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캠핑을 떠났었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가볍게 떠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하지만, 저는 잘 안됩니다.
이것 저것 필요하고 챙길게 참 많네요.
특히 동절기 캠핑에는 난로에 담요에 침낭에 이것저것 부피는 커져만 갑니다.
때는 영하를 넘나들며 눈이 내리던 크리스마스 당일입니다.
분위기를 즐기며 브로이에 가서 공연을 보며 외식이나 할까? 했지만,
익사이팅한 순간을 즐기는 돌프와 저는 동생들과 함께 영천으로 캠핑을 떠났지요.
최근 동절기를 대비해 미리 구입했던 콜맨의 야심찬 <웨더마스터-아스테리온2>와
그 이름도 유명한 파세코 <캠프27>! 캠핑난로 끝판왕으로 유명하지요?
이 한파에도 따뜻함을 선사해주리라 기대하며 구입했답니다.
이 추운 겨울에도 분명히 열혈캠퍼들이 있을 것이다. 확신했건만.. 정말 단 한 팀도 없었답니다.
그 순간, 이건 미친 짓이구나 싶었어요.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지요.
타이트한 일정 가운데 혈기 하나로 떠난 캠핑이였기에 더욱 열심히 움직였답니다.
해는 떨어지고 날씨는 더욱 추워집니다.
오후 4시 도착, 저녁 6시가 되어서 사이트를 구축했답니다.
26일은 출근을 해야했기에 당일치기로 맛만 보려고 왔던 당일치기 캠핑ㅋㅋ
추운 겨울이기에 옷 야무지게 입고 캠핑의자에 앉아 따끈한 커피한잔 마시며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쳐다보면 정말 세상에 그런 낭만이 없겠구나,
정말 분위기 좋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낭만은 무슨 얼어죽을... 밖은 정말 얼어죽겠더라구요.
나이 어린 동생들은 그래도 크리스마스라고 텐트 안을 꾸미기에 정신이 없네요.
빨간 리스와 하얀 눈 결정체 모빌까지 준비했네요.
크리스마스 가랜드를 얼마나 야무지게 준비해왔는지..
식재료 담당인 저는 오로지 먹을 것에만 집중했기에 온갖 메뉴들을 만들어낼 주방재료를 가지고 왔답니다.
아침 6시까지 잠 못들며 만들었다는 메리크리스마스 가랜드와 건물모양 장식이 눈에 보입니다.
눈이 빨개져서 '언니! 이거 만들었어요!'라고 베시시 웃던 귀요미 동생
요놈 누가 업어가나 참 궁금합니다.
콜맨 웨더마스터-아스테리온2의 높이를 감상하실게요.
중간에 서있는 돌프의 뒤쪽은 이너텐트입니다.
돌프가 서있는 곳은 전실의 하늘이 보인다는 뚫린천장 바로 아래인데요.
키가 183cm인 돌프가 서있어도 충분히 넉넉한 높이입니다. 정말 넓지요?
웨더마스터-코쿤과 고민했었는데, 이 정도의 공간이라면 충분한 것 같아서 대만족입니다.
일단 사이트를 구축하자마자 저는 뱅쇼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뱅쇼는 프랑스의 감기약으로 유명하지요?
값싼 레드와인을 구입해서 각종 새콤달콤한 과일들을 썰어넣어 끓인 겁니다.
샹그리아를 만드는 방식으로 만든 뒤 팔팔 끓여주세요.
저는 샹그리아를 먹다가 남으면 다음 날 끓여서 뜨끈하게 뱅쇼로 즐기곤 합니다.
버리면 너무너무 아깝잖아요.
개인적인 취향을 살려 직접만든 레몬청을 한국자 넣어줬답니다.
달짝지근한것이 맛이 좋네요.
잘 졸여지도록 파세코 난로 위에 얹어놨어요.
파세코의 열기에 잘 끓겠지요?
자, 그리고 이제 비어치킨을 준비합니다.
비어치킨용 닭 거치대를 준비하고 싶었지만, 미리 구입하지 못했기에
건강에 좋든, 나쁘든 그냥 전통적인 방법인 맥주캔을 이용하기로 했답니다.
그래도 몸 생각 약간은 하자며 캔을 은박지로 돌돌 쌌어요.
뭐ㅋㅋ 딱히 비슷할 것 같았지만 나름의 위안을 삼고자..
닭을 보면 기름이 유독 많은 부위가 있어요.
똥집부분, 닭 날개 끝부분, 목 기름과 껍데기를 다 제거한 뒤 맥주 캔이 들어갈수 있도록 칼집을 냈지요.
양념이 잘 스며들고, 더 꼼꼼하게 익히기 위해 칼로 닭 여기저기를 콕콕 찔러줬어요.
