. [ 언니야, 우리 그때 그렇게 행복했지. 너무 좋았는데! ] 라는 생각이요. 이제는 둘다 시집가서 언니는 언니대로 살기 바쁘고 저는 저대로 살기가 참 바쁩니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늘 마음만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이 저희 자매입니다. 제 추억이 가득 서린 어묵탕에 대해서 적어봤어요. 날도 덥지만, 어묵탕 한 냄비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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