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많이 다른 뉴질랜드의 병원(Hospital)

지난 일요일 저희 신랑은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맹장염이었습니다. 대기실에서 무려 10시간의 대기 끝에 입원을 했지만 이미 맹장에 구멍이 난 상태였고 2차적인 감염으로 인해 5인실에서 1인실로 격리되었답니다. 처음에는 왜 1인실로 옮기는지도 설명해주지 않아서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몰랐는데 나중에 간호가사 항생제 주사를 놔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몸 속에 박테리아가 있어서 지금 그걸 죽여야한다고..^^;; 회진을 온 의사는 [ 너 맹장 상태 진짜 최악이었어. 하지만 수술은 잘 되었으니 걱정마! ] 라고 말해줬습니다. 여러모로 신랑에게는 굉장히 좋지 않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여튼 2박 3일간의 짧은 입원생활을 마치고 신랑은 퇴원을 했습니다. 의사가 [ 너 집에 갈래? 아니면 병원에 있을래? ] 라고 물었는데 냉큼 집으로 가겠다고 말했다네요. [ 왜? 조금 더 쉬지 그랬어 ] 라고 말하니 [ 아니, 병원에서는 잠을 잘 수가 없어. 새벽 내내 2시간 간격으로 혈압 잰다고 와놓고는 아침에 나보고 잘 잤냐고 묻더라. 스트레스 받아서 못있겠어 ] 라고 말하는 신랑입니다. 


치치 병원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국립병원인데요. 이 곳에서 나오는 뉴질랜드의 일반적인 병원식을 조금 소개하려고 해요. [ 와, 이게 병원 밥이야? ]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아무래도 한국과 매우 다른 뉴질랜드의 식문화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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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날 저녁식사입니다. 으깬감자, 삶은 고구마, 삶은 완두콩과 당근 조금, 소고기가 나왔어요. 감자와 고구마가 밥 대신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여러 나라의 문화가 들어오면서 쌀을 먹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이 곳은 원래 쌀 문화가 아니니까요. 일단 한국병원과 뉴질랜드병원은 식판의 모양부터 굉장히 다릅니다. 여긴 큰 접시 하나를 사용합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일반 가정 집에 가더라도 이렇게 먹어요. 이 곳에서 나오는 병원식은 특별식(저염식 등)이 아닌 기본식이에요. 이 나라의 가장 일반적인 식단으로 구성되었다고 보시면 되겠죠. 




▲ 새벽에 입원하고 그날 아침에 나온 식사입니다. 초록빛을 띄는 젤리와 오렌지 쥬스 2개, 병으로 된 레몬에이드 1개를 줬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확실하게 모르니 가장 가볍게 나온 것 같아요. 이마저도 맹장이라는 판정을 받고 간호사에게 다 압수당했습니다 ^^;; [ 미리 챙겨놓을걸... ]




▲ 후식으로 커스터드 크림을 얹은 후르츠칵테일 과일이 나왔어요. 향은 정말 달콤하고 좋았지만 한 입 먹어보니 당도가 없는 커스터드 크림이었답니다. 기호에 따라 함께 나온 후추와 소금을 뿌려 드시면 되지만 기본도 굉장히 짜서.. 




▲ 둘째날 아침식사 입니다. 구운 식빵 2장, 잼, 후르츠칵테일, 시리얼과 우유가 나왔습니다. 우유는 시리얼에 부어 먹으라고 주는 것이죠. 아주 간단한 식사지요? 




▲ 둘째날 점심식사입니다. 닭가슴살을 찢어 넣은 버섯스프와 달걀요리가 나왔는데 큰 덩어리의 브로콜리, 당근, 콜리플라워 등의 야채가 듬뿍 들어간 달걀찜을 그대로 오븐에 넣어 한번 더 구운 듯한 느낌이었어요. 바나나 1개와 디저트로 작은 머핀이 나왔네요. 




▲ 식판 뚜껑을 덮은 모습입니다. 뚜껑 덮힌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았던 것 같아서 이렇게 첨부합니다. 꼭 뚝배기 같죠?




▲ 둘째날 저녁식사로 으깬감자와 삶은 당근(아주 많이), 삶은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 닭가슴살 요리가 나왔습니다. 디저트로 버터 스카치를 얹은 초코머핀이 함께 나왔어요. 식감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만큼 푹 쪄서 나온 당근은 정말 최악이었어요 ^^;; 




▲ 참 신기한게 여긴 커피를 매 끼마다 줍니다. 보통 병원 직원들(가끔 간호사도)이 끌고 다니는 트레이에 커피, 우유, 온수, 설탕, 컵을 얹고 다니면서 각 병실마다 커피를 배달하는데 개인의 기호에 맞게 커피를 만들어 줍니다. 지난번 24 써저리에 갔을 때는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커피를 서비스 했었는데 아마 대부분의 병원들이 이런 서비스를 하는 것 같습니다. 예상하건데 아마 이 곳은 커피나 티가 선택이 아닌 당연한 문화이기 때문이겠죠? 


