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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2년만에 한국에 다녀왔어요.

by Joy_Tanyo_Kim 2019.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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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안녕하셨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지난 2018년 12월 초에 뉴질랜드를 떠나 2년만에 한국에 다녀 왔어요. 참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그 마음이 더 새롭고 설레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연말 연시를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한국 음식과 함께 신나게 보내고 지금은 다시 크라이스트처치입니다. 


가는 길부터 한국에서의 생활과 돌아오는 길까지 그날 그날 기록하고 싶었지만, 다이어리에 적는 것이 최선이었어요. 정말 생각보다 한 달은 많이 짧았고 지금은 아쉬움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벌써 그리운 엄마와 언니의 얼굴이 제 일상 가운데 아른거려요. 모든 가족들이 다 그립지만, 그래도 엄마 딸이라서 언니의 가장 친한 친구라서.. 엄마와 언니가 제일 그립습니다. 오늘은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돌아오는 길의 제 행적을 기록해봤습니다. 




▲ 월요일 이른 새벽 2시 인천으로 가는 리무진을 타기 위해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로 갔습니다. 마지막 밤이었던 토요일 일박과 일요일 점심식사까지 시댁에서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보내고 친정으로 넘어갔어요. 시댁과 친정은 차로 10분거리에 있습니다. 친정에서 언니네, 엄마, 가까운 동생과 함께 모여 마지막 저녁을 먹었습니다. 


형부는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을 해야 했지만, 새벽시간에 떠나는 저희를 위해 기꺼이 운전기사님이 되어줬습니다. 함께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 흐르던지요. 순식간에 떠나야할 시간이 되었죠. 사실 지난번에 엄마가 뉴질랜드로 왔다가 떠나실 때 제가 너무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참 많이 울 것 같았는데요.  다행히도 이번에는 눈물이 나지 않았어요. 엄마 앞에서 울고 싶지 않았거든요. 



혹여나 떠나는 막내 마음쓸까봐 엄마는 더 담담한 모습으로 저희를 배웅했지만, 그 속은 아마 상하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나중에 다른 분을 통해 들었는데 엄마가 [ 처음에 떠날 때보다 더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 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워킹홀리데이 1년 지내고 돌아오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셨겠지만, 이제는 살겠다고 가는 거니까요. 


셋째 임신중이라 몸이 무거운 언니도 차에 함께 타고 가깝게 지내는 동생도 저희의 배웅을 위해 함께 차에 탔습니다. 동대구역으로 가는 길이 조금 더 멀기를 바라는 제 마음과는 다르게 참 빨리 도착했습니다. 드롭존에서 저희를 내려주고 가족들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뒤에서 다른 차가 기다리는 바람에 내려서 언니 한번 끌어 안아보지도 못하고 보냈네요.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그렇게 끌어안고 배웅하던데.. 현실에서는 모든 상황이 여유가 없더라고요. 




▲ 동생이 손에 쥐어준 $200이에요. 가는 길에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용돈을 줬네요. 나보다 한참 어린 동생에게 이렇게 큰 돈 받으니 고맙고 미안하고 여러가지 마음이었어요. 


버스 시간을 기다리는 도중에 연락이 왔었는데 저희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언니가 그렇게 많이 울었다고 하네요. 마음이 참 많이 아팠어요. 이럴 때 늘 드는 생각은 이런 생각입니다. [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사실 가족들과 바꿀 수 있는건 없는건데.. 이렇게 멀리 떨어져 지내는게 옳은 선택일까? 의미가 있을까, 후회하지 않을까? ] 라는 생각이요. 




▲ 버스를 타고 인천으로 출발했습니다. 익숙한 밤거리를 벗어나면서 만감이 교차했답니다. 




▲ 어느새 저희는 인천에 도착했습니다. 이른 아침인 6시 30분 정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던 것 같아요. 9시 비행기라 아직 시간이 많이 여유로왔죠. 


체크인을 일찍 할수록 좋은 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체크인을 할 때 만나는 직원에게 친절하게 할수록 좋은 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 들어 보셨죠? 저희 순서가 되자마자 [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라는 안부를 물으며 들어 갔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비상구 자리를 얻었어요. 럭키! 




