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들과 함께 뉴질랜드 남섬의 매직 플레이스, 캐슬 힐(Castle Hill)에 다녀왔어요. 2년 전 12월 처음 이 곳을 방문했었고 지난 2월에 친정 엄마와 언니, 조카 두 녀석을 데리고 이 곳을 다시 방문 했었는데 이번에는 외가쪽 새언니와 조카들을 데리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여기를 세 번이나 왔네요. 하지만 다시 오고 또 와도 참 질리지 않고 여전히 아름답고 다시 한번 [ 와~!! ] 라고 탄성을 질러내게 만드는 곳이 이 곳인 것 같습니다. 하긴 뉴질랜드에서는 어딜 가든 탄성이 나오긴 합니다.
가깝게 지내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했었는데 이 집 막내가 둘째 조카와 같은 아일람 스쿨 학생이었어요. 게다가 같은 반 친구로 만났으니 더 친하게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이 아이는 한국어가 어려운 편이고 제 조카는 영어가 어려우니 서로 약간의 도움이 되기도 했지요.
캐슬 힐(Castle Hill)
뉴질랜드 남섬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와 아서스 패스 사이에 위치한 '캐슬 힐(Castle Hill)'은 해발 700m 고지대에 위치한 석회석 바위 언덕입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약 80km 거리에 있는 이 곳에서는 비와 바람의 풍화작용으로 인해 모서리가 둥글둥글해진 거대 바위들의 신비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캐슬힐은 매우 작은 지역이지만 '나니아 연대기'와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유명한 남섬의 명소로 사시사철 전세계의 수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나요. 한국인의 나들이에 김밥이 빠질 수 없지요. 참치 듬뿍 넣은 참치 김밥 10줄과 소고기 유부초밥, 스팸 유부초밥을 준비했어요. 조카들이 먹을 블루베리 쥬스와 김밥을 찍어 먹을 와사비와 간장, 생강초절임도 함께 준비했답니다. 사실 김밥은 간장과 와사비가 필요없는 음식이지만, 뉴질랜드에서 일본식 김밥을 자주 접하다보니 와사비와 간장이 조금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뭐든, 내 입에 맛있는게 좋지요!
캐슬힐에 가면 꽤 걸어야하는데 저 많은 음식들을 다 들고 움직일 신랑을 생각하니 영 마음이 불편해서 돌돌이 카트를 준비했답니다. 가까운 거리에 장보러 갈 때 종종 사용하는 카트인데 원래 있던 바구니를 빼고 보냉가방을 쏙 끼웠습니다. 저렇게 가방을 싣고 시원한 물도 준비했지요. 캐슬힐에는 아무 것도 없거든요.
▲ 며칠동안 비가 와서 걱정했었는데 마침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캐슬힐 입구 쪽에서 캐슬힐을 촬영한 사진이에요. 휴대폰으로 찍는 사진의 한계인지,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늘이 제대로 진 것인지.. 바위가 참 어둡게 나왔습니다 ^^;;
▲ 길을 따라 걷다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이런 모습의 언덕이 보입니다. 정면에 있는 언덕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돌들이 모여 있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참 크긴 큽니다. 체력이 좋은 사람들은 저기 언덕의 정상까지 뛰어 올라가더군요.
▲ 길에서 정면에 보이던 거대한 돌덩이 앞까지 왔습니다.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그늘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서 김밥을 먹었어요. 아직은 봄이라 잔디도 완전한 초록색은 아니었고 약간 서늘하기도 했었지요. 12월에는 이 언덕이 온통 초록과 꽃으로 가득해집니다.
▲ 석회석 바위로 가득한 이 곳에서 나니아 연대기와 반지의 제왕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요. 영화 촬영지라는 안내판 하나 없는 이 곳이지만 영화 속 장면 하나하나를 떠올려보며 상상을 해봤습니다. 여기 쯤인가, 저기 쯤인가..?
▲ 오호, 그 와중에 저희는 닭다리와 흡사한 돌을 발견했습니다. 조카 녀석이 신이 나서 손으로 잡는 포즈를 취합니다.
▲ 사진 속에 서 있는 사람을 찾으셨나요? 함께 갔던 지인이 오라고 소리를 지르며 서있습니다. 저희는 이제 저 큰 바위의 꼭대기에 올라가보려고 합니다.