한국의 병원에서는 의사들은 일단 환자들에게 커피를 마시지 않기를 권하는데, 이 곳은 어느 병원을 가든 커피는 당연히 마시는 것이니 참 신기했습니다. 저희 신랑은 분명 맹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직후 바로 커피를 권하더군요 ^^;; 수술 마취도 깨기 전에 밥이 나온 것도 참 신기했고 여러모로 한국과 다른 문화에 참 놀랍니다. 맹장 수술하고 바로 밥 먹는다는 말은 정말 들어보지도 못했던 말인데.. 보통 방귀 나올 때까지 금식하지 않나요? 요즘은 시대가 좋아서 바뀐건가요? 흠.. 여튼 여기서는 관계없다고 수술하고 바로 밥을 주더군요. 

 



▲ 이건 환자 개인마다 주어지는 물병입니다. 물을 다 마시기 전에 늘 간호사가 체크를 해서 물을 채워주는데요. 참 희한한게 얼음물을 주더군요. 층마다 간호사가 있는 공간에 얼음 제조기가 아예 있더라고요. 이 물은 약 먹을 때 먹거나 목마를 때 먹으라고 주는 물인데.. 얼음물을 준다는 것 자체가 참 신기방기했습니다. 아직은 더운 날씨라 먹는 저는 시원하고 좋았다만 저희 신랑은 [ 나 환잔데.. 얼음물 괜찮은건가? ] 라는 말은 몇번이나 되뇌이더군요 ^^;; 




▲ 아침 일찍 병실을 옮겼다는 말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니 신랑은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격리병실이라 문이 이중으로 설치가 되어 있더군요 ^^;; 수술 환자들은 무조건 입고 있어야 한다는 하얀 스타킹이 참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 평창 패럴림픽 시즌이라 병실에 있는 TV에서는 하루종일 패럴림픽 중계가 이어졌습니다. 한국 하키팀과 미국팀이 붙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속이 상했던지요. 패럴림픽을 보고 있자니 순간순간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눈물이 나기도 했답니다. [ 여보, 저 사람들은 정말 많이 노력했겠지? 참 대단한 것 같아 ]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며 게으르게 살아가는 저희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답니다. 


신랑이 있는 1인실은 격리된 곳이라는 약간의 불안함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최고였습니다. 개인 TV는 지상파는 물론 각종 인기있는 영화들을 볼 수 있도록 설치가 되어 있었고요. 개인 화장실, 샤워실, 세면대까지 잘 되어 있었지요. 앞서 말했듯이 맹장이 약간 터져서 2차 감염이 조금이나마 시작된 상태였기 때문에 다른 환자들과 함께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 1인실로 격리되었다는... ^^;; 아마 신랑이 정말 아팠을 겁니다. 조금 더 빨리 병원으로 이동하지 못했던 것이 참 미안하지요. 




▲ 간호사가 혈압을 재러 왔습니다. 계속 저혈압이라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하더군요.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압이 올라가는데 도움을 주는가봅니다. 




▲ 씻고 싶다고 했더니 커다란 비치타월 크기의 수건을 3개나 줍니다. 미리 수건을 챙겨왔었는데 이렇게 주시니 참 신기했습니다. 저도 신랑도 한국에서 수술을 해본적이 있던 사람들이라 병원생활을 꽤 했었지만 수건을 주는 곳은 없었거든요. 알고보니 이 곳에서는 수건은 물론 일회용 속옷(상의, 하의), 양말, 타월, 치약, 칫솔, 바디워시를 모두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하네요. 무슨 호텔인줄... 




▲ 입원할 때 줬던 환자용 봉투입니다. 이 곳에 개인물품과 옷 등을 넣으면 되지요. 이대로 들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사실 아직 뉴질랜드의 의료서비스와 시스템에 대해서 확실하게 잘 알지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신랑의 맹장수술로 인해 몇가지 알게된 점을 공유하자면 뉴질랜드에서는 국공립병원의 진료, 입원, 수술비용이 모두 무료라는 겁니다. 퇴원할 때 신랑이 [ 나 병원비 얼마야? 정산은 어디서 해? ] 라고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 병원비? 낼거 없는데? 무료야~ ] 라고 하더군요.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갖은 검사와 수술에 케어까지 받았는데 무료라니요. 


