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갑작스런 부탁

월요일 아침, 친정엄마에게 전화가 옵니다.

타뇨는 일주일에 딱 하루, 월요일이 휴무입니다. 

전날인 일요일은 가장 바쁜 날이라 월요일은 늘 온 몸이 힘들죠. 

[ 엄마, 아침부터 무슨일이에요? ] 

[ 엄마 부탁이 있는데... ] 

애교 섞인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 하하, 무슨 일인데요? ] 

[ 차끌고 엄마랑 촌에 좀 같이 가면 안돼? 

이모가 묵은지랑 고추랑 고구마줄기 준다는데, 엄마가 들고 올 수가 없어서... ]

엄마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갑니다.

많이 미안해하는 엄마의 음성이 전해졌지만, 바로 승낙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 엄마, 일단 신랑한테 차를 쓸 수 있는지 물어봐야하니까 잠시만 기다려줄래요? ] 

[ 그래~ 연락 기다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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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늘 엄마의 손발이 되었던 막내딸인지라 여러가지로 마음이 어렵습니다.

그땐 내 차가 있었기 때문에 내 시간만 되면 엄마의 부탁이라면 언제나 1순위였죠.

그렇지만 결혼을 하면서 차도 팔게 되었고 이제는 내 시간보다는 

신랑과 함께하는 시간이 되다보니 모든 순간 친정엄마만을 바라볼 수는 없더라구요. 

가까이 계신 시댁어른들도 신경을 써야하고, 신랑과 내 가정을 챙기는 것도 열심을 다해야하니까요.

시댁과 친정의 밸런스를 잘 유지하지 못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신랑이 서운할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제가 서운할수도 있으며, 또 어른들이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기에 

시작 단계인 지금 이 순간에 모든 것들을 잘 해나가기 위해서 열심을 다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엄마의 딸이기에 늘 엄마에게 더욱 마음이 가고 신경이 쓰이지만, 

늘 시댁 어른들에게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을 합니다. 

내가 친정엄마보다 시댁 어른들에게 잘하면 

자연스레 우리 신랑이 친정엄마를 더욱 살뜰하게 챙길 것이라 생각하니까요. 

그렇게 우리 두 가문과 새내기 가정인 저희 가정이 모두 행복하길 바라는 거죠. 

당연히 차를 내어줄 신랑이지만, 그래도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하면 안되기에 먼저 물어봅니다.

[ 신랑~ 오늘 엄마가 촌에 볼일이 좀 있어서 차가 필요하다고 하시는데, 내가 차 좀 써도 될까? ]

[ 몇시에~? ]

[ 엄마 일 마치시면 갈거니까 점심 지나서? ]

[ 응~ 그래. 그렇게해요~ ] 

[ 고마워, 신랑! ] 

촌에 가면 거리가 멀다보니 아무래도 휴일의 개인적인 계획들은 포기해야합니다. 

정말 갑작스럽게 연락이 오셔서 부탁을 하실 땐 난감한 순간도 있습니다. 

그럴 땐 정말 양쪽 눈치를 본다고 정신이 혼미할 때도 있는데요ㅋ 

어느 한쪽도 서운하지 않도록 잘 대처하는 딸의 자세와 아내의 자세를 배우고 있습니다^^;;

뭐, 가끔 꼭 필요한 순간에는 거절하는 법도 배우고 있습니다. 

엄마한테 많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을땐 어쩔 수 없습니다. 

여튼 오늘은 이렇게 차는 확보했고, 이제 갑작스런 엄마와의 미션을 수행하러 갑니다. 



타뇨 돌프 타뇨의돌프와걷는시간 구글 애드센스 파워블로거 파워블로그 다음블로거 티스토리 타뇨의주방 고향 촌 고추 엄마랑드라이브 이모


↗ 이모네 텃밭에 곱게 열린 고추

엄마의 부탁으로 갑작스레 방문한 촌(고향)에는 가을이 무르익어 온 동네가 풍성했습니다. 

수박농사를 크게 지으시는 이모가 집 앞에 자급자족을 위해 심어 놓은 고추나무에 고추가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고추 잎사귀를 보고 있자니 [ 이거 나물 무치면 참 맛있겠다! ]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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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를 열심히 따고 계신 어머니의 모습 

수년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평생을 농사를 지으셨던 어머니에게 고추밭은 아주 친근합니다.

어릴적 고추 따는 것을 돕겠다며 밭에 들어갔다가 모기에 엄청 물려서 온 몸을 벅벅 긁으며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 웃어보라고 했더니 활짝 웃으시는 어머니 

고추, 수박, 벼, 메론, 딸기, 참외, 배추 등 철따라 농사지으셨던 엄마와 아빠의 옛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농사를 지으시다 사고를 당하셨던 아빠를 기억하면 아직도 가슴 한켠이 먹먹해지지만 이제는 정말 옛날 이야기입니다. 





↗ 고추를 다 따고 집으로 가는 길에 이모와 함께 

밭일 하다 들어와서 꼬질꼬질 안예쁘다고 손사레를 치는 이모에게 

[ 이모, 이렇게 아니면 엄마랑 사진 언제 찍어? 몇년 사이 찍은 적 있어? ] 이렇게 이야기 했더니

[ 그래! 찍자~ ] 그러시며 두분이 팔짱 끼고 환하게 웃어보입니다.


두분의 얼굴에 고생한 지난 날이 가득 묻어납니다. 

그래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가정을 위해 헌신하며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오신 두 자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너무 잘 나온 이 사진은 인화해서 액자라도 만들어 드려야겠어요. 


[ 우리 딸, 오늘 엄마 때문에 고생했지? ]

[ 아냐~ 덕분에 내가 드라이브도 하고 호강했지~ ] 

[ 묵은지 떨어지면 언제든지 말하고, 고추랑 고구마줄기 가져가! ] 

덕분에 차 트렁크에 한가득 농약을 치지 않은 건강한 먹거리 담아 왔습니다. 

오늘 저녁 밥상이 든든하겠는데요? 


가끔은 엄마가 저희들에게 부탁하시기 미안해하시며 스스로 무리할 때가 있습니다.

[ 그 무거운걸 어떻게 들고 왔어? ]

[ 버스타고 지하철 갈아 타고 왔지~ 괜찮아, 하나도 안무거워! ]

딱 봐도 팔이 빠질만큼 무거운 무게인데.. 엄마는 거짓말을 참 잘합니다. 

[ 나한테 전화하지.. ]

[ 너 뻔히 바쁜거 아는데 어떻게 연락해~ 괜찮아 ] 

그렇지만 다음날 몸살이 난 엄마를 보면 가슴이 무너지죠. 

아들딸 챙기신다고 평생을 애쓰시는 엄마의 모습. 


딸바라기로 살아가시는 우리 엄마, 

받은 은혜 어찌 다 갚겠어요. 

살며 살아가며 온 힘과 정성을 다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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