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신랑은 열흘 전에 급하게 맹장수술(appendicitis)을 받았답니다. 첫 증상이 급체, 위염, 역류성 식도염 같은 질병들과 흡사해서 자칫하면 모르고 방치할 뻔 했죠. 급체와 가장 흡사했지만 신랑이 먹은 것이 없던 상황이라 스트레스로 인한 위염일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아픈 자리가 아래로 움직이는 것도 이상하고 평생에 처음 겪는 아픔이라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신랑의 판단으로 곧바로 병원으로 갈 수 있었지요.
하지만 예상보다 길어졌던 10시간의 대기시간이 꽤 길었던지 신랑의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답니다. 그래도 수술은 매우 잘 되었다는 의사의 말에 안심할 수 있었어요. 3일의 입원생활 끝에 퇴원을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퇴원하고 처음에는 움직이는 것이 힘들만큼 아프다고 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상태가 좋아지는 것 같아서 저도 기뻤어요.
충수염(appendicitis)
흔히 저희가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것의 바른 표기는 충수염입니다. 맹장 끝에 달린 6~9cm 길이의 충수돌기에 발생한 염증을 말하죠. 초기 증상은 복통, 발열, 구역질, 구토, 위경련, 체한 경우의 증상과 흡사하며 상복부(명치 쪽) 통증이 점차 우측 하복부로 옮겨간다고 하네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100%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진행 정도에 따라 조기 충수염, 화농성 충수염, 괴저성 충수염, 천공된 충수염으로 분류됩니다.
10대의 경우 점막하 림프소포가 지나치게 증식해 충수돌기 개구부가 폐쇄되면서 발생하며, 성인의 경우에는 대변이 딱딱하게 굳어 덩어리가 된 분석에 의해서 폐쇄가 일어나는 경우가 잦다고 해요. 하지만 이 것도 명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아니라고 합니다.
충수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충수염이 발생했을 때 지체없이 수술을 하는 것이 합병증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합니다. 충수염은 천공(구멍이 뚫리는 것)되지 않은 경우 5~10%, 천공된 경우 15~65%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충수염 발생 24시간 내에 20%, 48시간 내 70% 천공됩니다. 그래서 충수염은 응급으로 수술을 진행해야만 합니다.
▲ 크라이스트처치 위그램에 위치한 '위그램 헬스(Wigram Health)'입니다. 크라이스트처치병원에서 퇴원 후 2주동안 일반의(General Practitioner)에게 가서 케어를 받으라고 해서 저희는 가까운 위그램 헬스로 가게 되었어요. 뉴질랜드에서는 수술이나 큰 질병은 전문의(Specialist)가 있는 병원에서 다루지만, 그 이후 케어와 간단한 질병 등은 일반의(General Practitioner)가 다룬답니다. 전문의가 있는 병원과 일반의가 있는 의원이 모두 잘 연결되어 있지요.
쉽게 생각하자면 뉴질랜드에서 병원이라고 말하는 곳은 한국의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GP가 근무하는 곳은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원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한 한국처럼 내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어떤 질병이든 GP를 통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GP를 만나 치료가 가능한 경우 의원에서 모든 치료를 마치지만 GP를 통해 해결되지 못할 큰 질병의 경우 GP의 소견서에 따라 병원으로 연결됩니다. 이 모든 자료들은 컴퓨터를 통해 병원의 스페셜리스트에게 고스란히 전달이 되지요.
1. 아프면 - 2. 일반의(GP)에게 진료 - 3. 해결 안되면 - 4. 병원으로 가고 - 6. 전문의(Speciallist)진료와 치료
또한 위그램 헬스는 한국인 의사 형제가 운영하는 의원인데 신설이라 시설도 깨끗하고 친절하며 아무래도 같은 말을 쓰는 한국인이니 편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영어를 알아듣고 말한다해도 모국어만큼은 아니기때문에 아플 때는 한국인 의사를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영어로 완벽히 표현하지 못하는 한국말 참 많잖아요? 어떻게 아픈지를 설명할 때도 한국말로 표현하는 것이 훨씬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지요.