▲ 저희가 배정받은 자리입니다. 원래 저희 자리는 날개 뒤쪽의 일반적인 위치였어요. 지상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에게는 좌석배치에 관한 어느 정도의 권한이 있기 때문에 남는 자리가 있을 경우 좋은 자리로 업그레이드 해주시기도 하거든요. 아는 지인은 인천에서 대한항공으로 뉴질랜드로 올 때 무려 비지니스로 업그레이드 받기도 했었다고 하더군요. 친절해서 손해볼건 없으니 우리 모두 체크인할 때 웃음과 매너를 잃지 말자고요. 




▲ 앞에서 널뛰기를 해도 될만큼 넓었습니다. 




▲ 제가 탄 아시아나 이코노미 클래스의 모습이에요. 가까운 도쿄로 가는 노선이었지만 생각보다 큰 2층 비행기였고 사람도 굉장히 많았어요. 저는 대한항공보다 아시아나를 선호하는 편인데 별 이유는 없고 그냥 개인적인 취향이에요 ^^ 




▲ 비상구 자리에 앉는 승객들은 비행 직전 승무원에게 개인적으로 간단한 교육을 받습니다. 저희 부부도 친절한 교육을 통해 비상 시에 문을 여는 방법 등 몇가지 안내를 받았습니다. 




▲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신랑은 이코노미에 앉으면 언제나 무릎이 앞 좌석에 꽉 끼어서 움직일 수 없어 힘들어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비상구 자리에 앉아서 굉장히 자유롭고 편하게 비행할 수 있었어요. 뭐, 저야 늘 자유로왔죠. 




▲ 짧은 거리지만 밥 때라서 그런지 밥이 나왔습니다. 오전 9시 비행기니까 나름대로 아침이겠죠? 불고기 덮밥, 키위 젤리, 식전빵 등이 나왔어요. 커피, 주스, 콜라, 맥주, 와인 등 갖가지 음료들이 모두 항공권에 포함되어 있었기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비상구 자리의 단점이 있다면 다른 좌석에 비해 식사용 테이블이 조금 약하다는 것과 스크린이 없다는 겁니다. 




▲ 어느새 저희는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어요. 어찌나 피곤하던지 의자에 누워 일단 조금 쉬다가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시댁과 친정에 [ 저희 도쿄에 잘 도착했어요! ] 라고 간단히 소식을 알린 뒤 저희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밥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점심 때가 되었으니 일본 음식 먹자면서 라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 이렇게 깨알같이 가려주는 공간이 있었어요. 대부분의 음식점에는 캐리어를 들고 들어가는 것이 애매했지만, 이 공간에는 캐리어를 딱 가지고 앉을 수 있겠더라고요. 




▲ 간단한 스낵과 여러가지 음료도 준비되어 있었어요. 




▲ 저희가 주문한 메뉴는 돈코츠 라멘과 미소라멘이었어요. 신랑은 진하고 고소한 국물의 돈코츠 라멘, 저는 깔끔한 맛을 원해서 미소라멘을 주문했죠. 같은 돈코츠와 미소도 고기가 들어가는 양에 따라서 가격대가 2가지로 나뉘었어요. 도쿄 나리타 공항에 이 라멘집은 총 두군데 있더라고요. 역시 일본 음식이라 굉장히 짭조름 했지만 그래도 맛있었어요. 




▲ 도쿄에 갔는데 도코 바나나를 안먹을 수는 없죠. 그렇게 핫하다는 도쿄 바나나를 구입했습니다. 




▲ 저희는 바로 먹을 것이 필요했기에 작은 것으로 구입했어요. 9,830원




▲ 바로 옆 쪽에 스타벅스 발견해서 바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주문했어요. 벤티 사이즈로 주문해서 둘이 나눠 먹었죠. 저희가 먹는 스타일보다 진하게 나오는 편이라 물 타가면서 먹었더니 거의 두 잔은 먹은 것 같네요 ^^;; 




▲ 도쿄 바나나는 생각보다 그저 그랬어요. 식감이 참 부드러웠고 달콤했지만 제가 기대했던 맛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신랑도 [ 내가 생각한 그 맛이 아닌데? ] 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진짜 바나나 맛이 날 줄 알았답니다^^;; 뭐, 그래도 맛있긴 했기에 커피 마시면서 그 자리에서 거의 다 까먹었어요. 




