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하 체육공원에서 셀프웨딩촬영을 간단하게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웨딩촬영을 하기 위해서 직장에 휴가를 냈어요. 보통 남들 하는 것처럼 스튜디오에 예약을해서 촬영을 할 지, 셀프로 찍을지 사실 한번 쯤은 고민을 했었는데요. 그래도 역시 제가 하고 싶은데로 하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셀프웨딩촬영으로 선택을 했답니다. 장소는 신랑과의 추억으로 가득한 오키나와에요. 저희가 촬영을 하러 떠난 시기는 1월 초인데, 이 시기는 오키나와 여행이 비수기라 굉장히 저렴한 금액에 다녀올 수 있었답니다.
▲ 오키나와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찍었던 사진, 1월의 오키나와는 아직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가득했었어요.
스드메를 포기하고 저희는 자체적으로 오키나와로 떠나기로 마음 먹었어요. 스드메가 최소 200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하잖아요? 그 돈 들여서 남들과 똑같은 웨딩사진을 찍어내느니, 따뜻한 오키나와로 떠나는게 더 저렴하다는 판단이 섰죠. 그리고 검색해서 오키나와행 왕복티켓을 20만원에 구입했어요! 성수기에는 30~50만원대까지 껑충 뛰어오르는 티켓 가격인데, 이정도면 성공적이었죠. 자주 애용하던 호텔스닷컴을 통해 미리 숙소를 예약하고 4박 5일 일정으로 다녀왔답니다. 한국의 1월은 한겨울이라 많이 춥기도 하고 야외촬영을 하기에는 꽃도, 초록잎도 없잖아요? 그러나 오키나와는 365일 평균 기온이 24도의 따뜻한 동양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곳이니까요.
인터넷 중고거래를 통해서 대부분의 필요한 소품들을 구입했어요. 어차피 한번 찍는건데 굳이 비싼 새제품을 구입할 필요는 없잖아요?
드레스 2벌(빈티지, 튜브탑) 10만원 / 화관 + 꽃팔찌 5,000원 / 왕관 8,500원 / 웨딩면사포 중고가 3,000원
웨딩슈즈(이마트) 8,000원 / 부케 + 부토니에 4만원 / 메이크업 재료는 기존에 쓰던 화장품을 그대로 사용했답니다.
총 164,500원이 들었네요.
천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어요. 삼각대를 들고가서 함께 찍기도 했지만, 신랑이 저를 위주로 많이 찍어줬어요. 그래도 결혼식의 꽃은 신부라고 마음 써줘서 고마웠죠. 사진을 몇 장만 올려봅니다. 셀프사진이라 많이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도움 되실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올립니다.
▲ 호텔에서 나서기 직전에 커텐 붙잡고 찍은 사진이에요.
▲ 미리 알아본 촬영장소로 이동하는 순간 신랑이 찰칵 찍어준 사진, 차안에서 찍어도 느낌이 좋아좋아
▲ 지나가던 중 바다가 아름다워서 잠시 내려서 찍은 부케와 부토니에 사진이에요. 소품 중에 조화가 가장 비쌌어요. 부케와 부토니에는 모두 수작업으로 직접 만들었는데 조화도 급이 있어서 예쁜 것들은 도매시장에서도 가격이 꽤 하더라구요. 원하는 조화를 한 다발씩 사서 또 그걸 조금씩 솎아낸 뒤 다시 어울리게 섞어줬지요. 마끈으로 꽁꽁 묶고 진주시침핀으로 고정을 해줬어요. 그래도 4만원으로 들러리 부케까지 총 3개의 부케가 나왔으니 많이 절약했죠?
▲ 들러리로 함께 떠났던 친한 동생들과 함께 찍었습니다. 이 친구들도 오키나와 여행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저희도 웨딩촬영차 계획을 했기에 함께 가게 되었지요. 결혼전이라 저희 둘이 가는게 애매했는데 이 친구들이 함께 가서 그 부분을 잘 해결할 수 있었어요. 게다가 4명이라 경비도 많이 절감했지요.
