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투블럭 헤어컷, 남편머리 자르기

대망의 신랑 머리 컷 3번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망해도 망해도 그렇게 망할수가 없었던 지난 헤어컷을 생각하면 정말 다신 가위를 잡고 싶지 않았지만... 신랑이 이미 배린 몸, 네가 끝까지 책임지라고 해서 결국 다시 가위를 잡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성공을 했답니다. 정말 너무 기뻤어요. 사전에 유투브에 정말 많이 검색하고 검색해봤는데요. 여자 셀프헤어컷은 정말 많은 영상이 나오지만, 남자 헤어컷은 정말 없더라고요. 전문 헤어디자이너들의 현란한 가위질과 컷 영상은 조금 있었지만 그런거 보고 일반인들이 어떻게 따라할 수 있나요. 그렇게 뒤지고 뒤지다가 딱 하나, 정말 쉽고 간단한 영상을 찾았답니다. 그 영상 보고 잘랐더니 이렇게 말끔하게 머리가 잘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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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귀여운 신랑의 모습입니다. 얼굴을 가려줄테니 사진 찍는 것에 협조하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가만히 있습니다. 

▲ 자르기 전 저희 신랑의 머리입니다. 정말 길지요? 몇개월 전에 머리를 그렇게 망치고 정말 손이 벌벌 떨렸답니다. 다신 신랑 머리에 손을 대고 싶지 않았어요. 신랑한테 미안하기도 했고 자신도 없었지요.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보니 이렇게 길었답니다. 끝끝내 미용실에 가지 않는 신랑의 고집에 결국 가위를 들었지요. (*참조링크 : 신랑머리망했어요)

▲ 신랑은 투블럭으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섹션을 3자 이마를 기준으로 귀라인과 맞춰서 자연스럽게 곡선으로 타주세요. 집게로 집어 주시면 가장 편한데, 저는 집게에 힘이 없어서 제 머리 고무줄로 묶었습니다. 반대쪽도 똑같이 섹션을 타준 다음 아래쪽 머리는 이제 바리깡으로 밀어주시면 됩니다. 

저는 19mm 캡을 씌워서 일단 싹 다 밀어주고 그 다음 14mm로 한번 더 싹 다 밀어줬습니다. 또 실패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신중에 신중을 더했죠. 

▲ 그 다음 마무리는 9mm 캡을 씌워서 밀었습니다. 마무리 하실 때는 전체를 다 밀지 않고 구렛나루부터 귀라인 안쪽으로 밑 부분만 잘라주셔야 합니다. 사진에 동그라미 친 부분 보이시죠? 저희 신랑은 저 부분의 모발이 위로 나기도 하고 들쭉날쭉 지저분한 모양으로 나더라고요. 그래서 저 부분은 5mm캡과 3mm캡을 번갈아 끼워가며 길이를 맞춰 잘라줬습니다. 옆에서 봤을 때도 쥐파먹은 듯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말이죠. 

▲ 아래쪽 머리는 다 잘랐습니다. 귀 부분을 보시면 약간 지저분하게 머리카락이 남아 있는데 이 부분은 바리깡에 함께 있는 귀전용 캡을 씌워서 자르셔도 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가위로 라인을 따라 자르는게 더 깔끔한 것 같더라고요. 가위로 슥슥 잘라줬답니다. 

▲ 윗머리는 가위로 잘라줘야해서 물을 듬뿍 뿌려줬습니다. 분무기가 없어서 손에 물을 묻혀서 열심히 머리에 발랐답니다. 머리카락 정말 많이 길지요? 어째 물만 발랐는데 약간 스타일이 납니다. [ 여보, 뒷모습만 보면 헤어모델 같애~ 그냥 이렇게 머리 완성지을까? 이쁘다~ 웨이브가 장난이 아니야~ ] 이렇게 말했더니 정적만 이어졌습니다 ^^;; 

▲ 남자 투블럭 셀프 헤어컷을 검색하면 옆쪽, 뒤쪽 바리깡으로 미는 영상은 진짜 많이 나오는데 윗머리 자르는 영상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늘 어떻게 잘라야할지 고민이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속 시원하게 잘랐습니다. 

▲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이모티콘으로 살짝 표현해 봤습니다. 왼쪽의 이모티콘을 보시면 윗머리는 박스를 뒤집어 씌웠을  때의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위로 90도로 들어 일자로 자르는 겁니다. 미용 전문 용어로는 스퀘어라인컷이라고 한답니다. 뒤쪽부터 앞으로 잘라 나가시면 되는데 자른 머리카락과 잘리지 않은 머리카락을 함께 섹션을 잡아서 자르면 얼마나 잘라야 하는지 처음에 잡은 가위라인이 보여서 더 자르기 쉽답니다. 맨 앞머리 부분은 들어올릴 때 90도로 들어올리지 말고 살짝 앞쪽으로 밀어서 들어주세요. 

오른쪽의 이모티콘의 모양처럼 뒷머리는 박스를 뒷쪽으로 썻다고 생각하고 들어서 잘라주세요. 마찬가지로 90도로 들어올려서 잘라주시면 됩니다. 윗머리를 자를 때는 섹션을 가로로 잡았지만, 뒷머리를 자를 때는 섹션을 세로로 잡아주셔야해요. 머리카락은 자르고 나면 여기저기서 머리카락을 들어서 잡아도 라인이 다 이어진다고 했던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저도 여기저기 잡아 들고 선이 맞는지 확인했는데 얼추 맞더라고요. 조금씩 튀어나오거나 몇가닥씩 길쭉한 것들은 이 때 잘라줬어요. 

▲ 앞머리를 자를 때는 앞머리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잡고 잘라주세요. 얼굴 앞쪽에서 90도로 들어올려서 잘라주셔야해요. 그리고 앞머리는 짧게 자르면 진짜 망하는 거니까 처음부터 훅 자르지 마시고 길이를 꼭 생각하고 자르셔야해요. 여튼, 이렇게 반대방향으로 들어서 자르고 나서 앞머리 방향으로 머리를 정리하니 자연스럽게 층이지더라고요. 마무리는 숱가위로 무거워보이는 부분을 한번씩 잘라주면 끝이에요~! 

▲ 이렇게 신랑의 셀프 투블럭 헤어컷이 완성되었습니다. 신랑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며 엄지를 척척 치켜세워줬어요. 저도 여러번의 실수와 지난번 최악의 바리깡사건 이후 잃었던 자신감을 조금이나마 되찾은 것 같아요. 집에서 아내가 남편의 머리를, 엄마가 아들의 머리를 예쁘게 잘 자를 수 있어요! 히히... 확실히 미용실에서 자른거처럼 정말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나오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밖에 다닐 수 있을만큼은 나온 것 같아요. 여러분도 한번 시도해보시는 것은 어떠세요? 오늘 우리 아들과 남편의 머리를 한번 잘라 보시길~~!!! 

▲ 서비스컷으로 지난번 폭망했던 바리깡 사건의 사진을 올려드립니다. 바리깡 캡을 끼우지 않고 신랑 머리를 밀어버렸었죠. 여러분, 바리깡 캡은 이토록 중요하답니다. 꼭 잊지마시고 잘 체크한 다음 머리 밀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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