▲ 예약을 하고 갔더니 기다림 없이 의사를 만날 수 있었어요. 병원에 들어서면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위그램 헬스를 4번 정도 방문했던 것 같은데 늘 다른 꽃이 화병이 꽂혀있었어요. 꽃은 여기저기에 많이 있었는데 꽃꽂이와 화병을 따로 관리하는 직원도 있더군요. 뉴질랜드 꽃값은 금값인데... ^^;;
▲ 이 곳이 저희 신랑이 진료를 받은 진찰실입니다. 아주 심플하죠? 원장인 브라이언 고에게 진찰을 받고 간호사에게 처치를 받았습니다. 약 10분정도의 의사 진료비는 NZ$90입니다. 2년 이상의 비자가 있으면 GP 등록(내 담당의사, 주치의로 등록하는 것)과 함께 정부의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기에 거의 반값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간호사에게 받은 의료처치비(간단한 소독과 드레싱)는 NZ$10입니다. 총 NZ$100을 지불했네요 ^^;; 만약에 의료처치를 위해 간호사만 따로 만나게 된다면 NZ$48을 지불하셔야 합니다.
▲ 병원이나 의원에서 여분의 거즈 드레싱을 따로 주지는 않기 때문에 필요한 여분은 직접 약국에서 구매를 해야 합니다. 위그램 헬스에서 나와 약국에 들러 필요한 방수밴드와 방수 거즈드레싱을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충수염(맹장염)수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수술 후 적어도 한달은 수술 부위에 물이 닿이지 않도록 해야하며 소독을 수시로 해주고 드레싱이 젖지 않도록 꾸준하게 갈아줘야합니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수술 부위의 피부에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복강경으로 수술할 경우 배에 총 3군데의 구멍을 뚫는데, 다른 부위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지만 배꼽 아래에 뚫린 수술 부위는 회복이 더딥니다. 절단한 충수를 꺼내는 곳이 배꼽쪽이다보니 아무래도 상처가 더 커서 그런 것 같습니다. 수술 부위에서 체액이 흐를 수 있는데 이는 보통 그럴 수 있다고 하네요.
생리식염수로 하루에 두세번 세척도 해주고 꾸준하게 소독(소독약도 기본 상처에 사용하는 것과 수술부위에 사용하는 것에 차이가 있으니 약국에서 구입할 때 꼭 수술 부위라고 이야기해주세요)해주세요. 거즈가 젖지 않도록 종종 갈아주며 관리하면 점차 호전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수술 부위에서 열감이 느껴지고 붉게 변하거나 노란색 농이 보인다면 의사를 만나서 진료를 받고 케어를 받아야합니다.
저희 신랑 덕분에 충수염(appendicitis)에 대한 공부는 제대로 한 것 같네요. 해외에서 체류하며 갑작스러운 맹장수술은 참 어렵고 힘든 시간을 저희에게 선물했지만 그래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뉴질랜드에서 살기 위해 알아야하는 필수적인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뭐, 그래도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만 있다면 가장 좋겠지요. 충수염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면 여러분들은 더 빠르게 자가진단하고 응급처치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충수염에 대해 적어봤어요. 여러분, 아프지 마시고요 ^^ 혹시 충수염이 의심된다면 꼭 재빠르게 병원으로 가셔서 응급수술 받으시길 바래요. 방치하셔서 큰 일 치루지 마시고요. 모두들 건강하세요.
카카오채널로 타뇨와 소통해요! ←클릭!
타뇨의 추천글▼
'인생만감 > 생활정보꿀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든램지가 알려주는 6가지 외식꿀팁 (12) | 2018.05.10 |
---|---|
목디스크 치료와 예방법 7가지 (0) | 2018.05.10 |
돼지고기 잡내 없애는 법, 커피를 넣어요 (0) | 2017.12.28 |
솔방울가습기 만들기, 천연가습기로 건강하게 (1) | 2017.12.08 |
칫솔소독 방법 초간단 3가지 (4) | 2017.09.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