▲ 모두 함께 찍은 사진이에요. 신랑은 핸드폰을 바라보는 설정샷이에요. 돌프가 영상 미디어쪽으로 근무하는 사람이다보니 요런 설정도 한번 해봤어요. 여자보다 핸드폰이 더 좋아?!
▲ 그래도 이 사진은 정면을 바라보고 함께 웃으며 찍었어요. 바람도 많이 불고, 조명판도 없는 오로지 삼각대에 의존한 사진이었지만 그래도 행복했어요!
▲ 여자들끼리 부케들고 신나게 웃어봤어요. 오키나와는 해안도로를 끼고 달리다보면 지나가는 모든 해변이 아름다워요. 어딜 꼭 가야지, 라고 마음 먹고 가면 늘 시간에 쫓기고 애타는 상황이 잦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만나는 해변을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무작정 갔어요. 그렇게 만난 해변에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사실 북부에 위치한 '잘 프라이빗' 리조트의 허니문 종은 꼭 울려보고 싶었는데요. 하필 도착한 그 날 결혼식이 열리는 중이었고, 그래서 촬영은 불가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오직 그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부에게만 열린 공간이라고 양해를 구하셨어요.
▲ 이번에 사진을 찍은 곳은 오키나와의 1번지 오키나와 월드에요. 오키나와를 가시면 오키나와 월드는 꼭 가야한다는 거 명심하세요. 많은 볼거리와 오키나와 정보로 가득해요. 이미 3번이나 가본 곳이라 저는 친정같은 마음이... 히히
▲ 오키나와의 전통 민가 골목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 신랑이랑 같이 찍은 이 사진은 모바일 청첩장에 사용했답니다.
▲ 오키나와의 전통 민가 골목에서 웨딩 가랜드를 들고 찍은 사진이에요. 웨딩 가랜드를 미리 준비하지 못했었어요. 딸랑 종이 인쇄만 해서 가져 갔었는데, 오키나와 북부에 위치한 다이소에서 가위, 이쁜리본을 구입해서 호텔에서 급하게 만들었어요. 코팅이 안되서 바람이 부니까 팔랑팔랑 뒤집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저희끼리 찍고 있자니,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어요. 일본사람들은 군중심리도 엄청 강한 편이고 기웃기웃 잘 하는 편이라서 관심이나 호기심이 굉장했어요. 동남아 쪽 사람들도 사진 요청을 많이 했었는데, 제가 한국에서는 안먹히는데, 동남아에 좀 먹히는 얼굴인가봐요?!
▲ 민가골목 에서 부케들고 찰칵, 빛이 너무너무 좋아서 조명이나 반사판은 없었지만 최고 만족했어요.
▲ 이런거 꼭 해보고 싶었어요. 면사포 속에서 꽁냥꽁냥
▲ 이제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 바람불어 좋은 언덕 위 카페 후쥬에서 촬영한 사진이에요. 후주는 약간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어서 발코니 쪽에 앉으면 마을과 도로, 해변의 모습이 한눈에 쏙 들어와요. 밥도 맛있고, 케익이나 음료도 너무너무 달콤하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도 너무너무 아름다웠어요. 나무들과 어우러진 카페라서 약간 쌀쌀해서 신랑 자켓을 걸쳐봤답니다. (*참조링크 : 오키나와 남부 카페 '후주')
▲ 남자 자켓을 걸치고 찍은 사진도 꼭 찍고 싶었는데, 이렇게 찍어서 너무너무 만족해요.
▲ 1층과 2층으로 이어지는 나무 계단이 너무 이뻐서 신랑과 손잡고 사진을 찍었어요.
▲ 이곳은 바람의 언덕, 치넨미사키 공원입니다. 절벽이라 바람이 어마어마한 이 곳은 한국의 거제와 닮은 것 같아요. 날아가는 화관을 몇번이나 붙들었답니다.
▲ 꽃을 든 이 남자, 완전 사랑합니다.
▲ 신랑이 좋아하는 꽃을 든 뒷모습의 여자 포즈도 한번 취해봤고요. 이 사진은 돌프가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에요.
