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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한국과는 아주 다른 뉴질랜드의 음식물 처리방법

by Joy_Tanyo_Kim 2018.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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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신랑과 함께 하베이노만(Harvey Norman)에 가서 음식물 분쇄기(Food Waste Disposal)을 구입했습니다. NZ$300(22만6천원)을 주고 구매했고 장착은 신랑이 직접 했답니다. 한국에서 살 때는 주방에 음식물 분쇄기라는게 있다는 것을 한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는데요. 뉴질랜드에 살면서 이런 주방 시스템을 처음 봤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이사를 왔을 때 싱크대에 달려 있던 음식물 분쇄기는 이미 고장이 난 상태였고 오랜 시간동안 방치된 채로 지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된 분쇄기에서 악취도 올라오기도 했고 저희 또한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불편함에 집주인에게 음식물 분쇄기를 교체해달라고 부탁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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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급이 높은 디스포설은 닭뼈, 돼지갈비뼈까지 분쇄가 가능합니다.



▲ 마이트텐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등급의 음식물 분쇄기입니다. 저렴한 것은 $200대부터 비싼것은 $600이 넘는 것도 있었답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더 단단한 것들(파인애플 꼭지나 닭뼈, 돼지등뼈 등)을 분쇄할 수 있었는데 저희는 가장 기본 중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모델로 구입했습니다. 음식물이 들어가는 입구는 모두 같은 사이즈라서 기능만 보고 결정하면 됩니다. 




▲ 저희가 구입한 모델 46입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며 호주용으로 판매되는 제품이지만 뉴질랜드에서도 사용합니다. 사진에 보이듯 이 모델은 달걀껍질까지는 분쇄가 가능합니다. 뭐, 하지만 달걀 껍질은 쓰레기라고 배워서 여전히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습니다 ^^;; 




▲ 원래는 음식물 분쇄기를 교체할 때 핸들러를 불러야 했지만 핸들러를 부르게 되면 인건비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뉴질랜드의 인건비는 한국과 비교하면 참 놀라울만큼 높습니다. 그만큼 노동자들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그리 좋지만은 않은 것 같네요. 



▲ 디스포설을 설치한 싱크내부 모습


여튼 집주인의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설치는 저희가 직접 해봤습니다. 



그리고 미리 유투브에 있는 분쇄기 설치하는 방법에 대한 영상을 여러번 보고 연습삼아 기존에 달려있던 음식물 분쇄기를 뺐다가 끼워보기도 했답니다. 




▲ 저희집 싱크대입니다. 왼쪽은 음식물 분쇄기, 오른쪽은 설거지하는 공간이에요. 




▲ 시금치 손질한 것도 안으로 쏙 집어넣은 다음 버튼만 누르면 금새 분쇄가 됩니다. 




▲ 떡볶이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도 쏙 넣어주고 갈아주니 순식간에 모두 분쇄가 되어 안은 깨끗합니다. 




▲ 싱크대 오른쪽에 있는 콘센트에 버튼이 있는데요. 조금 더 높은 등급의 모델은 버튼을 싱크대에 바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가격 차이가 적어도 $100 가까이 나서 저희는 그냥 저렴한 것으로 구입했죠. 




▲ 튼튼하게 잘 쓰기 위해서는 분쇄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 물부터 틀어주고 음식물이 물과 함께 다 분쇄가 되었더라도 적어도 5초 이상 분쇄기를 켠채로 물을 흘려보내주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음식물 분쇄기를 끈 다음 물을 잠급니다. 




▲ 사용이 끝나면 마개로 음식물 분쇄기 입구를 막아주면 됩니다. 아이들의 경우 손을 넣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하는게 좋죠. 사실 저도 분쇄기가 돌아갈 때 음식물을 넣다가 혹시나 손이 들어갈까봐 늘 조심한답니다. 약간 무서워요 ^^;




▲ 음식물 분쇄기의 원리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진입니다. 음식물을 2mm 크기로 분쇄한다고 하는데요. 사실 사람들사이에서는 아직까지 찬반논란이 참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음식물 분쇄기가 선진문화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한국처럼 음식물을 분리해서 버리는 것이 선진문화라고 말합니다. 



한국처럼 음식물을 따로 모아서 버리게 되면 모이는 동안 음식물이 썩는 경우가 많고 염도가 높아서 음식물을 퇴비로 재활용하기까지가 어렵지만 음식물 분쇄기를 사용하게 되면 물과 함께 흘려보내서 빗물과 섞여 자연스럽게 염도를 희석시키고 마지막 과정에서 다시 물과 음식물을 분리해서 음식물은 퇴비로 재활용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이유로 오히려 환경에 도움을 준다며 사용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저렇게 작게 분쇄해서 물로 흘려보내면 결국 식수가 오염되고 나중에는 물이 더 더러워진다는 반대의견도 있답니다. 




▲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얼마전 인터넷 뉴스를 통해 한국도 이 주방 음식물 분쇄기 시스템을 2023년부터 도입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서울시부터 시행을 한다고 하는데 서울의 하수관 시스템을 전면 교체해야한다고 하더군요. 환경부는 하수도 악취와 퇴적, 처리 용량 초과 등을 우려해 이 방법을 채택한 것이라고 합니다. (원문링크 : 음식물 쓰레기 분리 안해도 되는 세상 온다) 아마 많은 비용과 기간이 들겠지요. 



▲ 크라이스트처치의 가정 쓰레기통


뉴질랜드는 정부에서 각 가정마다 쓰레기통을 제공합니다. 각 지역마다 쓰레기통 뚜껑 색깔의 차이가 나는데 사진에 보이는 쓰레기통은 제가 살고 있는 크라이스트처치의 쓰레기통입니다. 초록색은 유기농쓰레기, 빨간색은 일반쓰레기, 노란색은 재활용 쓰레기통이에요. 


음식물 분쇄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지난 1년 7개월의 시간동안 저희는 음식물 쓰레기를 유기농쓰레기통에 넣어서 버리거나 핸드믹서기로 갈아서 물에 흘려보내거나 염도가 없는 것들은 텃밭에 묻기도 했었어요. 실제로 분쇄기가 없는 가정이나 음식점에서는 그린빈을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사실 가드닝 쓰레기를 담는 용도로 나왔다고 보시는게 맞습니다. 그린빈에 음식물을 넣으니 파리나 구더기 때문에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악취도 심하고 통이 깊어 안쪽을 씻는 것은 정말 힘들었답니다. 



음식물분쇄기의 찬반논란이 많은 가운데 뉴질랜드는 여전히 음식물분쇄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용해보니 저는 정말 편하고 좋은 것 같아요. 환경에 대한 찬반논란이 있다보니 약간 찝찝한 부분이 조금은 있지만 이 곳에서는 이 시스템이 자연스러운 것이라 점차 마음 편하게 사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한국과 많이 다른 음식물 처리 시스템, 주방에서 모든 것이 이뤄진다고 하니 참 놀라울뿐입니다. 이렇다 저렇다한들 주방살림이 한결 편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은 겨울이지만 또 다시 다가올 뜨거운 여름에 악취와 벌레에 대한 불편함에서 해방되었다는 사실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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