원래는 치치병원의 응급실 접수비도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지만, 저희는 등록된 홈닥터(GP)가 없었기 때문에 접수비를 $420낸 것이라고 하더군요. 홈닥터는 한국으로 치면 동네의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크게 아픈 것이 아니라도 홈닥터에 한번 가서 진료를 받고 등록을 해놓으라고 하더군요. 뉴질랜드에 와서 다치거나 아프게 된 경우, 병이 발병한 경우에는 이렇게 모든 케어를 무료로 해준다는 것이 참 신기했고요. 그를 위해 영주권자, 시민권자들이 세금을 엄청 내고 있다는 것도 참 놀라웠답니다. (병원만 그렇지 홈닥터(GP)는 모두 돈 냅니다. ACC는 첫진료비만 내고 나머지 무료)  *ACC : 시민, 영주권자, 방문자, 여행객 상관없이 누구든 사고로 인해 다쳤을 경우 무상으로 진료, 치료, 수술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뉴질랜드의 의료제도


만약에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의 경우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했는데 거주하는 곳이 다른지역이라 잘 곳이 애매할 경우에는 병원에서 보호자가 거주할 집, 택시비, 버스비, 심지어 비행기 티켓값까지 모든 것들을 지원한다고 하는군요. 저도 아직 100% 확실하게 아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만 적어봤지만.. 다음번에는 의료관계자에게 물어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집고 넘어가볼게요^^ 여튼 저희 신랑은 2박 3일의 입원 끝에 퇴원을 했고 집에서 쉬는 중입니다. 다 나아서 퇴원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통증으로 많이 힘겨워하고 있어요. 어서 낫기를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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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2)

  • 거제카페내튜스
    2018.03.15 16:18 신고

    저도 맹장염으로 호주에서 입원했었었어요 복막염까지 가서는 하필이면 복싱데이에 입원에서 그다음날 수술 받았네요...
    아~ 그때 생각나는군요 몸붓기가 한달정도 가던데 푹쉬셔야 겠네요

    • 2018.03.15 16:23 신고

      우와 ㅜ 그 다음날이면 님도 고생 많이 하셨겠어요? 박싱데이때는 병원도 쉬는군요.. 병원은 예외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좋은 정보에요! 신랑이 생각보다 몸이 좋아지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ㅜㅜ

  • 2018.03.15 16:57 신고

    우스개 소리로 해외에서 입원해 있을때 퇴원해도 되겠다 싶은때는 김치찌게가 마구마구 먹구 싶을때...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도 경험하고 공감하는 말 입니다. 아무리 양식 좋아해도 누워서 사진에 있는 그런 밥만 바
    받다 보면...집으로 얼렁 도망가고 싶어지지요... 액땜 하셨다 생각 하시기를..... 그만하니 엄청 다행이십니다...

    • 2018.03.15 17:27 신고

      ㅜㅜ하하 그런 말이 있군요! 신랑은 집으로 도망오긴 했지만... 와서 더 아픈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아마 내일 GP로 방문할 것 같네요. 한 2주간은 GP에 다니라고 하긴 했는데.. 별탈없이 잘 아물고 회복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번주는 어떻게든 학교를 쉬었지만, 다음주부터는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하는데.. 신랑이 잘 감당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2018.03.15 22:41 신고

    가장도 강합니다!! ㅎㅎ

    • 2018.03.17 11:09 신고

      넵 ^^ 저희집 가장도 강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차포님도 늘 파이팅하세요! 감사해요

  • 푸르름
    2018.03.16 00:06 신고

    다른나라 병원을 체험하니 재미있습니다.
    다시는 아프지 마시고 다른 병원들도 소개해 주세요

    • 2018.03.17 11:10 신고

      앗.. 다시는 아프지 않고 싶습니다 ㅜㅜ 헌데 안아프면 다른 병원 소개는 어려울텐데... 하핫 아마 다른 병원도 차차 하나씩 가게 되지 않을까요 ^^ 그 때 하나씩 리뷰하겠습니다

  • 2018.03.16 05:31 신고

    감염위험이 있었나 봅니다. 간호사가 1회용 앞치마를 하고 있네요.
    아무래도 누워있으니 혈전위험때문에 하얀색의 압박양말이 주어진거 같습니다.
    이거 항공기여행할때 신으면 딱 좋거든요^^
    퇴원 잘하셨다니 다행입니다.^^

    • 2018.03.17 11:11 신고

      네네 혈전 위험 때문에 무조건 신어야한다는 이야기를해주시더라고요 ^^ 헌데 정말 쫀쫀한 스타킹이라 신기했습니다. 비행기에서 신게 챙겨올걸 그랬네요 ㅎㅎ 버렸는디 ㅜㅜ 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국뽕
    2018.03.16 16:05 신고

    응 그래도 한국이 싸고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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