▲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었어요. 인천 면세점에서도 도쿄 면세점에서도 무엇 하나 구입한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굉장히 즐겁게 보낸 것 같아요. 볼거리가 참 많았어요. 




▲ 비행기는 시간이 조금 지연이 되어서 6시 30분이 넘어서 탔어요. 창문을 통해 에어뉴질랜드 비행기가 보입니다. 이 때 쯤부터 몸이 약간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 비행기에 타고 얼마되지 않아 밥이 나왔습니다. 많이 피곤했고 어깨와 등에 담도 걸려서 앉아 있는 것도 불편했지만 그래도 맛있는 밥은 좋습니다. 사실 계속 체한 느낌이 있었지만 배가 고파서 그런지 밥은 맛있더라고요. 힛 저는 아파도 잘 먹습니다. 




▲ 완전 커다란 크림치즈를 크래커 사이에 통으로 넣어서 먹었어요. 대만족! 


이렇게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서 시간을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 와, 10시간 비행 어떻게 하지.. 망했다 ] 라는 생각이요. 유독 건조한 기내 공기를 못견뎌하는 저는 손수건에 물을 잔뜩 묻혀서 비행 내내 코에 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잠드는 것도 어려웠죠. 감사하게도 좌석은 가장 끝자리라 등받이를 편하게 제칠 수 있었지만 통로쪽에 다른 승객이 있어서 화장실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계속 있었어요. 




▲ 비행기에서 아침 해가 뜨는 것을 처음 봤어요. 늘 잠들어 있어서 볼 정신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컨디션이 워낙 좋지 않아 잠들지 못했던 탓에 오히려 좋은 광경을 보게 되었지요. 아침 식사가 나왔지만 입맛이 없어서 과일과 요거트 위주로 먹고 나머지는 신랑에게 넘겨줬어요. 




▲ 어느새 뉴질랜드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초록으로 가득한 뉴질랜드 북섬의 모습이에요. 참 아름답죠? 뉴질랜드에 도착하고도 3일 정도는 계속 몸이 좋지 않았어요. 하필 뉴질랜드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이 제 생일이라 참 많이 아쉬웠죠. 비행 후유증을 이렇게 겪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유독 힘들었어요. 



한 달이라는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고 뉴질랜드에 돌아오니 마음이 왜이리 평안하고 좋은지 모르겠어요^^;; 이렇지 않았는데.. 어느새 뉴질랜드가 익숙해졌나 봅니다. 고작 2년 살았었는데 고향같은 마음이 생겼는지 돌아오니 그저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달이라는 시간을 어떻게든 아깝지 않게 지내보려고 애쓰고 애쓰다보니 더 분주하고 바쁘게 지냈던 것 같아요. 다음에 한국을 방문할 때는 조금 더 길게 가서 여유롭게 지내다가 오고 싶네요. 


언니랑 도란도란 집에서 오뎅탕 한번 못 끓여 먹은게 가장 아쉬워요. 그래도 이번 추석에 언니가 다시 뉴질랜드에 올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오늘이 더 힘이 납니다. 4월에 오빠네 가족이 여행을 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그 계획 또한 잘 실행되었으면 좋겠어요. 못 보고 있을 때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한번 보고 오니 그리움은 더 커져만 가네요. 마음 같아서는 언니 오빠 가족이 모두 이 곳으로 이민을 왔으면 좋겠어요. 온전히 제 바램이죠 ^^ 일단 저희가 잘 정착하는 것이 먼저겠죠? 저는 이렇게 대구에서 인천으로, 인천에서 도쿄, 오클랜드를 거쳐 달콤한 나의 집 크라이스트처치로 돌아왔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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