그 다음에 시즈닝 1을 했어요. *시즈닝 재료 : 허브솔트, 강황가루, 파슬리, 바질, 후추
짜라잔, 닭다리와 목을 은박지로 곱게 싼 뒤 캔맥주에 장착했답니다.
한가지 명심하실건 맥주는 꼭 따서 반을 비운 뒤 넣어야합니다.
지난 여름, 옆 사이트에서 개봉하지 않은 맥주를 넣어 조리하다가 작은 폭팔이 있었어요.
그 일로 그 자리에 계시던 할머니 한 분이 화상을 입었었어요.
꼭 유의하세요!
타뇨는 콜맨 <캠프오븐>을 사용했답니다.
온도계가 장착되어 있어서 사용이 편리하고 접이식이라 휴대도 간편해요.
가스렌지만 있다면 그 위에 척! 얹어주시기만 하면 설치완료!
세척이 약간 번거롭고 어렵다는 점만 뺀다면 만점입니다.
제가 텐트안에서 뱅쇼와 비어치킨을 준비하는 동안 돌프는 추운 야외에서 장작에 불을 붙였네요.
손가락이 떨어져나갈 것만 같은 이 추위에도 불을 활활 잘 타오르네요.
통으로 준비한 삼겹살, 통마늘, 고구마는 은박지에 잘 싸서 숯 위에 올려줬고~
이제 고기를 구워봅니다. 목살을 1.5cm로 잘라왔더니 두툼한 목살이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네요!
뜨끈하고 달콤한 뱅쇼와 함께 먹는 고기는 더 맛깔납니다~
▼▼고기 먹다가 쏟아지는 별빛하늘을 발견했답니다▼▼
정말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는 기분이 들었던 하늘이였어요.
이래서 영천을 별빛마을이라고 부르나요?
사진에는 눈으로 본 것의 반도 나오지 못해서 참 아쉽네요.
그래도 아름답지요?
고기를 배부르게 먹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지요!
고기를 열심히 먹는 사이 비어치킨이 노릇노릇 맛깔나게 구워졌네요~
맥주가 뜨거운 열기에 끓고 증발되면서 닭에 스며들어 육질도 야들야들해지고
닭에서 나는 잡내도 잡아준다고 합니다.
속까지 야들야들하게 익은 닭다리입니다.
한 입 하실라우?
3차로 라면을 끓여먹고, 국물과 함께 나쵸를 먹었습니다.
치즈와 칠리소스까지 야무지게 챙겨왔지요.
나초를 입에 물고 오리 주둥이 흉내도 내어봤습니다.
마시멜로우를 불에 녹여 초콜렛과 함께 크래커 사이에 쏙 넣어 만든 스모어!
뜨끈한 텐트 안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냠냠~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이였어요.
동생들이 만들어온 크리스마스 카드에요.
유치원 교사인 동생은 손가락으로 꼬물꼬물 만든 예쁜 트리카드를,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는 동생은 수채화로 카드를 만들어 왔습니다.
무엇보다 손으로 직접 만들어 왔다는 것이 참 감사했답니다.
나도 2년전까지만해도 손으로 카드를 만들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런거 안하게 되더라구요.
따끈한 파세코 난로의 화력으로 텐트 안은 후끈합니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될까 무서워 텐트 구석구석 숨 구멍을 만들어 놓고 새벽까지 놀았네요.
고생만큼 기분도 좋았고, 즐거웠던 시간이였답니다.
딱 놀 때까지만요.
치우다가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정말 사람 마음이란 알다가도 모른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나봅니다.
새벽 2시에 철수하고 대구로 돌아오니 새벽 3시
오는 내내 돌프도 졸고, 나도 졸고, 동생들은 뒷자리에서 숙면을 취하더라구요.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퇴근하는 시간까지 피곤함에 쩔어 정신을 놓고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추억이 되었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정말 바보같지만.. 또 가고 싶을만큼 말이죠.
아마 가면 또 춥다고 욕하고 후회하겠지요?
영천 임고강변공원 캠핑장은 모든 사용이 무료입니다.
여름에는 정말 발 디딜곳 없이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지요.
하지만 전기공급이 안되기때문에 동절기 캠퍼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 같아요.
바로 앞에 멋드러진 강도 있고 정말 분위기는 최고인데 말이죠.
난로가 있다면 도전해볼만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겨울캠핑 한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뜨거운 열정이 있는 청춘이라면 가능합니다!
*영천 임고강변공원
*주차장 있음/화장실 있음(히터작동중)/급수대 사용불가(얼었어요)/전기공급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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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신료와 허브 등을 첨가하여 향과 맛을 증가하도록 양념하는 것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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