▲ 동생들과 함께 찍어보기도 하고 (오른쪽의 동생은 피로 관계로 옷을 갈아입었네요^^;;)
▲ 신랑과 춤을 추듯 손 잡고 찍은 사진, 완전 어색하지만 완전 좋아!
▲ 서로에게 사랑을 날리며 점프샷도 찍었습니다. 신랑이 폴짝폴짝 얼마나 잘 뛰는지 놀라울 뿐입니다.
▲ 저녁식사도 할겸 촬영도 할겸 찾아간 산 속의 레스토랑 우후야입니다. 저 곳을 찾아가다가 길이 아닌 산속으로 잘못 들어가는 바람에 정말 죽는 줄 알았답니다. 캄캄한 밤 중에 비는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지, 산속이라 불은 하나도 없지, 무서웠답니다. 구글 맵의 인도에 따라 다시 길을 찾아 도착한 우후야에서 겨우 1장 찍었답니다. 사람도 너무 많고, 비가오기 시작해서 상황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 이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서 웨딩 가랜드와 부케, 부토니를 이쁘게 놓고 사진을 찍었답니다.
▲ 하루종일 돌아다니며 촬영을 해서 너무너무 피곤함에 몸도 지치고 얼굴에도 피곤함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촬영은 해야죠. 저 드레스를 입고 돌아다닐 상황은 아니었기에 숙소에서 한 장 찍는 것으로 만족했답니다. 마법의 코르셋 드레스라 입기는 입었지만, 살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 숙소에 들어온 김에 소품샷도 살짝 찍어봅니다. 우리 웨딩촬영 예복이랑 구두에요. 신랑 구두는 제가 프로포즈때 신겨준 구두에요. (*참조링크 : 여자도 프로포즈 할 수 있다)
▲ 옷 갈아입고 이제 야식도 먹을 겸 도시 길거리 촬영도 할겸 오키나와의 명물인 국제거리에 왔답니다. 골목 골목을 돌아다니며 한장씩 찍어봅니다. 모자가게에서 모자 잡고 한 컷~
▲ 여긴 아파트 입구 같았는데, 타일 색감이 좋아서 한장 찍었습니다. 오동통통~ 그래도 신랑 눈에는 이쁜 신부라서 참 기쁩니다. 평생을 이렇게 살순 없으니.. 언젠가는 살을 빼야겠지요 흑흑
▲ 국제거리 메인 거리는 너무 밝고 현란해서 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신랑이랑 둘이서 분위기 잡고, 포즈 잡아가며 찰칵찰칵 찍어봅니다. 여기까지가 제 오키나와 웨딩촬영 사진이었어요. 무엇보다 함께 여행하며 찍은 사진이라 추억으로 가득해진 것 같아요. 결혼을 앞두고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어서 많이 기쁘고, 남들과 다른 이색적인 웨딩촬영을 했다는 것이 뿌듯해요.
거기다가 비용까지 절감했으니 더 기쁘고 좋지요.
*티켓 200,000원 + 4박 5일 숙소/식사 400,000원 = 600,000원 x 2 = 1,200,000원 + 소품 164,500원 = 1,364,500원
결혼을 앞두고 계신 예비부부라면 한번쯤 웨딩촬영에 대해 고민할텐데요. 고민만 하다가 스튜디오 계약하지마시고, 셀프촬영으로 한번 도전해보세요. 사실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면 이것저것 챙길 것도 신경쓸 것도 없이 몸만 가면 그만이잖아요. 셀프촬영을 하면 소품, 의상, 장소, 장비까지 모든 것을 직접 준비해야해서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정말 값진것 같아요. 우리의 결혼을 우리의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한다는 것은 정말 의미있고 설레는 일인 것 같아요. 저희는 후회하지 않아요. 결혼을 앞둔 모든 예비 신랑신부들 힘내세요. 진짜진짜 파이팅입니다. 그리고 도전해보세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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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촬영했던 모든 순간들을 영상으로도 담았었어요. 그 영상으로 짧은 청첩영상을 만들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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