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새언니와 조카들이 크라이스트처치의 동물원 '오라나 와일드라이프 파크(Orana Wildlife Park)'에 다녀왔습니다. 오전에 일찍 일어나 김밥 준비를 하고 오전 11시쯤 동물원에 도착했습니다. 오라나는 치치 공항 뒤쪽에 있는데 캔터베리 대학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지난번에 탈이 난 무릎이 아직 조금 불편해서 투어를 함께 하진 못했고 조카들과 새언니를 동물원에 드롭해주고 티켓팅까지 도와준 다음 집으로 돌아왔어요.
오라나 와일드라이프 파크는 아무 때나 가서 편하게 동물 구경을 하는 것도 좋지만 동물원에서 미리 정해둔 일정표에 맞춰 움직이면 더 실속있게 동물 구경을 할 수 있어요. 동물원에 가면 첫 타임부터 마지막 타임까지 동물 구경 순서가 정해진 가이드표를 주는데 이 일정대로 움직이면 각 동물 담당 직원과 함께 동물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동물 장소에 가면 사육사와 함께하는 먹이주기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답니다. 그 동물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마음껏 물어볼 수 있으니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동물이 있는 장소에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동물원에 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락이죠? 오랜만에 김밥 재료를 준비해서 제대로 김밥 만들어봤어요. 한국처럼 재료 구입이 쉽지는 않았지만, 재료 구입이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간만큼 더 뿌듯하고 맛있을 것이라 기대가 되었어요.
김밥 재료(8줄) : 김밥 김, 밥, 스팸, 당근, 시금치, 단무지, 우엉지, 달걀, 참기름, 소금, 깨, 김발
시금치 나물
1. 시금치 1단을 손질한 다음 끓는 물에 넣어 1분간 데치고 차가운 물에 두세번 헹궈준 다음 물기를 꼭 짜서 준비한다.
2. 물기를 짠 시금치는 참기름, 국간장, 간마늘 1작은술, 맛소금으로 간을 약하게 맞춰준다.
당근
1. 당근 1개를 얇게 채 썰어 준비한다.
2. 달궈진 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당근을 살짝 볶아준다.
달걀
1. 달걀 6개를 곱게 풀어서 준비한다. (갯수는 상황에 따라 변경 가능)
2. 달걀 말이로 만들어준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준비한다.
스팸
1. 스팸은 넓게 잘라 뜨거운 물에 데쳐서 소금기와 기름기를 제거한다.
2. 달궈진 팬에 기름 없이 구워주고 단무지와 비슷한 크기로 썰어준다.
▲ 밥은 고슬하게 준비해서 참기름, 소금 넣어 밑간을 맞춰주세요. 단무지와 우엉지는 시판용을 구입했고 단무지는 조금 더 가늘게 사용하려고 4등분으로 잘라서 준비했어요. 기본적으로 단무지와 우엉지, 스팸에 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재료들은 간을 아주 약하게 하거나 아예 안하셔도 됩니다.
▲ 김발 위에 김을 깔아주고 밥을 곱게 펴서 올린 다음 모든 재료를 올렸습니다. 김은 자세히 보면 거친 부분과 광택나는 부분이 있는데 광택나는 부분이 바깥쪽, 거친 부분이 재료가 올라가는 쪽입니다.
▲ 돌돌돌 싸서 준비했습니다. 김밥을 쌀 때는 너무 헐겁게 싸면 김밥이 쉽게 흐트러지기 십상이니 적당한 힘조절이 필요합니다. 김밥을 놓을 때 마무리 부분이 아래쪽으로 가도록 두면 마무리된 부분의 김이 잘 붙습니다. 완성된 김밥은 등짝에 참기름 발라서 준비했어요.
▲ 김밥을 자를 때는 좋은 칼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칼에 미리 참기름을 슥슥 발라준 다음 사용하면 밥알과 김밥이 들러 붙지 않고 잘 썰리는 편입니다.
▲ 김밥 5줄을 잘라서 넣으니 2통이 나왔습니다. 깨를 솔솔 뿌려서 준비했어요.
▲ 학교에 가지고 다니는 도시락 가방 하나를 꺼내서 과일과 음료수로 채웠습니다. 새언니가 [ 아니, 아가씨 나랑 애 둘까지 우리 3명 가는데 무슨 음식을 이렇게 많이 준비해요~ ] 라고 하셨지만, 제 경험상 오라나 와일드라이프 파크는 굉장히 넓고 많이 걸어야 해서 아이들이 종종 배고파했던 것 같아서 이렇게 넉넉하게 보냈답니다.
▲ 이 넉넉한 음식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죠.
▲ 새언니와 아이들을 동물원에 드롭해주고 집으로 돌아와 저희도 점심을 먹었습니다. 간만에 먹는 김밥이라 참 좋습니다. 라면과 함께 곁들이니 김밥천국에 다니던 기분이 살짝 났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신랑과 김밥천국 데이트 참 많이 했었는데 말이죠.
▲ 김밥 재료가 조금 남아서 김밥을 한번 더 싸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김밥 어떠신가요. 제가 소풍간건 아니지만 꼭 소풍가는 날 아이처럼 들뜨는 것 같습니다.
▲ 신랑과 함께 따뜻한 오늘의 날씨를 기뻐하며 아이스초코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카페에서 사 먹는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맛있었어요. 동물원 폐장 시간이 다 되서 아이들 픽업을 다녀왔는데 정말 즐거웠다고 하더군요.
[ 동물원에 간게 아니라 동물들이 살고 있는 숲에 다녀온 기분이었어요! ] 라고 말을 하는데 이미 다녀온 적이 있던 저는 크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오라나는 동물들이 갇혀 있는 느낌이 전혀 없거든요. 그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피딩타임입니다. 먹이 주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좋았다고 하네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도시락과 간식도 하나도 남지 않고 싹 다 먹었다고 합니다. 참 다행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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