▲ 가장 큰 바위의 꼭대기에 올라와서 본 풍경입니다. 저희가 주차를 하고 걸어온 길이 보입니다. 그 너머에 있는 큰 산들과 만년설도 한눈에 보이네요.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 새언니와 조카가 포즈를 취했습니다. 높은 곳이라 바람도 꽤 불어서 긴장을 하며 사진을 찍었답니다. 새언니는 참 그림같은 배경이라 보고 있으면서도 거짓말같고 믿기지 않는 그런 풍경이라는 말을 계속 했었답니다. 벌써 꽤 오래 이런 풍경을 보며 살고 있지만 저 또한 그 말에 백번 공감합니다.
▲ 용감한 둘째 조카는 저기 멀리 절벽 끝에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 자연이 만들어낸 참 아름다운 공간으로 가득했습니다. 아치 모양의 바위 아래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공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던 곳이었죠.
▲ 아이들은 바위에 오르느라 신이 났습니다.
▲ 꽤 높았던 바위지만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맙니다. 새언니와 조카들이 뉴질랜드에서 본 경이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국에서 하늘 한번 못보고 지나가는 하루가 허다하다고 했는데, 앞으로의 삶에 더 많은 여유가 있기를 바래봅니다.
▲ 캐슬 힐에서 3시간 쯤 시간을 보내고 치치로 돌아갔습니다.
▲ 캐슬 힐 바로 앞에는 큰 농장이 있었는데 날씨도 좋고 초록 풀도 많이 나기 시작해서인지 소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검은 소였는데 조용히 걷고 걸으며 풀을 끊임없이 먹더라고요. 소를 보면 아빠 생각이 납니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랄 때 저희 집은 젖소와 한우 농장을 했었습니다.
그 때 젖소 젖도 짜보고 분뇨도 치워보고 한우 등에 타보기도 하고 짚도 삶고 소가 우리에서 탈출하면 온 가족이 장대를 들고 마당으로 쫓아 나와 소를 다시 우리로 넣기 위해서 몰이를 했었던 기억도 납니다. 그리 좋은 형편이 아니었고 좋은 집도 아니었고 좋은 것을 먹고 살지도 못했었지만, 그래도 그 때가 참 행복했습니다. 참 그리운 것 같아요.
▲ 조금 구불구불하지만 한 길로 쭉 뻗은 이 길이 우리의 인생길을 보는 것 같아서 가만히 보고 서 있게 되더라고요. 잠시 바라보다가 사진을 한 장 찍어봤습니다. 살다보면 뜨거운 태양 아래 걷기도 하지만 저기 너머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주는 그늘도 있고 그 너머에는 커다란 산이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도 힘든 순간 너머에 그늘도 있고 산도 있겠죠. 걷고 걸어서 잘 넘어가고 잘 이겨나가야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 깡총깡총 둘째 조카가 저를 가로질러 길로 뛰어 들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한창 유행하고 있는 저 리본핀을 하루도 놓지 않고 열심히 꽂고 다녔죠.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신나게 뛰어가는 조카가 참 귀여웠습니다. 내 삶에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뛰어들어오는 사람이 있겠죠. 좋은 사람, 좋은 관계, 좋은 직장, 좋은 날들이 제 삶에 뛰어 들어오길 기대해 봅니다.
캐슬힐은 치치에서 그레이마우스로 넘어가는 분들이 종종 들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만약 캐슬 힐을 지나간다면 그저 도로를 달리며 멀리서 보지만 마시고 꼭 잠시 차를 세워 잠시라도 들러서 바위도 만져보고 바위 사이를 걸어도 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곳이라고 확신합니다.
카카오채널로 타뇨와 소통해요! ←클릭!
'뉴질랜드 > 남섬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질랜드의 숙소, 키위들이 좋아하는 홀리데이 하우스 (0) | 2018.11.22 |
---|---|
뉴질랜드 남섬 뉴 브라이튼 피어(New Brighton Pier) 나들이 (0) | 2018.10.16 |
트램타고 즐기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시티투어 (4) | 2018.09.18 |
뉴질랜드 남섬 아카로아(Akaroa), 프랑스의 향기로 가득한 곳 (0) | 2018.09.13 |
언슬로우(TSS Earnslaw) 증기선을 타고 떠나는 뉴질랜드 퀸스타운 팜투어 (0) | 2018.03.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